정책과 동향
독일, 2019년은 본격적인 전기자동차의 해
작성자 : 편집부
2019-02-08 |
조회 : 1161
- 독일 완성차기업, 대대적인 변화 모색 속 친환경차 판매 총력전 예고
- 국내 완성차기업, 마일드 하이브리드 및 다양한 전기차 모델 출시 및 Facelift 모델로 적극 대응 예정
현 독일 완성차기업의 오중고
현재 독일의 주요 완성차기업은 디젤 스캔들 후속 여파와 기후 보호 차원의 EU 규제 강화를 위시해 다음과 같은 오중고를 안고 있다.
첫째, 2015년 9월부터 불거진 디젤 스캔들 후 자동차업계의 부담이 지속되고 있다. 폴크스바겐·다임러·BMW 등 독일 3대 완성차기업에 리콜 명령 및 벌금이 부과됐으며, 프랑크푸르트를 위시한 일부 도심 내 노후한 디젤 차량 운행도 금지되는 등 이는 자동차 시장 내 지각 변동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
둘째, EU는 2017년 9월 1일 처음 신규 자동차 연비 통합 테스트 시스템(WLTP) 방식을 도입했는데, 이는 우선적으로 신규 차량 모델 승인에 적용되었으나 예정보다 이른 2018년 9월 1일부터 모든 신차에 적용됐다. WLTP 방식의 차량 인증에 따른 기업의 생산 둔화는 2018년 하반기 독일의 주요 경기 저해요인으로 지적되고 있다. 일례로 VW의 경우 수백 개의 기어-엔진 콤비네이션이 신규 허가를 받아야 하는 상황이며, WLTP 인증을 취득하는 데는 기존 대비 2~3배의 시간과 비용이 소요된다.
셋째, 2017년 9월 1일 신규 차량 모델에 적용된 신자동차 배기가스 테스트(RDE, Euro 6d-TEMP)는 2019년 9월 모든 신차에 적용 예정이며, 이는 2019년도 완성차 수출에 또 하나의 진입 장벽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크다.
넷째, 현재 지속되는 전기자동차와 수소연료전지차를 비롯한 친환경차 개발에 대한 높은 관심으로 막대한 비용을 투자하고 있는 업체의 부담이 상당한 편이다. 독일 주요 완성차기업은 이미 친환경·전기자동차를 위시해 무인자동차 등의 미래 기술 개발 투자에 박차를 가하고 있는데, 독일 자동차산업협회(VDA)에 따르면, 2020년까지 전기자동차 개발에만 400억 유로가 투자될 것으로 추산되고 있다.
친환경 자동차 기술 개발 경쟁과 더불어 기업 생태계도 변화의 기로에 있고, 기존의 전통 자동차부품 업계의 생존문제 역시 화두로 떠오르고 있다. 향후 자동차산업의 구조적 개편과 함께 시장 재편의 움직임이 가시화되고 있다.
다섯째, 2018년 12월 17일 EU의 자동차 이산화탄소(CO²) 배출목표 최종 확정에 따라, 독일을 위시한 유럽 시장 내 판매 중인 주요 자동차기업은 2030년까지 2021년 대비 37.5%에 이르는 CO²를 감축해야 한다. 이는 여러 악재를 겪고 있는 독일 자동차기업에 또 다른 부담으로 작용할 예정이다.
시장 내 주요 완성차기업, 친환경 자동차 출시 및 판매로 위기 돌파 노력
ㅇ 독일 완성차기업의 타격이 타 기업 대비 클 전망
이미 PA 컨설팅이 추산한 바 2021년 볼보, 도요타, 르노 닛산, 랜드로버 등 4개 기업을 제외한 다른 모든 완성차기업이 CO² 배출량 목표 기준을 준수하지 못해 벌금부과대상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독일의 경우 소형차보다는 준중형급 이상의 차량 생산에 중점을 두고 있는 관계로 보다 더 큰 타격이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유럽 내 신차의 평균 CO²가 예상보다 느린 속도로 감소하는 이유는 SUV 모델의 인기에 따라 모든 제조사가 원치 않게 CO² 배출량이 증가하고 있고, 또 한편으로는 디젤 게이트 여파로 디젤 엔진 선호도가 크게 감소하고 있기 때문이다. 즉 SUV 붐과 디젤* 판매 감소로 2009년 이래 다시 CO² 배출량이 증가하고 있다.
* 디젤 차량이 가솔린 차량 대비 CO² 배출량이 낮음.
각 완성차기업은 가능한 다각도의 모든 솔루션을 고려하고 있다. 한정적으로 차량 무게를 줄이거나 모터 성능 개선을 통한 CO² 배출 감축, 전기자동차를 중심으로 한 친환경차 생산에 박차를 가하고 있으며, 48V 하이브리드 시스템을 통한 과도기적 솔루션 도입을 위시해 유해가스 배출이 적은 새로운 합성 연료개발 등이 고려되고 있다. 보쉬는 미니 하이브리드 붐을 기대하고 있고, 2025년까지 연간 1,500만 대의 마일드 하이브리드 자동차 판매고를 전망한 바 있다.
자동차 전문 매거진 auto-motor-sport는 2019년부터 다양한 수요를 충족시킬 수 있는 제품 선택이 가능해질 것으로 내다보고, IHS Markit의 전망을 인용해 2019년 이래 독일 내 전기자동차 생산량이 급증할 것으로 전망했다. 일례로 아우디의 경우 2019년 전기자동차 생산량이 전년 대비 10배, 메르세데스 벤츠의 경우 전년 대비 15배에 육박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ㅇ VW, 2030년 전기자동차의 비중 40% 달성 낙관
VW는 EU의 최종 CO² 목표 감축 강화 발표에 따라 자사 차원의 전환 프로그램을 강화하겠다고 발표했다. 이 회사 대표 디쓰(Herbert Diess)는 “유럽 내 VW 그룹에 대한 차량 목표 강화는 2030년 총판매량에서 전기자동차의 비중이 40% 이상으로 이어지는 것을 의미한다. 이는 시스템 변경에 필요한 우리의 전환 프로그램이 아직도 충분치 않다는 것을 의미하며, 최신 합의안*은 우리 계획의 수정을 필요로 한다”고 밝혔다.
* 2018년 12월 17일 EU 집행위와 EU 의회 및 EU 내 교섭기업은 최종적으로 자동차의 CO² 배출규제 목표에 합의했다. 승용차의 경우 2021년 대비 2025년 15%, 2030년 37.5% 감축해야 하며, 소형상용차의 경우 2021년 대비 2025년 15%, 2030년 31% 감축해야 한다.
발표 후 공식 입장을 표명한 VW의 디쓰 대표는 “향후 CO² 배출 목표가 E-플랫폼과 중국 내에서의 강력한 입지로 도달 가능”하며, “이러한 목표 강화는 거대한 구조 변환을 의미한다”고 전했다.
ㅇ BMW 역시 전기차 개발에 총력 예정
BMW의 경우 기존의 발표 이후 CO² 목표 수치에 도달하기 위해 디젤 차량을 포기할 수 없다는 입장을 밝힌 바 있으나, 이번 발표로 전기차 개발에 총력을 기할 예정이다. BMW는 이미 미국 시장 내 디젤 판매를 완전히 포기했으며, 유럽 시장에서도 판매 비중이 하락할 것이므로 전동화를 피할 수 없는 상황이다.
BMW에도 EU의 신 목표는 큰 도전과제인데, 이 회사가 전기자동차 i3를 공급한 최초의 독일 기업이고, 2018년 전 세계 총 10만 대 이상의 전기차를 판매한 기업임에도 현재 차량 평균 CO² 배출량이 122g 수준이다. 이에 향후 5년 내 전체 생산 차량의 전동화를 목표로 정하고 2019년 Mini 전기차 모델, 2020년 순수 전기 SUV iX3, 2025년 25개의 전기차 모델(이 중 12개의 순수 전기차 모델)을 출시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BWM는 2021년 유럽 내 약 15만 대의 전기자동차 판매를 해야 하는 상황이며, PA 컨설팅은 이 회사 역시 2021년 102.4g의 목표를 2g 상회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으며, 이 경우 벌금 부과가 불가피하게 된다.
ㅇ 다임러, 2020년까지 총 50개의 전기차 모델 출시 예정
SUV 붐은 다임러에 최고의 판매 실적과 영업이익을 가져다줬으나 생산 차량 평균 CO² 배출량이 기존 대비 1.7g 상승한 127g을 기록했다. 이는 2021년까지 도달해야 하는 목표 수치인 102.8g을 크게 초과하는 수치다.
다임러 역시 향후 E-모빌리티 분야에서 상당한 진전을 이뤄야 한다. 이 회사는 총 100억 유로를 투자해 전기자동차 브랜드 EQC를 출시할 예정이며, 2020년까지 총 50개의 전기차 모델을 출시할 계획이다. 또한, 2018년 이 회사가 최초로 출시한 수소연료전지모델 GLC F-Cell 역시 이를 보완하는 역할을 하게 될 것으로 기대된다.
이 회사는 전기차 판매와 관련해 후발주자로, 2021년 목표 달성을 위해 필요한 하이브리드 포함 전기차 판매량은 총 13만 대다. PA 컨설팅은 이 회사가 약 1.4g 목표 수치를 초과할 것으로 예상해 약 2억 유로의 벌금 부과를 예상하고 있다.
ㅇ 도요타, 친환경 선도기업으로 2021년 목표 달성에 무리 없어
일본 도요타는 이미 2017년 103g/km의 CO² 배출량을 기록한 관계로 2021년 목표에 대해 우려할 필요가 없는 상황이다. PA 컨설팅은 2021년 95.1g에 이르는 기준치에 오히려 8g 못 미치는 수준으로 기준을 준수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했다.
도요타의 경우 2015년 이미 2050년까지 CO² 배출을 90% 감축하고자 하는 장기전략을 발표한 바 있다. 그 이래로 이 회사는 다양한 하이브리드 모델을 출시하며 일관되게 나아가고 있다. 또한, 수소연료전지차 분야에서도 선도적인 위치를 점하고 있다.
ㅇ 르노-닛산 역시 EU 목표 준수 낙관
유럽 시장 내 VW의 최대 경쟁자인 르노-닛산은 2021년까지는 EU 목표 준수에 문제가 없는 상황이다. 이 회사는 2021년 94.8g의 매우 엄격한 목표 수치를 달성해야 하나 이를 2.7g 하회할 것으로 전망된다.
지난 4년간 르노는 생산 차량 평균 CO² 배출량을 30g 감축해 112g까지 감축했다. 또한, 르노의 Zoe 모델과 닛산의 Leaf 모델은 현재 전 세계적으로 가장 성공적인 전기자동차로 손꼽히고 있다.
ㅇ 볼보(Volvo), 무난히 목표 달성 전망
프리미엄급 시장에서 독일 기업의 주 경쟁사인 스웨덴의 볼보(Volvo)는 독일 기업대비 보다 강력한 변화를 추진 중이다. 이 회사는 현재 비록 차량 생산에서 SUV 비중이 높고 여전히 124.3g의 CO² 배출량을 기록하고 있으나, PA 컨설팅은 이 회사가 103.5g을 기록하며 EU 목표 수치를 달성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이 회사의 경우 특히 급격한 전동화에 성공해야 해, 디젤 엔진 차량 생산을 공식적으로 중단했으며, 또 2019년부터 각 시리즈는 전기 및 하이브리드 버전으로 제공될 예정이고, ‘Polestar’라는 자체적인 전기차 브랜드를 출시했다.
이 회사는 2021년부터 5대의 판매 차량 중 1대는 전기차일 것으로 예상되며, PA 컨설팅 전문가는 이 회사가 EU 기준치 대비 13g이나 낮은 수치를 달성할 것으로 추정했다.
ㅇ 한국기업, 전기차 신모델 및 파생모델 출시로 대응
한국 굴지의 완성차업체 관계자에 따르면, 이러한 일련의 조치와 더불어 전기차 시장 판매를 확대해나갈 예정이며, 특히 현재 판매율이 좋은 전기차 코나 모델의 하이브리드 모델도 출시하는 등 파생모델 출시 계획을 갖고 있다고 한다.
단기적으로는 수소연료전지차인 Nexo를 중심으로 정부 또는 지자체의 친환경 보조금에 편승한 판매 확대를 위해 노력할 것이며, 아직은 인프라 문제 등으로 지켜봐야 할 것이다.
기존 모델의 Facelift 등을 통해 구동 모터를 장착한 48V 마일드 하이브리드 모델의 출시로 대응해나갈 예정이라고 한다. 이는 어느 정도 CO² 배출을 감축시키는데 효과를 볼 수 있을 것으로 예상하며, 기타 독일 완성차기업과는 달리 이미 2018년 9월 WLTP 인증 작업을 완료해 보다 유리한 입지를 점유하고 있다고 한다.
자동차 전문 매거진 auto-motor-sport는 2019년 판매되는 여러 전기차 모델 중 주행거리 부문에서 기아의 E-Niro가 총 485km로 가장 우수한 것으로 평가하고 있다.
전망 및 시사점
EU의 최종 CO² 감축 목표가 업계 내에서 큰 우려를 불러일으키고 있는 가운데, 이는 디젤 게이트 후 큰 변화를 겪고 있는 자동차기업에 또 다른 부담으로 작용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는 특히 자동차 시장을 대대적으로 개편하는데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되며, 주요 완성차기업은 서로 앞다퉈 전기자동차 모델 출시계획을 내놓을 예정으로, 2019년을 기점으로 전기자동차 판매 총력전이 본격화될 양상이다.
자동차분야 전문가 Mr. B에 따르면, 2019년은 자동차산업계에는 기술적인 변화의 해가 될 것이라고 한다. 덧붙여 자동차산업의 미래는 ‘E-모빌리티’라 할 수 있으나, 이는 순수 전동화가 아닌 수소연료전지, 하이브리드화, 배출가스가 없는 합성 연료(예: E-Fuels) 등을 포함한다고 말했다. 이는 업계 내 다양한 시도가 이뤄지고 있음을 시사한다.
국내 기업 역시 단기 및 중장기적 전략하에 친환경 자동차 출시 및 판촉 활동을 펼쳐나갈 것으로 예상되며, 차후 다가올 수 있는 비용부담을 최소화하는 다각도의 방안 모색이 중요할 것이다. 특히 수소연료전지자동차 개발의 선도적 입지를 적극적으로 활용해 독일 및 유럽 내 인프라 구축작업에 발맞춘 적극적인 프로모션도 기대되는 바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