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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동차산업 탄소중립 추진 동향과 과제

작성자 : 편집부 2022-03-05 | 조회 : 919



김경유 KIET 시스템산업실  / 선임연구위원|kykim@kiet.re.kr|044-287-3125
조철 KIET 시스템산업실  / 선임연구위원|chch@kiet.re.kr|044-287-3046

< 요약 >

■ 주요국들은 탄소중립을 위해 비중이 높고 관리가 용이한 수송부문을 중심으로 배출 규제를 강화하고 다양한 선언과 정책을 제시
우리나라도 기존에 비해 강화된 수송부문 2050 탄소중립 시나리오를 통해 자동차 부문 탄소배출 제로를 실현하는 방안 제시
■ 탄소중립 규제 대응을 위해 자동차산업은 제품에서 생산공정까지 산업생태계 전반에 걸쳐 변화가 진행
수요 확대가 예상되는 전기동력차 시장 선점과 환경 규제 대응을 위해 완성차업체들은 전기차를 비롯한 전기동력차 공급 능력 확보에 주력
전기동력차 생산이 확대됨에 따라 부품산업은 내연기관차 부품업체를 중심으로 사업전환 및 구조조정이 요구되며, 탄소중립 공급망 편입을 위한 생산공정 및 에너지 효율화 등 가치사슬 전반의 변화 대응 필요
■ 전환기 탄소중립 규제는 우리 산업의 경쟁력과 우리 업체들의 글로벌 시장에서의 전략 등도 고려하여 추진 필요
우리 자동차산업은 해외의존도가 높기 때문에 탄소중립 전략도 세계적인 추세와 보조를 맞추는 것과 동시에 산업경쟁력에 미치는 부정적 영향을 최소화하는 적절한 전략 마련 중요
■ 탄소중립 연착륙을 통한 전기동력차 산업생태계 조성 촉진 방안 모색
기존 자동차산업 생태계가 전기동력차로 안정적으로 전환되기 위해 친 환경차 공급망 재구성 및 확장을 위한 자금 조달과 환경친화적 제품 및 생산기술 투자 지원 필요
자동차 생산구조 변화에 따른 자동차부품 산업의 사업전환 방안 모색과 함께 다양한 기술적 가능성을 통한 대응 모색 필요

1. 탄소중립과 자동차산업 배출 규제

온실가스는 산업, 건물, 수송 등에서 주로 배출되며 산업부문이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고, 수송 부문은 상대적으로 비중이 높지 않지만, 다른 부문에 비해 배출원 관리가 용이하여 주요국은 수송부문 특히 자동차에 대한 배출 규제를 우선적으로 추진하고 있다.

국가별로 차이가 존재하는데, 역내 국제 운수도 포함하는 EU의 경우 총배출량의 22%가 수송부문이며, 미국은 29%에 달한다. 우리나라의 경우 수송부문이 13.9%로, 유럽과 미국에 비해 낮은 편으로 이는 산업부문의 비중이 높은 것에서 기인한다.

이에 따라 주요국들은 탄소중립을 위해 수송부문에 관심을 기울이고 있으며, 이와 관련된 다양한 선언과 정책들을 제시하고 있다.

나라마다 탄소중립을 위한 조치가 차별적이며, 주로 북유럽 국가들이 100% 탄소 무배출 차량 완전 보급 등과 같은 강력한 정책을 추진하고 있다. 반면 주요 자동차 생산 및 소비국으로서 영향력이 큰 미국, EU, 중국, 일본은 자동차 탄소중립과 관련하여 국가별로 차별적인 특색을 보이고 있다.
* 미국, EU, 일본, 중국은 글로벌 자동차산업에 생산 72.2%, 판매 73.8%를 차지(2020년 기준)

최근 자동차산업 탄소중립은 단순히 주행단계뿐만 아니라 자동차 전주기(LCA, Life Cycle Assessment)에서 발생하는 온실가스양을 관리하는 방향으로 논의가 전개되고 있다.

운행과정에서 발생하는 온실가스뿐만 아니라 원료-생산공정-부품생산 등의 제조과정과 자동차 운행을 위한 에너지 생산, 자동차 폐기 및 재활용 과정까지 관리가 요구된다. 또한 소재-공정-재활용 등 전주기 공정에서 발생할 수 있는 탄소 저감 최적화 기술개발이 요구되는 등 탄소중립에 대한 영향 및 대응 범위가 확대되는 추세다.

2. 우리나라 자동차 부문 온실가스 배출 현황

자동차산업은 생산, 사용, 폐기까지 전 과정에서 온실가스를 배출하며 크게 생산과정과 운행과정에서 발생하는 것으로 구분된다.

자동차산업 수송(운행)부문과 산업(생산)부문에서 온실가스 배출량은 총 1억 140만 톤으로 우리나라 온실가스 배출량의 14.3%를 차지(2017년 기준)한다. 자동차 관련 온실가스 배출량 중 92.9%를 운행 부문이 차지하고 있으며, 여타 제조업과는 달리 생산과정보다 이용과정에서의 배출이 절대적으로 많은 특징을 지녔다.

수송부문 전체의 온실가스 배출량은 9,830만 톤인데, 이 중 약 95.9%를 차지하는 도로수송 배출량 9,420만 톤을 자동차 운행에 의해 배출된 것으로 간주한다.

한편 자동차 생산공정에서 배출하는 온실가스는 720만 톤으로 부품생산에서 480만 톤, 완성차 생산에서 230만 톤 배출로 나타났다. 부품생산은 원부자재 투입과 열처리, 표면처리, 가공 공정을 위한 에너지 소비에 의해 주로 발생한는 것으로 나타났다.

자동차 운행단계의 온실가스 배출량은 2013년 이후 증가율이 완만해진 상태이나 큰 폭으로 개선되지는 못하는 실정이다. 

친환경차 판매 증가와 기술 향상에도 자동차 CO2 배출량 개선이 부진한 것은 SUV 및 대형 승용차 수요가 증가하고 있는 것에 기인하며, 편의 및 안전 장비 증가, 하이브리드 시스템, 후처리 장치 등 차량 평균 중량이 상승하고 있는 점도 요인 중 하나이다.

교통안전공단에 따르면, 2019년 차종별 온실가스 배출량은 승용차가 52.9%로 가장 높은 비중을 차지하고 있으며, 화물차 34.5%, 승합차 7.5%, 특수차 5.0% 순으로 나타났다.

자동차 생산단계의 경우 조립공정 특성상 직접배출보다는 전력에 의한 간접배출이 대부분을 차지한다.

직접배출의 경우 완성차 및 부품 제조공정에 사용되는 설비가 대부분으로 도장공정의 공조기 및 건조설비, 스팀 생산을 위한 보일러, 생산 현장 공조를 위한 히터, 용해 및 건조를 위한 노(爐) 등이 대표적 설비다.

완성차 제조공정의 경우 도장, 소재, 엔진 및 변속기 제조 등에서 비교적 온실가스 배출이 많은 것으로 파악됐으며, 부품업체 상당수는 온실가스 배출량을 파악하지 못하고 있고, 일부 대기업을 중심으로만 온실가스 인벤토리가 구축되어 있다.

3. 주요국의 자동차 부문 탄소중립 대응과 시사점

미국: 지난 8월 5일 바이든 대통령은 2030년 판매되는 자동차의 50%를 ZEV(Zero Emission Vehicle)1)로 한다는 목표를 제시하고, 이를 위한 인프라 구축, 에너지 효율 및 배출기준 개선 등에 대한 행정명령에 서명했다.

목표 달성을 위해 환경국(EPA)과 고속도로안전국(NHTSA)은 트럼프 정부 당시 완화되었던 연비 및 배출기준을 다시 강화하는 방안을 도입하고 빠른 시일 내 시행할 예정이다.
1) 전기차(BEV), 플러그인 하이브리드차(PHEV), 수소전기차(FCEV)를 포함.

바이든 행정부는 현재 4만 1,000개 전기차 충전소에서 50만 개 충전소 네트워크를 구축하기 위해 150억 달러를 국회에 요구했다.

향후 10년간 전기차 충전기는 450만 개가 구축되어야 하고 이에 소요되는 비용은 200억~300억 달러에 달할 것으로 추정된다.

미국이 기존 자동차산업에서 경쟁력을 잃고 있는 상황 속에서 전기자동차로의 빠른 전환에 대해 미국 자동차 업계와 노조(UAW)는 대체적으로 환영한다는 입장이다.

세계 최대 전기차 업체인 테슬라 외에 기존 미국 자동차 3사는 2030년 판매되는 자동차 중 전기차 비중을 40~50%까지 높이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그러나 2021년 상반기 미국 자동차 시장의 전기차 점유율은 3.1%로서 EU나 중국에 비해 낮은 수준으로 행정명령이 의무사항은 아니기 때문에 추가적인 강력한 규제나 지원이 이루어지지 않으면 2030년 50% 목표 달성은 쉽지 않을 것이라는 평가되고 있다.

EU: 2030년에 1990년 대비 55% 탄소 배출량을 감축하는 “핏포 55(Fit for 55)” 법안을 유럽의회에 제출했다.

이 법안은 2019년 제정된 2030년 자동차 CO2 배출기준(승용차 59g/km)을 개정하도록 촉구하고, 2035년부터 판매되는 승용차에 대해서는 100% 탄소를 감축하도록 법 개정을 제안하고 있다. 기술개발 등의 기간을 고려하여 2025년까지는 현행 계획을 유지하도록 하고 있다.

내연기관차 경쟁력이 높은 독일 등 유럽 완성차업체들은 단기적으로 내연기관 자동차에서 전기자동차로 전환되는 것에 우려를 표시하고, 소비자 후생이나 고용, 부품업계 등을 고려하여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비교적 전기동력차 대응이 빠르게 이루어지고 있는 폭스바겐이나 볼보는 전기차 생산에 적극적이지만, 나머지 유럽 완성차업체들은 대응이 쉽지 않을 것으로 보고 있으며, 강력한 규제 조치로 유럽 주요국들의 전기차 및 플러그인 하이브리드차 판매 비중은 이미 16%에 달할 정도로 높은 수준이다.

일본: 2021년 1월 스가 총리가 시정방침 연설에서 2050년 탄소중립을 선언하면서 자동차 부문은 2035년까지 신차판매에서 전기동력차 비중을 100%로 실현하겠다고 밝혔다.

일본의 전기동력차는 전기자동차나 플러그인 하이브리드차는 물론 하이브리드차까지 포함하는 개념으로, 2050년에도 내연기관 자동차를 유지하겠다는 의지로 보이며, 하이브리드차를 포함한 내연기관 차량에 대해서는 차세대연료(이퓨얼, e-fuel2))를 통해 탄소중립을 실현하겠다는 구상이다.

일본도 탄소중립 계획에 따라 연비 및 배출가스 기준을 조정하겠지만, 현재의 계획된 규제로는 2030년의 경우, 연비 기준이 25.4km/l로 우리나라(33.1km/l)에 못 미치는 수준이다. 

일본 자동차 업계는 탄소중립 목표 달성에 있어 일본의 특수성을 고려하고, 전기차와 엔진 기술을 혼용하는 복합 기술을 채택하면서 이퓨얼(e-fuel)과 같은 탄소중립 연료의 기술혁신을 강조하고 있다. 

이에 따라 일본은 전체 자동차 판매에서 하이브리드차는 39.5%에 달하는 반면, 전기자동차와 플러그인 하이브리드차의 비중은 1.5%에 불과한 실정(2021년 상반기 기준)이다.

중국: 14차 5개년 계획 등을 통해 2060년 탄소중립을 선언하였지만, 아직까지 이에 따른 자동차 부문의 계획 변화 움직임은 나오지 않고 있다.

2021년 5월 중국 공업신식화부가 2035년까지 전면 전기동력화를 실시하는 계획을 발표하였으나 이는 민간차량은 제외한 공공 차량에 해당하며, 2020년 10월 공업신식화부가 발표한 “에너지절약 및 신에너지 자동차 기술로드맵 2.0”에 따르면, 전체 자동차 판매에서 친환경 자동차 비중이 2025년 20%, 2030년 40%, 2035년 50%3)에 도달하는 목표를 제시했다. 

장기간에 걸친 전기차 보급 확대 등으로 중국 내 전기자동차 시장점유율은 10.1%로 높은 수준이다.
2) 신재생에너지 전기를 이용하여 분해한 수소를 공기 중 탄소와 결합하여 만든 연료로 공기 중 탄소를 포집함으로써 전체적으로 순 탄소배출은 0이 되어 탄소중립이 가능.
3) 승용차의 경우 나머지 50%도 하이브리드차로 판매하는 목표 제시.

주요국들은 자동차 부문에서 탄소중립을 실현하기 위한 노력을 경주 중이나, 경로나 방식 등에서 차이가 있으며, 구체적인 규제 내용 개정이나 실행을 위한 절차 등은 아직 진행 중이다.

유럽은 핏포 55 법안이 유럽의회에 제출되었지만, 회원국의 동의 절차 등이 남아 있고, 실질적으로 탄소배출을 제한하는 온실가스 배출 규제치 개정은 논의 중이다. 

미국도 바이든 대통령이 제시한 2030년 50% ZEV 판매 목표는 이를 구체화하기 위한 후속 법안 개정 등이 필요한 상황이다. 

일본은 탄소중립이라는 당위론적 측면에서 접근하면서 구체적인 배출량 규제에 대한 논의는 미진한 상황이며, 중국도 과거 선도적으로 친환경 자동차 보급 목표를 제시했던 것에 비해 탄소중립 선언 이후에는 특별한 변화가 이루어지지 않고 있다.

이들 국가는 2050년 탄소중립이나 2030년 감축 목표와 배출규제치 설정을 언급하고 있지만, 구체적인 차량 구성에 대해서는 언급하지 않고 다양한 방안을 모색중이다.

EU는 도달방식을 특정 기술에 제약되지 않고 기술 중립적이며, 다양한 기술을 통해 탄소배출 제로 차량을 실현할 수 있다고 강조하여 내연기관 자동차의 존속을 배제하지 않았다. 

다만, 현재 탄소배출 제로 차량으로는 배터리 전기자동차, 연료전지와 수소연료 자동차 등을 설정하고 있어 정부 차원에서는 이들 차량이 순조롭게 보급될 수 있는 인프라 등을 조성하는 데 주력할 것을 강조하고 있다. 

일본도 자국 실정을 반영하여 복합 기술이라는 차원에서 하이브리드자동차의 중요성을 강조하고 있으며, 중국은 2035년 전동화를 언급했지만, 최종적으로 어떤 선택을 할지 불분명한 상황이다. 미국은 대통령이 직접적으로 2030년 무배출 차량 50% 판매를 행정명령으로 발표하여 다른 국가와 다소 다른 양상을 보이고 있다.

4. 우리나라 자동차 부문 탄소중립 논의 진행 상황

우리 정부도 2021년 8월 2050 탄소중립 시나리오4) 초안을 통해 온실가스 배출량 감축 목표량을 발표했다.

수송부문은 1, 2안에서 2018년 9,810만 톤 대비 88.6% 감축하여 2050년 1,120만 톤 수준에 달하는 목표와 97.1% 감축하여 280만 톤에 달하는 3안의 목표를 제시했다. 산업부문5)의 경우 1, 2, 3안 모두 온실가스 배출량은 2018년 2억 6,050만 톤에서 2050년 5,310만 톤으로, 2018년 대비 20.4% 수준으로 감축하는 목표를 제시했다.
4) 화석연료 자원의 잔류에 따라 1~3안으로 나누어 세 가지 목표치를 제시하고 있으며, 수송부문에서 1, 2안은 동일한 목표치를 제시하고, 산업부문은 1~3안을 동일한 목표치로 제시함.
5) 자동차산업은 산업부문에서 기계, 조선, 전기·전자, 섬유 등의 산업과 함께 기타산업에 포함되어 있으며 개별산업의 감축 목표치가 제시되지는 않음.

CO2 배출 감축 목표가 상향되면서 과거에 비해 높은 수준의 온실가스 감축 방안이 요구되고 있다. 

이를 위해 1, 2안은 전기차, 수소차 보급률을 76%까지 올리고, 잔여 내연기관차도 탄소중립 대체 연료(e-fuel)로 전환하는 목표를 제시했으며, 3안은 차량의 97%를 전기차와 수소차로 전환하며 공유 차량을 통해 승용차 통행량도 감축하는 목표를 제시했다.

또한 생산과정에서 설비 경량화, 열 손실 감소 기술, 노후 설비 교체 등을 통해 에너지 효율을 개선하고 친환경 연·원료 전환 등의 온실가스 감축 방안을 제시했다.

자동차산업에서 2050년 탄소중립을 달성하기 위한 2030년 감축 목표에 대한 논의가 진행 중이며, 2021년 2월 발표된 4차 친환경차 기본계획에 비해 강화될 전망이다.

제4차 친환경 자동차 기본계획(2021~2025)에서는 2030년 친환경차 누적 보급 목표가 전체 보유 차량의 30%인 785만 대(전기차 300만 대, 수소차 85만 대, 하이브리드차 400만 대)로 나타났다.

친환경차 신차판매는 전체 판매의 83%에 달하는 150만 대(전기차 44만 대, 수소차 16만 대, 하이브리드차 90만 대)를 목표로 하여 중국이나 일본이 목표로 하는 2035년 판매 차량의 전동화 수치에 근접하는 수준을 보인다.

2050년 탄소중립을 달성하기 위해서는 2030년 감축 목표를 상향해야 하지만, 기술개발과 시장 변화 속도 등을 고려하면 대응할 수 있는 시간이 적어 단기간 높은 수준의 목표 상향은 현실적으로 가능성이 낮다는 문제가 존재한다.

우리나라는 탄소중립 달성을 위한 수단으로서 친환경 자동차 보급에 주안점을 두지만 이에 부합하는 탄소배출 규제 개정이 필요하다. 

2021년부터 시행되는 자동차 온실가스 및 연비규제는 이미 2030년까지 규제 기준을 70g/km로 제시하고 있는데, EU 수준에는 미치지 못하지만 비교적 높은 수준으로, 이 기준 제정 시에도 업계가 애로를 호소하여 보다 높은 수준의 규제 조정은 업계에 큰 애로로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

5. 탄소중립이 자동차산업에 미치는 영향

탄소중립으로 온실가스 배출 목표가 상향되면서 자동차산업 구조와 경쟁 요소 등이 더욱 빠르게 재편되는 등 자동차산업에 미칠 파급효과가 클 것으로 예상된다.

수요 확대가 예상되는 전기동력차 시장 선점과 환경 규제 대응을 위해 완성차업체들은 전기차를 비롯한 전기동력차 공급 능력 확보에 주력할 것이며, 차량의 주요 경쟁요인이 엔진 및 변속기 성능에 기반한 추진력, 운전성능 등에서 차량 연비, 경량화 등 효율성으로 변화될 전망이다.
글로벌 자동차산업은 탄소중립 논의 이전부터 기후변화 문제 대응을 위해 친환경차 시장 확대
노력이 지속될 전망이다.

배터리 기술 발전으로 충전 시간, 일 충전 주행거리 등이 증가하고, 대규모 배터리 생산공장 건설로 공급이 증가될 전망이다. 또한 파괴적 혁신 기술을 보유하거나 전기차 관련 비즈니스 모델을 지닌 테슬라 등 신규업체 진입과 기존 완성차업체들의 전기차 모델 수 증가로 시장 활성화가 예상된다.

기존 내연기관 중심의 산업구조에서 전기차, 수소차 등 전기동력차 산업구조로 변화가 진행 중이다

동력장치 변화로 인해 엔진, 변속기는 물론 흡배기, 냉각계, 엔진 관련 전장부품 수요는 감소하고 배터리, 모터, 인버터, 전력용 반도체, 스택, 연료전지 등의 전기·전자부품 수요가 증가하면서 전기·전자, IT, SW 업체들이 자동차산업에 새롭게 진입할 전망이다.

전기동력차 수요 확대 전망에 따라 관련 주요 부품의 연구개발과 실용화가 활발히 진행되며, 에너지 저장관리시스템, 전기구동 시스템, 전력 변환 시스템 등이 핵심기술로 주목되고 있다.
제품 생산 과정에서 배출되는 온실가스 감축 노력도 요구되면서 공정 효율이나 에너지 효율 제고를 위한 투자가 필요하다.

그러나 자동차산업은 조립공정 특성상 직접배출보다는 전력에 의한 간접배출이 대부분으로 온실가스 저감 잠재력이 낮은 편이다. 

따라서 고효율 에너지 생산설비 교체를 위한 설비투자나 도장, 주조, 프레스 등의 공정 효율화를 위한 기술개발 투자 등 대규모의 지속적인 투자 비용이 발생한다. 철강, 플라스틱 등 온실가스 다 배출 산업에서 감축 비용을 제품가격에 전가할 경우 원자재 조달 비용 상승 압박이 우려된다.

6. 우리 자동차 부문 탄소중립 규제 도입 방향

우리 자동차산업은 수출 및 해외 생산 등 해외의존도가 높은 편으로 탄소중립 전략도 세계적인 추세와 보조를 맞추는 것과 함께 산업경쟁력에 미치는 부정적 영향을 최소화하는 적절한 전략 마련이 중요하다.

글로벌 친환경 자동차 시장에 대한 전망은 기술 발전 속도, 기업 공급 전략 등 예측이 어려운 변수가 많아 전망 기관에 따라 큰 차이를 보이고 정확하게 예측하기 힘든 상황이다. 또한 각국 정부별로 탄소중립 목표, 배출 규제 등이 빠르게 변화하고 있으며 향후에도 변화 가능성이 매우 높다.

우리 자동차산업은 해외의존도가 높기 때문에 세계 시장 전망과 주요 교역국의 정책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추진하는 것이 필요하며, 다양한 감축 수단과 기술을 고려하여 특정 수단과 기술에 전적으로 의존하는 것은 회피해야 한다.

탄소중립 방법에 관한 벤치마크 사례로서, 탄소중립에서 가장 앞서 나가는 국가가 아닌 우리와 실정이 유사한 국가 선정 필요하다.

자동차 탄소중립은 에너지 구조와 밀접한 관련을 가지며, 국가마다 에너지 구조에 큰 차이를 보이고 있다. 이런 측면에서 EU나 미국보다 일본이 더 적합하다. 일본은 제조업 비중과 석유 의존도가 높은 현실적 한계를 인정하고 실현 가능한 대응 방안으로 탄소 저감 및 자원화 기술개발에 주력하고 있다.

신재생에너지 생산비용이 매우 높고, 자체 신재생에너지로 수요 충족이 어려운 현실을 반영하여 자동차 온실가스 배출을 LCA 관점에서 전기자동차가 크게 친환경적이지 않을 수 있다는 논리가 존재한다. 특히, 수출 중심의 생산구조 등 자동차산업의 구조도 우리와 일본이 유사하다.

국내 친환경차 생산능력을 넘어서는 보급 목표 상향은 수입 증가로 이어져 전기동력차 생태계
구축에 역효과를 초래할 수 있어 전반적인 산업경쟁력을 고려한 목표 설정이 필요하다.

수입 전기차의 국내 전기차 시장점유율이 32.9%(2020년 기준)로 전체 자동차 시장에서의 수입차 점유율(15.3%)보다 높은 편으로 전기차 보급 목표 상향 시 전기동력차 수입이 단기간에 증가할 수 있다.

조립산업 특성상 공급망 구축과 관리가 중요하여 단기간에 생산능력 확대가 어려운 상황에서 내수 물량 증가 대응을 위해 국내 공급에 주력하고 감소한 수출물량을 현지생산으로 대체할 경우 장기적으로 국내의 안정적인 전기차 생산 기반 구축에도 부정적이다.

7. 탄소중립에 따른 부품산업의 대응 방향

부품산업의 경우 탄소중립에 따른 자동차산업 구조변화 과정에서 전기동력차 관련 부품으로의 사업 재편도 요구되고 있다.

전기동력차로 전환되면서 엔진 부품, 동력 전달 부품, 엔진 관련 전기장치 등의 내연기관 부품 수요는 크게 감소할 것으로 전망이다. 

엔진, 변속기, 클러치 등 파워트레인 관련 업체들은 향후 사업 축소 및 수익성 악화 가능성이 높으며, 업체 간 통폐합 진행이 필요하다. 산업부 실태조사에 따르면, 국내 자동차부품업체 중 46.8%가 이들 부품을 주력으로 생산하고 있어 전기동력화 진전으로 사업 개편 등이 필요한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부품의 경우 전기차로의 전환에 대한 대응과 함께 유럽, 미국 등 주요 시장에서 논의되고 있는 탄소국경세6)나 RE100(Re- newable Energy 100)7) 등도 우리 부품업체의 경영에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된다.

주요국 중심으로 논의되고 있는 탄소국경세나 RE100 등은 새로운 관세 장벽으로 작용하여 수출이 어려워질 수 있으므로 중장기적 관점에서 대응이 필요하다. 해외 OEM 납품 등 탄소중립 글로벌 공급망 편입을 위해 부품 생산과정에서의 제조 에너지원 탈탄소화, 제조공정 효율화 등의 투자가 이루어져야 한다.

에너지원을 교체하거나 생산 효율성이 일정 수준에 다다른 상황에서의 개선은 많은 자본과 장기간의 기술개발이 필요하여 국가적 차원에서 면밀한 대처가 필요하다.

수송부문 탄소중립에 따라 내연기관차 수요가 감소하여 매출이 감소하는 상황에서 전기차 전환에 따른 제품 연구개발 투자와 생산 부문 온실가스 저감을 위한 생산설비 투자도 동시에 이루어져야 하는 상황이다.

내연기관 부품의 경우 2030년을 기점으로 수요 급감이 예상되는 상황에서 이들 부품 생산공정이나 에너지 사용 효율화 연구개발과 시설 투자는 현실적으로 어려운 상황이다. 이러한 이유로 상당 기간 정부 정책 지원에 의존한 성장이 불가피할 것으로 예상된다.
6) 기후변화 정책을 시행하지 않는 국가들로 산업과 투자가 이탈하는 현상을 방지하기 위해 유럽을 중심으로 온실가스 배출량이 많은 국가의 수입품에 대해 관세를 부과하려는 방안.
7) 2050년까지 생산에 필요한 전력을 100% 태양광, 풍력 등 재생에너지로 전환하자는 캠페인이나 글로벌 대기업을 중심으로 협력업체에도 동참을 요구.

8. 탄소중립 연착륙을 위한 새로운 자동차산업 생태계 조성 방안 모색

자동차 생산구조 변화에 따른 자동차부품 산업의 사업전환 방안 모색이 필요하다.

전동화가 급격하게 진행될 경우 내연기관 관련 부품업체가 매출 감소에 따른 자금난으로 도산하거나 사업을 포기하여 자동차산업 생태계의 단기간 붕괴 상황 도래가 우려된다. 

전동화로 사업전환이 시급한 엔진용 부품업체와 동력 전달 부품업체들의 경우 매출액 대비 영업이익률이 각각 3.0%와 2.0%로, 독자적으로 탄소중립을 위한 전동화 부품 개발이나 친환경 설비투자는 어려운 상황이다.

내연기관 부품 수요가 감소하는 상황에서 경쟁은 더 치열해질 것으로 예상되며 내연기관 부품업체들의 인수합병이나 사업전환 등 구조조정을 유도하여 축소된 내연기관 부품 시장에서 일정 수준의 이익률을 유지시켜 급격한 산업생태계 붕괴를 방지할 필요가 있다.

기존 자동차산업 생태계가 전기동력차로 안정적으로 전환되기 위해 친환경차 공급망 재구성 및 확장을 위한 자금 조달과 환경친화적 제품 및 생산기술 투자 지원이 필요하다.

최근 자동차 스마트화 진전으로 반도체 수급난에 따른 생산 차질 사례와 같이 안정적 공급망 구축이 뒷받침되지 않으면 전기차 생산 차질이 우려된다. 

급격한 환경 규제 강화가 부품업체 영업실적 악화로 이어져 친환경차 투자에 위축을 가져와 탄소중립 목표 달성이 불확실해지는 악순환 방지가 필요하다.

자동차산업에서 지속적인 일자리를 창출하고 생산 기반을 확충하여 궁극적으로 세계 시장에서 경쟁력을 갖추는 선순환 구조 구축을 위한 대규모 정부 지원이 필요하다.

이퓨얼(e-fuel) 등 탄소중립 연료와 같은 다양한 기술적 가능성을 통한 대응 모색이 필요하다. 
이퓨얼은 메탄, 가솔린, 디젤 등의 형태로 기존 내연기관 차량에 사용 가능하며 독일, 일본 등 내연기관차 경쟁우위를 지닌 국가에서는 이퓨얼을 탄소중립의 수단 중 하나로 제시하고 있다.

완성차업체들도 이퓨얼의 대체 연료로서의 가능성 확인을 위한 R&D와 기존 차량 적용을 위한 R&D를 추진 중이다. 국내에서 신재생에너지 생산비용이 높은 점을 고려할 때 생산비용이 낮은 해외에서 신재생 에너지를 개발하여 이퓨얼을 생산하고, 이를 수입하여 활용하면 탄소중립을 달성할 수 있다.

자료제공: 산업연구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