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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라질 공장 폐쇄·생산 중단을 고민하는 글로벌 자동차 업체들

작성자 : 편집부 2021-04-04 | 조회 : 1489
- 자동차 생산 중단·공장 폐쇄가 산업 전반에 막대한 영향

- 조세 개혁과 인프라 투자만이 외국 투자업체 이탈 막아


브라질 공장 폐쇄·생산 중단을 고민하는 글로벌 자동차 업체들

지난해 12월 메르세데스 벤츠, 올해 1월 말에는 포드 자동차가 브라질 공장 문을 닫는다고 선언했으며, 아우디는 브라질 공장 가동을 잠정 중단했다. 특히 브라질에 진출한 지 100년 넘는 역사를 가진 포드 자동차의 브라질 공장 폐쇄는 국내외로 작지 않은 충격을 일으키고 있다.

벤츠

2020년 12월 메르세데스 벤츠는 상파울루주 이라세마폴리스(Iracemápolis) 공장을 닫는다고 선언했다. 이라세마폴리스 공장은 벤츠 자동차가 SUV 모델 GLA와 세단형 모델 Classe C를 생산하던 곳으로, 생산 중단이 결정되면서 얼마 전부터는 수입제품으로 대체하고 있다.

벤츠는 1990년 말 브라질에 진출했다. 남동부 미나스 제라이스주 주이스 지 포라(Juiz de Fora)에 공장을 건설하고 Classe A와 cupê CLC 등 승용차를 생산(1999~2010년)했다. 그러나 2010년부터 경제위기로 승용차 생산이 어려워지면서 주이스 지 포라 공장은 트럭과 버스 생산시설로 교체됐다.

벤츠는 2013년 브라질 승용차 공장 재진출을 선언했으며, 2016년부터는 공장 가동을 시작했다. 브라질 시장 진출은 당시 이라세마폴리스 시 정부가 벤츠에 약속한 감세 혜택과 밀접한 관계가 있다. 

벤츠는 이라세마폴리스 시에 대한 투자 대가로 ISSQN(서비스세), IPTU(가옥토지세) 등 일부 세금 면제를 보장받았다. 그러나 최근 수년간 이어진 불황으로 대부분의 자동차 업체들이 재정적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데다 코로나19 확산으로 프리미엄 자동차 판매 부진이라는 악재까지 겹쳐 벤츠는 결국 브라질 공장 폐쇄라는 결정을 내리게 됐다.


아우디

최근 폴크스바겐 그룹의 고급 브랜드 아우디(Audi)가 브라질에서 생산을 잠정 중단하기로 결정했다. 아우디의 경우, 생산공장을 완전히 폐쇄하기로 한 것은 아니기 때문에 경우에 따라 생산을 재개할 가능성도 있는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아우디는 남부 파라나(Paraná)주 상 주제 두스 피냐이스(São José dos Pinhais)에 위치한 폴크스바겐 공장에서 세단형 승용차 A3를 생산해왔다.

아우디는 현재 2억8,900만 헤알 상당의 공업세(IPI) 크레디트를 브라질 정부로부터 돌려받아야 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브라질 정부는 Audi, Mercedes, BMW 등에 현지에서 자동차를 생산하는 조건으로 크레디트를 약속한 바 있다. 아우디는 브라질 정부로부터 약속된 크레디트를 돌려받을 경우 공장 가동을 재개할 수 있으나 그렇지 않으면 폐쇄도 고려하는 것으로 드러났다. 아우디의 브라질 공장 가동 중단은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2015년 아우디는 당시 대통령인 지우마 호세프 정부와의 협상을 통해 자동차 생산을 재개한 적이 있다.


포드

미국 자동차 업체 포드가 1919년 브라질에 진출한 지 100여 년 만에 생산을 전면 중단한다고 선언했다. 포드는 북동부 바이아주 카마사리시(Camaçari)와 남동부 상파울루주 타우바테(Taubaté)시, 북동부 세아라주 오리존치(Horizonte ) 시에 있는 공장을 폐쇄하기로 했다. 공장 폐쇄 결정은 코로나19 사태로 판매량이 감소하면서 앞으로 수년간 상당한 손실이 예상되는 데 따른 것으로 전해졌다. 그러나 바이아주에 있는 제품개발센터와 상파울루주에 있는 시험주행 시설, 지역본부는 당분간 그대로 유지할 전망이다.

포드는 브라질 자동차 시장에서 한때 GW, VW, Fiat 등과 함께 ‘Big 4’로 꼽혔으나 최근 수년간 경영난을 겪으면서 점유율도 둔화했다. 브라질 자동차딜러협회(FENABREVE)에 따르면, 지난해 시장점유율 1위는 GW(쉐보레, 17.35%), 2위 VW(16.8%), 3위 Fiat(16.5%), 4위 현대(8.58%)로 나타났다. 포드는 7.14%로 5위였고, 도요타(7.07%), 르노(6.75%) 지프(5.65%), 혼다(4.31%), 닛산(3.13%) 등이 뒤를 이었다. 

2020년 포드는 브라질에서 11만9,454대의 승용차, 상용차 1만9,864대, 트럭 579대를 판매하면서 시장점유율 7.14%, 판매 순위 5위를 기록했다. 2020년 포드의 판매량은 전년 대비 39.2% 감소했으며, 여타 업체보다 감소 폭이 훨씬 큰 것으로 밝혀졌다. 

포드에 따르면, 브라질 국내 3개 생산라인은 올해 안에 순차적으로 폐쇄될 예정이며, 아르헨티나, 우루과이 등 남미 인근 국가에서 생산된 자동차를 수입해 브라질 시장판매를 유지할 전망이다. 이에 따라 Transit, Ranger, Bronco, Mustang Mach1과 같은 모델이 수입돼 브라질 시장에서 판매된다. 브라질 현지 생산 모델인 Ka, EcoSport 및 Troller T4는 재고가 소진되는 즉시 판매가 중단될 예정이다.



생산 중단의 주요 원인

포드 브라질 법인은 최근 수년간 시장점유율 하락으로 어려움을 겪어왔으며, 설상가상으로 작년에는 코로나19 확산으로 매출이 대폭 감소해 ‘공장 폐쇄’라는 결정을 내리기에 이르렀다.

현지 언론 Globo 지에 따르면, 2013년 글로벌 경제위기 이후 브라질을 비롯한 남미 지역 포드(Ford América do Sul) 법인들은 매출 감소 지속으로 막대한 손실을 보았으며, 미국 본사의 금융 지원까지 받아 운영해왔으나 본사 지원이 중단됨에 따라 더 이상 브라질 생산을 지속하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포드 관계자는 “달러화 대비 헤알화 환율 상승으로 생산비용이 증가해 더 이상 자동차 생산이 어려운 지경에 이르렀다. 브라질과 아르헨티나 공장의 구조조정으로 약 5,000명이 일자리를 잃을 것으로 전망된다. 아르헨티나 공장은 생산을 지속할 예정이나 브라질 공장 폐쇄로 적지 않은 영향을 받을 것이다. 현재 포드는 브라질에 6,171명의 직원을 두고 있다”고 언급했다.


공장 폐쇄가 브라질 산업계에 미치는 영향

미나스 제라이스 연방대학(UFMG)의 연구에 따르면, 포드의 브라질 공장 생산 중단은 2021년 기준 브라질 GDP의 0.06%에 해당하는 38억 헤알의 손실을 가져올 것으로 분석되며, 2040년 후에는 GDP의 0.28%가 감소할 것으로 전망된다. 경제에 미치는 부정적인 영향은 투자(-0.38%)와 가계 소비(-0.33%)에서도 나타날 것으로 보인다.

포드의 공장 폐쇄로 인해 올해 안에 5만 개 이상의 일자리가 사라지고, 2025년에는 최고 7만여 명이 실직할 것으로 전망된다. 이후에는 고용 감소 폭이 점차 줄어 2040년에는 약 1만1,000명이 일자리를 잃을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전문가들에 따르면, 포드의 생산 중단은 철강, 플라스틱, 고무, 화학제품 등 자동차 제조와 관련된 여러 산업 분야에도 미치는 영향이 큰 것으로 밝혀졌다. UFMG의 경제학 교수 Edson Domingues는 포드의 생산 중단이 향후 20년간 서비스 부문뿐 아니라 농업에도 영향을 미칠 것으로 전망했다.


브라질 코스트

‘브라질 코스트(Brazil Cost)’란 브라질이 엄청난 잠재력에도 불구하고 더딘 성장에 머물게 만드는 원인으로 지적되는 요인으로 관료주의적 관행, 복잡한 조세체계 및 과도한 세금 부담, 열악한 인프라와 높은 물류비용, 지나치게 복잡하고 노동자 위주로 만들어진 노동법 등이 지적되고 있다.

자동차 전문가들은 브라질 코스트가 포드의 공장 폐쇄에 많은 영향을 미쳤다고 지적했다. 현재 브라질 자동차 가격의 약 50%가 각종 세금으로 구성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각종 세금으로 높아진 자동차 가격에다 코로나19로 인한 판매 감소까지 겹치면서 포드는 결국 공장 폐쇄를 결정하게 이른 것이다.

브라질 코스트는 브라질에 진출한 우리 기업에 직·간접적으로 비용부담을 초래하고 있으며, 특히 투자자금 여력이 넉넉지 않은 중소형 업체의 브라질 진출을 어렵게 하는 장벽이 되기도 한다.




- 복잡한 조세체계와 과도한 세금 부담

2019년 기준 브라질 GDP에서 세무 부담이 차지하는 비중은 35.1%로 OECD 선진국 수준이다. 보우소나루 정부는 2019년 IPI(공업세), PIS/Cofins(사회기여세), ICMS(유통세), ISS(서비스세), IOF(금융거래세), CIDE-Combustívei(연료 수입 유통세) 등 여러 세금을 하나로 통합하는 헌법개정안 45호(PEC45/2019와 헌법개정안 110호(PEC110/2019)를 발표했다. 그러나 2019년 4월 하원이 발의한 PEC45와 같은 해 7월 상원이 발의한 PEC110 모두 의회를 통과하지 않고 답보 상태에 있는 것으로 나타나 조세 개혁이 빠른 시일 내에 이뤄지기는 어려운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 복잡한 노동법과 무거운 노무 부담

브라질 노동법은 복잡하고 까다로운 편이며 ‘노동자는 경제적 약자’라는 대원칙 아래 노동자 보호와 노동자 편의주의로 제정됐다. 브라질의 노동법의 근간은 1943년에 제정된 노동법집전(CLT)이며, 그 외에 각종 노동관계 보완법과 규정이 있다. 지난 수십 년 동안 브라질 노동법원은 노동자 편을 들어주는 노동법의 대원칙 ‘In Dubio pro misero(의문이 있을 경우, 노동자 편)’을 충실하게 지키고 있다.

지난 2017년 연방법 13467호(lei 13467/2017)를 통해 노동법 개정안이 발표되면서 고용주와 근로자의 관계에 큰 변화가 있었다. 개정된 노동법은 노사 간 합의 내용의 위상 강화, 근로시간 확대, 해고 요건 완화, 노동소동 요건 강화 등 기존 노동법의 100여 개 조항이 기업에 유리한 방향으로 달라졌다. 근로자가 구체적 근거 없이 회사를 상대로 소송할 수 없도록 하는 법적 장치도 마련됐고 ‘노사 간 합의 해고’라는 새로운 유형의 해고 제도도 도입되는 등 노동법 다수 조항이 친기업적으로 변화한 것은 사실이다.

노동법이 개정됐어도 브라질 노무 여건에 익숙하지 않은 우리나라 기업을 비롯한 외국 기업은 반드시 처음부터 전문가의 조언을 받아 노무관리를 해야 노동문제로 인한 피해를 최소화할 수 있다. 

기업이 노무관리에 세심한 신경을 쓰지 않으면 예기치 않은 노동소송에 휘말리게 되므로 주의해야 한다. 노동소송이 발생할 경우 변호사 비용, 공탁금 등 뜻하지 않은 비용이 들어가는 것은 물론, 경우에 따라 소송 기간이 수년씩 걸리는 경우도 있다. 현지 채용 직원이 일정 규모로 증가하면 노무관리 담당을 지정하여 채용부터 해고까지 외무전문가를 조력을 받아 노무관리를 확실하게 하는 것이 좋다.



- 관료적 행정 처리 기간 인프라 건설 지연

‘브라질 코스트’ 가운데서도 가장 심각한 것이 관료주의다. 이는 브라질 정부가 강력한 수출 드라이브 정책을 통해 경제성장을 추구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국가 성장을 결정적으로 가로막는 요인으로 지적되고 있다. 고질적인 관료주의 관행은 특히 인프라 부문에 대한 투자가 지연되는 결과를 가져오고 있다.

브라질은 전체 수출 가운데 92%가 항만을 통해 이뤄지고 있는데 인프라 투자 부족으로 항만시설 현대화 작업이 늦어지는 등 인프라 사업이 국제 수준보다 최소한 5~6개월 이상씩 늦어지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브라질 화물 운송은 대부분 도로 중심으로 이뤄지기 때문에 화물 연대가 파업하면 물류 마비로 경제에 막대한 손해를 끼친다. 더불어 철도 인프라가 발달해 있지 않기 때문에 브라질 내륙 간 도보 운반 비용이 중국에서 선박을 통해 산토스 항까지 운반해 오는 비용보다 더 높은 경우도 종종 일어난다.


전문가 의견

자동차 부품업체 W 사의 Emerson는 “글로벌 자동차 제조사의 대브라질 투자는 지속될 전망이다. 향후 수년 동안 Fiat와 GM이 브라질 시장에 쏟아부을 투자액은 약 250억 헤알에 달한다. 그러나 중장기적으로 자동차 업체들의 브라질 시장 투자가 지속되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고 있다. 

완성차 업체들이 줄줄이 브라질 공장을 문을 닫는 사태는 발생하지 않겠지만 이번 포드 사태를 계기로 무거운 조세, 낮은 생산 경쟁력, 높은 인건비 등 브라질 산업계의 구조적이고 고질적인 문제를 완화하기 위한 방안을 심각히 고민해야 한다”고 언급했다.

시사점

경제지 Valor Economico에 따르면, 경제학자들은 포드 등 몇몇 자동차 제조업체의 생산 종료가 브라질 각 산업 분야 미치는 영향과 자동차 산업의 미래를 진지하게 고민해야 한다고 강조한다. 

전문가들은 “전 세계 자동차 산업은 많은 변화를 겪고 있다. 특히 전기 자동차의 발전, 도시 이동성(urban mobility) 제고에 대한 논쟁, 젊은 세대의 차량 사용 감소 등이 전 세계적인 공통 이슈이다. 브라질에도 최근 들어 전기 자동차가 늘고 새로운 도시 이동성 솔루션이 개발되고 있으며 우버 택시, 공유 차량 등 자동차 사용이 점차 줄어들고 있는 추세다”라고 언급했다.

관료주의, 산업 인프라 부족, 복잡한 조세제도, 환율 급변동 등 소위 ‘브라질 코스트(Brazil Cost)’로 불리는 각종 애로사항이 자동차 산업을 비롯한 산업 전반에 걸쳐 존재한다. 자동차산업협회(Anfavea)는 “Ford의 공장 폐쇄는 최근에 결정됐지만, 이미 오래전부터 Anfavea는 자동차 공장의 낮은 가동률과 브라질 코스트를 해소하기 위한 정부의 노력 부족 등을 항상 경고해왔다”라는 의견을 내놓았다.

자동차 업계에서는 “브라질 정부가 추진하는 조세 개혁은 의회 통과를 비롯한 여러 단계의 조율을 거쳐야 하는데, 현재 매우 느린 속도로 개혁이 진행되고 있다. 또한, 높은 세금 부담으로 인해 자동차 생산 비용은 상승하고 경쟁력은 낮아지고 있다. 브라질 정부가 조세 개혁과 인프라 투자에 더 적극적으로 나서야 외국 회사들이 브라질 코스트 등과 같은 이유로 브라질을 떠나는 것을 막을 수 있다.”라고 강조했다.

자료: 포털 사이트 UOL 및 G1, 일간지 Estadao, 소비 정보 사이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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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료제공: KOTRA