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책과 동향
일본 산업생태계 재편과 금형 시장의 새로운 기회
작성자 : 편집부
2021-10-11 |
조회 : 1121
일본 금형산업의 생산액, 사업자 수, 종사자 수의 추이
일본 경제산업성이 집계한 공업통계에 따르면, 1991년의 금형 생산액은 약 2조 엔으로 가장 절정기였고, 그 이후 상승과 하강을 되풀이하다 2008년 리먼 쇼크로 큰 타격을 받은 이후 현재까지 완만히 회복 중이다.
1991년과 2018년의 생산액과 사업자 수, 종사자 수를 비교하면 2018년의 금형 생산액은 1991년과 비교해 약 30% 감소, 사업자 수는 약 50%, 종사자 수는 30% 감소했다.
종사자 수의 감소와 비교해 사업자 수의 감소가 많은 것은 영세사업장을 중심으로 폐업됐다고 분석된다.
일본 지역별 금형 생산액(2018년)
일본 경제산업성이 집계한 공업통계(2018년 기준) 상위 10개 지역 금형 생산액에 의하면, 도요타자동차 협력사가 집중된 아이치현이 2위 시즈오카현의 2배 수준으로 압도적이다. 프레스금형 985억 6,900만 엔, 단조 금형 114억 9,000만 엔, 플라스틱 금형 749억 1,100만 엔으로 타 지역과 비교해 월등히 많다.
일본의 업종별 금형 생산수요(2020년)
일본금형공업회가 2020년 자체 집계해 발표한 「일본 업계별 금형 생산수요」에 의하면, 자동차용 금형의 수요가 73.8%로 5% 이하에 그친 타 산업을 압도한다. 얼마만큼 일본 금형산업이 자동차산업에 의존하고 있는지를 잘 보여준다.
금형산업의 주 고객인 자동차산업의 변화된 환경
자동차산업은 100년 만의 대변혁의 시기를 맞이해 완성차 메이커에서는 전동화가 급속하게 진행되고 있으며, 2차 전지를 사용하는 BEV(battery electric vehicle)를 주축으로 하는 탈내연기관으로의 전환이 선명해지고 있다. 이러한 일련의 움직임은 가솔린 엔진 등에 사용되는 부품 등 종래의 부품 산업군에는 수요 감소로 이어질 수밖에 없다.
다른 한편, 일본 최대 완성차인 도요타에서는 BEV에 더해 수소를 연료로 하는 FCV 등 다양한 파워유닛 개발에 착수해 BEV 이외의 카본 뉴트럴(탄소중립)존을 위한 준비를 진행하고 있다.
이러한 움직임은 지금까지 자동차산업과 연결고리가 약했던 소프트웨어, 신소재 메이커, 스타트업 기업 등에는 새로운 비즈니스 찬스가 되고 있으며 일본 자동차산업의 특징인 계열사를 중심으로 한 수직계열화(系列)*에 의한 협력업체 생태계가 크게 변화하려 하고 있다.
* 게이레쓰(系列): 일본의 기업 집단을 이르는 말. 사장회를 중심으로 상호주식보유제도를 통해 연결돼 있고, 실질적 대주주는 없다.
자동차산업 관련 코로나19 이전의 가장 큰 화두는 주요 1차 벤더 재편이라고 할 수 있으며, CASE
**에 대비해 수직계열화를 넘나드는 협력업체 재편이 진행 중이다. 일본의 대표적인 완성차 업체 3개 사중 닛산은 르노의 영향으로 수직계열화의 해체가 일정 정도 진행된 상태였다.
도요타는 2014년 ADVICS로 브레이크 사업을 집약, 디젤엔진 개발/생산을 도요타자동직기로 이관, 2015년 시트 골격구조부품의 개발/생산을 도요타 방직으로 집약, 2018년 주요 전자부품 사업을 덴소로 이관, 2019년 덴소에 의해 ASIAN에 대한 출자 비율을 38%로 확대해 엔진 관련 부품을 덴소로 집약, 2021년 트랜스미션 관련 아이신 정기와 아이신 AW와의 경영통합, JTEKT가 구동 부품 관련 기업인 Yutaka Gears and Machinery를 자회사화해 계열사를 재편하고 있다.
한편 혼다는 주요 협력업체 3곳(Keihin, Showa, Nissin Kogyo)을 완전 자회사화, 그 후 Hitachi Automotive Systems와 경영통합(히타치제작소 66.6%, 혼다 33.4%)을 진행해 2021년 1월 Hitachi Astemo로 재편됐다.
닛산은 수직계열화 해체를, 도요타는 계열사 내부의 재편을, 혼다는 두 회사의 혼합형태를 취하고 있다고 할 수 있으며, 이러한 자동차산업 내부의 재편은 CASE 사회에 대비해 경영규모를 확대해 비용 절감을 유도하려는 움직임이라고 할 수 있다.
이러한 자동차산업 환경의 변화는 자동차산업 수요에 많은 의존을 하는 금형산업에 필연적으로 큰 영향을 가져다줄 수밖에 없다.
가솔린 엔진의 대체로 엔진, 미션과 관련된 다이캐스트 금형의 수요는 줄어들 수밖에 없고, 프레스 금형은 큰 변화 없이 종래의 수요가 유지될 것으로 예상되며, 수직계열화의 재편으로 기존에 거래가 없었던 1차 벤더와 거래의 기회가 열리는 한편, 기존 거래처에 경영통합으로 인해 타 금형업체와 경쟁해야 하는 경우도 생겼다.
일본 금형산업의 변화된 환경
이전은 수요가 많아 유저의 요구(품질, 납기, 코스트)에 맞추어 공급만 하면 되는 시기가 있었지만, 지금은 수요가 감소하고 있어 타사와 차별화를 하지 않으면 가격경쟁만 하는 공멸의 장이 될 수 있다.
각자의 경영자원으로 개별 대응하기보다는 고객의 니즈에 기초해 부족한 자원(설계 인원, 설비)을 외부와 연계하거나 자동화를 통해 극복할 필요가 있는 환경이 조성됐다.
금형산업의 가장 큰 고객이라 할 수 있는 자동차산업은 미·중 무역분쟁, 코로나19로 인한 서플라이 체인 재검토 등으로 현지 생산, 현지 판매(地産地消)가 강화되고 있어 해외 현지조달 금형 수요는 증가하고 있다.
일본 금형산업의 과거 10년간의 생산량/금액을 비교해보면 수주 수량은 10년간 30% 감소하고 있지만, 금액은 10년간 1.2배 증가 추세를 보여주고 있다. 이는 해외 현지조달로 인한 현지 생산, 부품의 표준화, 최근에는 전동화로 인해 부품 수의 감소 영향으로 풀이되며, 수주량은 줄었지만, 고부가가치 금형으로 금액은 증가했다라고 해석된다.
이러한 일본 금형산업의 변화된 상황에 대해 일본 금형공업회는 2020년 10월 「금형산업 비전」을 공개해 일본 금형산업에서 장래적으로 우려되는 위험 요소로 3가지를 꼽았다.
① 내수 감소로 인해 일본 국내 금형 메이커 간 가격경쟁으로 인한 공멸의 위험
② 해외 생산거점의 현지 금형 조달이 각국의 보호무역주의와 코로나19 등의 영향으로 인한 서플라이 체인 재검토로 인해 금형의 해외 현지조달이 가속화될 위험
③ 일본 국내 인구감소로 인한 인재 확보 문제
일본 금형산업 동향 (금형 기업 인터뷰)
1) 프레스금형 N사
[주요 사업] 차량용 골격 프레스금형을 주요 사업으로 하고 있으며, 일본 내 주요 1차 벤더와 거래 중으로 한국과 중국에 이전부터 신뢰 관계가 돈독한 금형 기업과 거래 중이다.
[코로나 이후 서플라이 체인 재편 관련] 완성차 주요 1차 벤더의 통폐합이 계속되고 있어 통합 전 거래처가 한곳에 모이게 돼 금형 기업 간 상호 경쟁도 치열해질 것으로 예상된다.
[해외 수주 현황] 일본 국내 수요는 정체돼있는 상황이나, 일본 완성차 해외 생산 공장의 생산 대수는 계속 늘어나고 있어, 해외 수주는 계속해서 증가하고 있다. 중국의 경우 현지 금형 기업이 늘어나 중국 수주는 줄었고, 동남아시아, 미국, 중미의 수요는 계속 증가하고 있다.
[코로나 시대 한국 기업과의 거래환경 변화] 금형 발주 후 양산품 트라이 시 현장에 참관해서 확인해야 하는 절차를 거쳐야 하나, 코로나로 방문이 어려워 기존 거래로 신뢰 관계가 형성된 기업에만 발주하고 있고, 신규거래처에는 현 상황에서는 발주가 어려운 상태이다. 내부 설계인력이 부족한 상태로 설계만을 위탁하는 형태는 내부적으로 검토하고 있다.
2) 플라스틱/프레스금형 F사
[주요 사업] 차량용 전용기 및 프레스/플라스틱 금형을 주요 사업으로 하고 있다.
[서플라이 체인 재편 관련] 1차 벤더의 통폐합으로 새로운 품목에 대한 수주 기대가 있는 곳도 있고, 반대로 담당자 변경으로 인한 사양 변경이라든지 새로운 경쟁사 출현 등의 문제가 있는 곳도 있다.
[현재 사내적으로 어려운 사안] 현재 사내적으로 설계에 대한 부담감이 크고, 안건이 들어오더라도 거절해야 하는 경우가 종종 있어 설계부터 맡길 수 있거나 설계 인원을 파견해 줄 수 있는 협력업체가 없는지 검토 중이며, 전동화로 인해 플라스틱 금형의 수요가 장래적으로 줄어드는 부분이 있어 이를 대체할 프레스금형 수주를 사내적으로 고민하고 있다.
[코로나 이후 한국 기업에 대한 발주 현황] 예전과 비교해 한국에 발주하는 안건은 감소했다. 한국은 기본적으로 납기가 빠르기 때문에 이 점을 높게 평가하고 있으며, 단 납기 제품에 대한 발주가 많다.
[코로나 시대 한국 기업과의 거래환경 변화] 금형 발주 후 양산품 트라이 시 현장에 참관해서 확인해야 하는 절차를 거쳐야 하나 코로나로 인해 방문이 어려워 동영상으로 대체하는 방식으로 진행 중이며, 진행 과정에 대한 보고 의무화도 아울러 시행하고 있다.
코로나 환경으로 인한 한일 금형 무역생태계의 변화
1년 넘게 계속되고 있는 코로나19는 한일 금형 무역생태계에도 많은 영향을 끼치고 있다. 일본 금형산업 수요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는 자동차 관련 분야로 한정해 보면, 코로나19 영향 및 전동화로 인한 수요 감소로 인해 발주처에서 품질에 대한 검증이 불가한 해외보다는 일본 내 거래처 유지 차원에서 일본 국내 발주를 지향하고 있다.
일본으로의 금형 납입 시 필수적 요건이었던 양산 시제품 트라이 대면 검사가 상호 방문이 물리적으로 불가능한 상황으로 진행이 불가해지자 사진이나 영상으로 대체되고 있으며, 이러한 절차가 필수이기 때문에 신규거래처 확대에 적극적이지 않다.
최근에는 일본 자동차산업의 점차적인 회복으로 분야별로 금형 발주가 증가함에 따라 일본 금형 기업의 설계 인원이 이에 따라가지 못하고 해외기업에 설계만을 위탁하는 사례가 증가하고 있으며, 금형부품, 몰드 베이스와 같은 부분품에 대한 수요는 증가하고 있다.
시사점
코로나19 영향으로 일본의 완성차, 주요 1차 벤더가 해외로 금형 발주하기에는 검증 절차를 진행하기 어렵다는 조건 형성으로 일본 국내 금형업체로의 발주가 많아졌으며, 기존 거래처가 아닌 신규거래처 진입이 어려운 상황이나 장기간 일본 국내 금형산업의 조정으로 인해 설계인력 등이 부족한 상황으로 설계 대응이나 설계 인원 파견 등 일본 금형 기업과 고차원의 협력을 통해 장기적인 접근을 할 필요가 있다.
한편 일본 완성차 해외 진출지역에서의 현지조달이 계속 증가하고 있어 동남아, 북미, 중미 시장을 중심으로 현지 메인터넌스 공장을 확보하거나, 현지 진출 일본 금형 기업과의 협력으로 현지 수요에 대응할 필요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