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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의 식품 포장 용기는 친환경 시대로 성큼

작성자 : 편집부 2021-11-08 | 조회 : 1635


- 정부의 환경규제와 윤리적 소비 증가로 친환경 제품에 대한 수요 늘어 
- 프랜차이즈 음식점, 편의점을 중심으로 친환경 식품 용기·포장재 사용 확대
- 식품 용기 제조기업의 신소재 개발 활발해지며 업계 경쟁 치열

일본 정부의 탄소세 도입 본격화

일본 정부는 2050년까지 온실가스 80% 감축을 목표로 2012년 10월부터 ‘지구온난화 대책을 위한 세금’을 단계적으로 시행하고 있다. 이는 탄소세의 일종으로 이산화탄소 배출량에 따라 원유 및 가스 등 화석연료 수입업자에게 과세하고 있으나 과세 기준이 스웨덴, 프랑스 등과 비교해 2~5% 수준인 1톤당 289엔으로 실질적 감축 효과가 없다는 지적을 받아왔다. 

이에, 환경성은 2021년 3월부터 본격적인 탄소세 도입 방향을 검토하며 세율을 단계적으로 인상하기로 밝혔다.

또 환경성과 경제산업성은 지난 8월 23일, 플라스틱 쓰레기를 줄이기 위해 소매점이나 음식점, 호텔 등에서 무료로 제공되는 12개 종류의 플라스틱 제품에 대한 유료화 혹은 재활용 등의 대책을 의무화하는 규제를 발표했다. 12개 제품 중 포크, 스푼, 나이프, 머들러, 빨대 등 음식점에서 주로 사용되는 플라스틱은 다섯 종류로 호텔과 함께 가장 큰 영향을 받게 되었다.

소비자들의 ‘윤리적 소비’ 니즈 증가

정부의 정부정책과 함께 소비자의 윤리적 소비에 대한 인식이 확대되며 기업에 대한 요구도 늘어가고 있다. 윤리적 소비는 인간, 동물, 환경에 해를 끼치는 상품을 사지 않고 조금 더 비싸고 귀찮더라도 소비행위에서 윤리를 찾는 소비자 운동이다.

일본 소비자청이 일반인을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조사에 따르면, 윤리적 소비와 관련된 상품 혹은 서비스 제공으로 기업의 이미지가 상승한다고 답한 비율은 약 80%였다. 또, 식료품을 구매하고 관련 서비스를 이용할 때 윤리적 소비를 염두에 두는 소비자도 61.8%를 차지했다.

이러한 배경으로 편의점 등의 소매업, 음식점은 물론 식품 용기 제조사까지 친환경 시대에 발맞춰 새로운 서비스, 제품 개발에 힘을 쏟고 있다.

프랜차이즈 음식점 BRONCO BILLY, 친환경 테이크아웃 용기로 환경과 디자인 모두 잡았다

일본 도카이 지역을 중심으로 전국에 128개 함박스테이크 프랜차이즈 점포를 운영하는 BRONCO BILLY는 지난해부터 테이크아웃 용기를 친환경 용기로 변경했다. 

코로나19로 2020년부터 일부 점포에 한 해 테이크아웃을 시작하면서 음식을 담는 용기부터 손잡이가 달린 플라스틱 봉투까지 ‘친환경’을 고집했다. 봉투는 바이오매스 플라스틱으로 만들어졌고, 샐러드 용기는 대나무와 버개스*를 원료로 한 몰드 용기와 종이나 목재, 바이오 플라스틱 소재의 것을 사용한다.
* 버개스(Bagasse): 사탕수수 또는 수수 줄기를 분쇄해 즙을 추출한 후 남아있는 마른 과육 섬유질 물질로, 바이오연료로 사용됨

BRONCO BILLY의 상품부 담당자에 따르면, 친환경 용기로 전환하면서 얻은 것은 두 가지라고 말한다. 기업의 환경 대응과 세련됨이다. 버개스 용기는 성능도 좋지만, 하얗고 심플한 디자인으로 테이크아웃을 하는 손님들도 크게 만족한다고 전했다.

식품 포장재 전문상사 ORIKANE, 친환경 용기 브랜드 전개

카페, 초밥, 레스토랑 등 다양한 프랜차이즈 음식점을 보유한 SAINTMARTC HOLDINGS도 중장기 과제로 ‘탈(脱) 플라스틱’을 선언했다. 베이커리 레스토랑 ‘산마르크’나 ‘산마르크 카페’의 테이크아웃과 배달용 포장재에 친환경 용기를 사용하고 있는데, 이때 채택한 용기가 ORIKANE 사의 버개스 용기다.

나고야시에 본사를 둔 ORIKANE 사는 식품 포장재 전문상사로, 친환경 용기 시리즈 WEECO 브랜드를 전개하고 있다. ‘WE + ECO’로 “모두 하나가 되어 힘을 합치지 못하면 친환경으로 이어질 수 없다”라는 뜻을 담고 있다. 플라스틱 사용 절감을 위해 시작된 용기 시리즈에는 종이 재질의 빙수 컵부터 필름 가공이 되어있지 않은 대나무로 만든 카레 용기, 포크 등을 취급하고 있다.

ORIKANE 사는 코로나19로 테이크아웃, 배달시장이 커지며 여러 프랜차이즈에서 윤리적 소비를 브랜딩으로 연결하고자 하는 수요가 늘고 있어 친환경 용기를 찾는 고객은 향후 더욱 늘어날 것으로 전망했다.

바이오 플라스틱 신소재 개발에 박차 가하는 식품 포장재 제조사

아이치현에 본사를 둔 식품 포장 자재 대기업 PACKSTYLE 그룹의 자회사인 RISUPACK(본사: 기후현)은 2019년 3월부터 향후 3년간 바이오매스 플라스틱 용기 아이템 수를 1,800개에서 2,400개로 늘리고 전체 매출 중 차지하는 비율도 15%에서 25%로 확대하는 목표를 발표했다.
* 일본 식품 포장 자재 기업 순위: (1위) YOSHIMURA (2위) SHINGI (3위) HARUHI SHOJI (4위) PACKSTYLE (5위) JONOUCHI

이를 실현하기 위해 2020년에는 PLA-H, 바이오 HIPS라는 신소재를 이용한 용기를 잇달아 출시했다. PLA(Poly lactic Acid)는 옥수수 전분을 원료로 하는 바이오 플라스틱의 일종으로 일반 PLA와는 달리 110도의 고온에서 사용할 수 있어 전자레인지에서도 사용이 가능하여 배달용 패키지를 타깃으로 판매하고 있다. 현재 RISUPACK에서는 내열 온도대와 사용 용도에 따라 선택할 수 있는 바이오 플라스틱 6개 소재를 제품화하고 있다.

일본의 주요 식품 포장재 메이커도 이미 친환경 소재를 사용한 용기를 선보이고 있다. 하지만 일반 플라스틱 용기에 비해 강도가 약하고, 100% 생분해를 위해 용기 안쪽에 필름 가공을 하지 못해 내수성이 떨어지고 가격이 비싸다는 단점이 존재한다. 

신소재 개발을 통해 약점을 보완하고자 하는 주요 메이커가 늘어나며 앞으로 경쟁은 더욱 가속화될 전망이다.

시사점

일본 정부가 지금까지 주요 선진국에 비해 비교적 소극적인 탈탄소 정책을 펴왔다면, 올해부터는 탄소세 도입의 본격화, ‘플라스틱 자원순환 촉진법’ 제정 등을 통해 보다 적극적으로 정책을 시행할 전망이다. 친환경 용기나 포장재의 이용은 ‘권장’에서 ‘의무’ 단계로 진행 중이다.

일본 능률협회 종합연구소에 따르면, 코로나19 이후 일본의 배달 서비스 시장 규모는 2020년을 기점으로 크게 늘어 2025년에는 4,100억 엔 규모로 확대될 전망이다. 커져 가는 식품 용기와 포장재 시장에서 친환경 용기에 대한 소비자와 음식점의 수요도 늘어나 우리 기업의 진출도 기대된다.

지난 7월 KOTRA 나고야무역관은 바이오 플라스틱 용기 리딩 메이커인 RISUPACK 사에 한국기업의 PLA 폼 트레이 샘플을 보내고 수입 가능성 검토의견을 받았는데, ‘일본제품에 비해 가격, 디자인적으로 차별점을 알 수 없다’는 의견을 받았다. 

이를 통해 볼 때 앞선 독자 기술을 보유한 메이커를 타깃으로 하기보다 최종 고객사(프랜차이즈 음식점 등)의 다양한 수요를 보유한 용기 전문상사를 타깃 바이어로 설정하는 것이 권장된다.

국내 기업의 다양한 테이크아웃과 배달 노하우를 살린 독창적인 용기 디자인과 경쟁력 있는 가격으로 경쟁한다면 일본 시장진출 가능성도 엿볼 수 있을 것이다.

자료 : 마이니치신문, 푸드채널, 소비자청, 환경성, ORIKANE, 용기스타일, 
IPROS, RISUPACK, 야노경제연구소, 일본 능률협회 종합연구소

자료제공: KOTRA