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책과 동향
독일 코로나 팬데믹 시대, 제품 생산에서부터 플라스틱 재활용을 디자인한다.
작성자 : 편집부
2022-03-06 |
조회 : 1021
- 코로나19 사태로 플라스틱 폐기물 급증
- 단일 플라스틱 포장재 사용 적극 권장, 차후 디지털 워터마크를 활용한 패키징에 기대
- 국내 수출기업 역시, 제품 포장 디자인에서 폐기물 재활용에 이르는 폐기물 관리에 적극적 행보 및 책임 의식 고취 필요
코로나19 위기로 록다운 시행과 함께 온라인 쇼핑이 활성화되면서 ‘기후 중립’을 향한 독일 및 EU 차원의 노력이 무색하게도 플라스틱 폐기물은 증가 추세이다.
여러 현실적인 어려움 속에서도 ‘탈 플라스틱’이라는 시대적 도전과제를 헤쳐 나가기 위해서는 적절한 분리수거 외에도 제품 포장 디자인이나 재활용 프로세스 최적화 등이 반드시 필요하며, 이를 통해 미래에는 포장재 플라스틱 소재의 75%가 재활용이 가능할 전망이다.
‛탈 플라스틱’은 시대적 도전과제
독일에서는 현재 폐기물 수거*를 위시해 플라스틱 봉투 유상제, 일회용 음료수병 및 음료수 캔에 대한 회수 의무(Pfandpflicht), 두께 15∼50마이크로미터(μm) 두께의 일회용 플라스틱 봉투 사용 금지 등 다양한 재활용 및 탈 플라스틱 정책을 펼쳐 나가고 있다.
* 독일은 1996년 10월 6일 처음 발효된 순환 경제 및 폐기물법(KrW-/AbfG)에 의거한 생산자의 제품에 대한 책임을 요구하는 ‘생산자책임 재활용제도’를 도입해 특정 품목군에 대한 재생(recovery), 재사용(re-use), 리사이클(recycle) 비율과 무료 수거를 의무화하고 있다.
또한, 독일은 폐유(75/439/EWG), 유해 물질(91/689/EWG), 포장재(94/62/EG), 노후 차량(2000/53/EG), 전기·전자기기(2002/96/EG), 폐배터리(2006/66/EG) 등 다양한 품목군에 대해 재활용 회수 비중을 상향 조정하고 적용 품목군을 지속 확대해나가는 등 재활용을 위한 규제를 강화해 나가고 있는 추세이다. 독일은 EU 기후 보호 정책을 선도하는 모범국가*로 이러한 탈 플라스틱 정책은 독일의 기후 보호 목표 하의 실행적 조치 중 하나로 볼 수 있다.
* 2021년 5월 5일 이래 독일은 기후 중립 목표와 관련해 기존의 2050년→2045년으로 조기 달성하고, 2030년까지 CO2 감축 목표 역시 기존의 55%→65%로 상향 조정하고 이에 발맞춰
전방위 산업군에서 CO2 감축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EU 차원에서는 2030년까지 1990년 대비 탄소 배출량을 55% 감축하고 2050년 기후 중립 달성을 목표로 하고 있다.
코로나19, 재활용에 대한 인식 변화를 촉진
EU 차원에서도 이미 오래전부터 중장기적으로 플라스틱 감축 목표를 설정하고 일회용품 사용을 줄이는 등 실행 방안을 마련해 추진 중에 있으나, 코로나19 사태 확산과 함께 온라인 쇼핑이나 배달 음식, 일회용품 사용이 크게 증가하며, 전반적으로 플라스틱에 따른 환경오염 문제가 사회적 공감을 불러일으키며 재활용에 대한 인식 변화를 더욱 촉진시키고 있다.
* 지난 2021년 11월 8일 독일 MDR 방송은 WWF(세계자연기금)를 인용해 2021년 8월까지 840만t의 코로나 팬데믹에 따른 플라스틱 폐기물이 발생했으며, 이 중 수만 t이 이미 바다로 유입되었을 것이라고 전하면서 코로나19가 플라스틱의 환경오염 문제를 더욱 악화시켰다고 밝힌 바 있다. 유엔환경계획(UNEP)에 따르면, 연간 전 지구상에서 발생하는 플라스틱 폐기물량은 약 3억t에 이른다고 한다.
플라스틱 재활용을 위한 노력은 정부나 EU 차원에서의 목표 상향 조정 등의 노력뿐만 아니라 코카콜라나 스타벅스 등 글로벌 유명 대기업에서 중소기업에 이르는 개별 기업의 자발적으로 노력으로 구체화되고 있으며, 특히 최근 들어 크게 확산하는 추세이다. 또한 그 방법이나 방식에서도 다양한 리사이클링의 의미를 담아 전개되고 있는 양상을 보인다.
EU, 2030년까지 플라스틱병 생산 시 재활용 소재의 비율 30% 목표
독일 경제일간지 한델스블라트(Handelsblatt)가 전문가를 인용 보도한 바에 따르면, 2020년 유럽 내 플라스틱 폐기물 발생량은 총 2,950만t에 달하고, 이 중 재활용량은 1,020만t에 이른다고 한다.
한편, 현재 집계 기준 최신 수치인 2019년 유럽 플라스틱 가공에서의 재활용 플라스틱 사용량은 194만5,000t으로 10% 증가했으나, 신규 플라스틱 사용량에 비하면 여전히 1/10 수준으로 매우 낮다.
이러한 배경하에 EU와 산업계는 재활용 플라스틱(Rezyklat)을 포장재에 활용하고자 하는 야심 찬 계획을 추진하고 있다.
지난 2021년 9월 이래 EU에서는 2030년까지 모든 페트병에 사용되는 재활용 소재의 비율을 25%로, 기타 모든 플라스틱병에 사용되는 재활용 소재의 비율 목표를 30% 이상으로 합의가 이뤄졌다.
EU 환경정책위원 싱케비치우스(Virginijus Sinkevicius)는 플라스틱병 제조 시 30%의 재활용 목표를 전체 부가가치 사슬을 바꿀 잠재력이 있는 ‘게임 체인저’로 보고 있다. 재활용 플라스틱 소재 비율에 대한 구체적인 목표가 곧 다른 포장재에도 적용될 것이라는 점은 의심의 여지가 없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이러한 야심 찬 계획이 현실적인 문제로 실패할 수 있다고 경고한다. 이는 목표에 도달하는 길이 멀 뿐만 아니라 수십억 유로의 비용이 들 수 있고, 보다 많은 플라스틱 폐기물이 필요하다는 것이 그 이유이다.
드레스덴 공대(TU Dresden)의 추산에 따르면, 독일 경제는 재활용 재료의 비중이 1% 증가할 때마다 최소 1억 유로를 투자해야 한다고 한다.
이는 오늘날 추정되는 13%→30%로 점유율을 높이는 데만 최소 17억 유로의 비용이 든다는 것을 의미한다. 독일 및 유럽에서 이름난 헹켈(Henkel), 바이어스도르프(Beiersdorf), 로레알(L’Oréal) 등과 같은 소비재 기업이 그 대부분을 부담해야 하는 실정이다.
기업의 플라스틱 재활용 사용 비중 확산 행보 잇달아
독일 세제 브랜드 프로쉬(Frosch)의 제조기업인 베르너와 메르츠(Werner & Mertz)는 일반인이 원유로 만든 기존의 포장과 구별할 수 없는 100% 재활용 소재로 포장재를 생산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주는 대표 사례로 손꼽힌다.
동 사는 포장에 폐플라스틱을 사용한 선구자로 이 기업은 이미 100% 재활용 재료로 만든 5억5,000만 개 이상의 페트병을 유통에 투입했고, 이미 2015년부터 병 제조 시 재활용 플라스틱만 사용하고 있다.
고품질의 재활용 플라스틱이 부족하기 때문에 동 사는 폐기물 처리기업과 협력을 통해 포장에 노란색 자루를 통해 수거된 플라스틱 사용량을 점점 더 늘리면서 전년도부터 재활용 플라스틱의 절반을 이를 통해 얻고 있다. 이는 그 어느 제조사도 보여주지 못한 성과이다. 이 재활용 플라스틱은 매우 순수하고 무공해 소재로 미국 식품의약청(FDA)에 따르면, 식품과 접촉하는 것도 허용된다고 한다.
이 회사의 대표 슈나이더(Reinhard Schneider)는 다만 문제는 비용이 너무 많이 들고 독일에서 통용되는 플라스틱 포장재 수거용 노란색 자루(Gelber Sack)로 수거된 재활용 플라스틱의 상당 부분이 여전히 소각되기 때문에 단일 종류의 폐플라스틱은 희소하다고 한다.
이를 변경하기 이해서는 분류방식이 개선되어야 하고 처리에 막대한 투자가 이루어져야 한다고 말한다. 더 나아가 슈나이더는 “재활용 플라스틱을 100% 사용하는 것이 표준이 된다면, 단가도 기존 포장 가격 아래로 떨어질 것”이라고 전한다.
이러한 일부 모범 사례를 차치하면, 독일 주요 소비재 브랜드 제품의 재활용 소재 사용 비중은 여전히 낮은 편이다. 2020년 말 세제 브랜드 페르질(Persil)의 제조사이자 독일의 대표적 소비재 기업 헹켈(Henkel)은 사용된 플라스틱의 15%를, 유니레버는 개별 부문에서 최다 20%를 재활용 플라스틱을 사용한 것으로 나타나며, 로레알은 현재 수치를 제공하지 않고 있다. 또 니베아(Nivea) 브랜드로 유명한 독일 소비재 기업 바이어스도르프(Beyersdorf)의 경우에도 현재 기준 최신 집계된 2020년 말 이 회사 포장의 재활용품 비율은 4%에 불과한 수준이다.
그러나 최근 들어 이러한 소비재 대기업도 높은 목표를 설정하는 추세이다. 헹켈(Henkel)의 경우 2025년까지 포장재에 30% 이상의 재활용품을 사용하고자 하며, 유니레버(Unilever)는 25%를 목표로 하고 있고 바이어스도르프는 2025년까지 재활용 플라스틱으로 크림, 샴푸, 데오드란트 용품 포장의 최소 30%를 재활용 플라스틱으로 생산하고자 한다.
화장품 제조사인 로레알(L’Oréal)은 50%까지 목표로 하고 있다. 이 기업들은 2022년에도 지속가능성 차원에서 큰 야망을 갖고 포장에 사용된 플라스틱 폐기물의 비중을 대폭 증가시켜 수만 t에 이르는 CO2를 절감하고자 한다.
재활용 플라스틱 사용 확대를 위한 실천적 과제–재활용 플라스틱 분리수거, 재료 결함 극복 등
한델스블라트는 모든 기업은 재활용 플라스틱이 부족하면 재활용 플라스틱 사용 목표를 달성하기 어렵다는 사실을 깨달아야 한다고 강조한다.
재활용 플라스틱이 부족하기 때문에 기업은 새 플라스틱보다 더 많은 비용을 지불해야 한다. 이러한 이유로 단기간에 큰 변화가 있을 것 같지 않다고 보는 견해가 우세하다.
폐기물 및 순환경제 연구소의 리사이클링 전문가 말레츠(Roman Maletz) 및 산업 협회는 대형 재활용 기업이 이미 연말까지 재활용 소재 판매가 완료됐다고 전한다. 따라서 재활용 플라스틱을 찾는 사람은 배송까지 최대 1년을 기다려야 한다고 한다.
또, 다른 한편으로 플라스틱을 사용하지 않는 것은 일반적으로 해결책으로 볼 수 없다는 의견도 있다. 대안인 종이 포장재와 비교할 때 샤워 젤이나 세제가 새는 것을 확실하게 보호하고 유리와 달리 깨지지 않는 장점이 크기 때문이다. 단. 새 플라스틱은 환경을 오염시킬 수 있다.
한델스블라트에 따르면, 1t을 생산하는 데 2t의 석유가 사용되며 플라스틱이 자연에 반출될 경우 썩는 데 수십 년이 걸린다고 한다. 이는 소비재 제조기업의 이미지를 훼손하고 친환경 실천에 대한 압박으로 작용하게 된다.
이러한 상황 속에서도 소비재 분야 대기업은 오래된 플라스틱의 대규모 사용에 대해 여전히 회의적이다. 가장 큰 이유는 품질 문제이다. 헹켈에서 세제 부문 글로벌 포장 개발을 이끌고 있는 매니저 레오폴트(Thorsten Leopold)는 “재활용 플라스틱 재료는 특성 면에서 새로운 소재만큼 안정적이지 않다”고 말하고, 따라서 재활용품에 재료 결함이 있는지 훨씬 더 집중적으로 확인해야 한다고 한다.
바이어스도르프의 포장 부문 매니저인 멘첼(Norbert Menzel)도 “제품 안전에 대한 우리의 요구사항을 충족하는 고품질 재활용 소재를 찾는 것이 매우 어렵다”고 한다.
멘첼은 재활용 플라스틱은 크림이나 샤워 젤에 이물질이 없고 냄새가 나지 않는 고품질이어야 한다고 한다. 바이어스도르프는 우선 샤워 젤과 샴푸의 포장을 재활용으로 바꿨는데 이는 내용물이 피부에 오래 머물지 않기 때문이며, 이 포장재는 97%가 재활용 플라스틱으로 구성되어 있다고 한다.
그다음 단계로 피부에 흡수되는 바디 로션과 크림인데, 어떠한 위험을 감수하지 않기 위해 재활용 플라스틱 함량을 50%로 시작해 점차 단계적으로 늘리고자 한다. 이는 재활용 산업에 관련된 모든 파트너와 함께 매우 집중적으로 개발해야 하는 작업이라고 전한다.
단일 플라스틱 포장재 사용 vs 디지털 워터마킹*
* 디지털 워터마킹(Digital Watermarking)은 우표 크기의 QR코드의 일종으로 사진이나 동영상 같은 각종 디지털 데이터에 저작권 정보와 같은 비밀 정보를 그림이나 문자로 삽입하여 관리하는 기술을 말한다.
전체 가치사슬을 따라 업계 내에는 점점 더 많은 파트너십이 존재한다. 재활용 기업은 결국 소비재 회사의 요구사항을 충족하기 위해 적응해야 하며 새 기계에 투자하고 분류 프로세스를 최적화해야 한다.
해당 업계 관계자는 많은 유형의 플라스틱은 재활용하기 어려우며, 특히 서로 다른 유형의 플라스틱을 함께 붙여 사용할 때 문제가 된다고 한다. 순환 경제는 플라스틱이 단일 유형일 때 가장 잘 작동한다고 한다.
이것이 업계에서 현재 ‘홀리 그래일(Holy Grail) 2.0’ 프로젝트 하에서 디지털 워터마크를 테스트하고 있는 이유이다. 바이어스도르프와 헹켈을 포함해 130개 이상의 회사가 동참하고 있다. 제조업체는 재활용 회사가 플라스틱의 유형을 읽을 수 있도록 포장에 디지털 워터마크를 제공하고 있다. 이렇게 하면 분류가 더 쉬워지고 재활용품의 양이 늘어난다.
* HolyGrail 2.0은 2016년~2019년 P&G가 기타 소비재 제조기업, 유통기업 및 재활용 기업과 함께 추진 중인 프로젝트이다. 이를 통해 개발된 플라스틱 포장용 ‘디지털 워터마크’는 소비자에게는 보이지 않지만, 분류시스템의 특수 스캐너가 인식할 수 있는 코드로 포장재에 대한 정보를 제공하며, 저장된 정보는 생산에서 재활용에 이르는 전체 가치사슬에 걸쳐 사용될 수 있어 포장재의 전체 수명 주기를 파악할 수 있게 한다. HolyGrail 1.0에 이은 두 번째 단계에서는 선별 효율성, 소비자 참여 및 유통 추적에 대한 테스트가 이뤄지고 있으며, 2022년 9월 프로젝트 결과가 공개될 예정이라고 한다.
현재 추진되는 ‘홀리 그래일(Holy Grail) 2.0’ 프로젝트가 성공적으로 완료되면, 유럽 내에서는 2023년부터 유럽 폐기물 처리를 지속 가능하게 개선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향후 디지털 워터마크는 보다 많은 폐기물을 재활용하는데 유용한 재활용 시스템의 프로토타입으로 정착할 전망이다.
다른 한편으로는 이에 대한 부정적인 시선도 존재한다. 물론 이는 이론상으로는 좋게 보이지만 실제로는 여전히 어려움이 크다. 결국 포장에 표시해야 할 뿐만 아니라 모든 분류시스템도 감지를 위해 개조해야 한다. 이 때문에 지금까지 이러한 프로세스는 소규모 파일럿 테스트에서만 사용되었다.
폐기물 처리기업 알바(Alba)의 베를린 공장 책임자인 쉬비히(Björn Schwich)는 “시스템의 복잡성 정도가 계속해서 증가하고 있다”고 말하고, 분류시스템에는 개별 재료를 분리하기 위한 두 자릿수의 적외선 분리기가 이미 있다고 한다.
쉬비히는 디지털 워터마크와 같은 표시 방법을 ‘만병통치약’으로 간주하지 않는다. 그의 관점에서 목표는 한 번에 한 가지 재료로 포장재를 생산하는 것으로, 그런 다음 기존의 분리 공정을 사용하여 잘 분류할 수 있다고 한다. 즉, 분류기기는 포장재가 어떠하냐에 따라 잘 작동할 수 있다고 하며, 단일 포장재 사용을 선호하는 입장을 내보이고 있다.
공통 표준 개발 및 제품 포장 디자인은 궁극적 도전과제
또 다른 어려움은 제조업체와 딜러가 오랫동안 글로벌 차원에서 생산 또는 유통에 임하고 있으나 폐기물 처리에 대한 범국가적 표준이 없다는 것이다. 유럽 내에서도 국가마다 분류시스템이 다르며, 전 세계적으로는 더욱 그런 상황이다.
로레알의 지속가능성 이사인 바인더(Irene Binder)는 “프랑스에서 재활용할 수 있는 플라스틱 포장재가 반드시 독일에 있어야 하는 것은 아니다”라고 말한다. 이는 특히 글로벌 기업에는 어려운데, 각 국마다 자체 재료로 포장을 개발할 수 없기 때문이다.
그래서 바인더가 말하듯이 가능한 한 많은 국가에서 포장재를 재활용할 수 있도록 “가장 낮은 공통분모를 찾는 것”이 중요할 수 있다.
소비재 그룹도 공동 표준을 개발하기 위해 협력하고 있다. 독일에서는 바이어스도르프, 베르너와 메르츠, 프라운호퍼(Fraunhofe) 연구소의 전문가 간의 협력이 진행 중인데, 재활용품을 사용할 수 있는 조건을 명확히 하는데 도움을 주기 위한 것이다.
EU 규정에 따르면, 제조업체는 안전한 제품만 유통할 수 있다. 그러나 재활용품을 사용할 수 있는 조건을 정확히 정의하고 있지는 않다.
이에 글로벌 제조기업인 미국 프락터 앤 갬블(Procter & Gamble)과 유럽 최대 소매업체인 슈바르츠 그룹(Schwarz Group)은 최근 혁신적인 포장재를 공동 개발하기 위해 제휴를 맺었다.
슈바르츠 그룹은 자회사인 프레제로(Prezero)에서 자체 폐기물 처리 작업을 하고 있기 때문에 전체 가치사슬을 따라 솔루션을 개발할 수 있다. Prezero의 CEO인 키리아키스(Thomas Kyriakis)는 “포장 관리의 핵심은 처음부터 제품 디자인”이라고 말한다.
나중에 쉽게 분리, 분류, 재활용하여 생산 사이클에 다시 넣을 수 있도록 포장을 디자인하려면 어떻게 해야 하느냐에 대한 질문에서 출발하게 되면, 재활용 가능한 재료를 적절하게 분리하지 않아 처리가 안 되는 상황을 방지할 수 있게 된다. 키리아키스는 “최고의 포장재를 사용하면 소비자가 나중에 아무것도 분리할 필요가 없다”고 강조한다.
전망 및 시사점
리사이클링 전문가 말레츠(Maletz)는 미래에 포장 플라스틱의 75% 이상이 재활용될 수 있다고 전한다.
최소한 제조업체가 포장을 적절하게 디자인하고 소비자가 쓰레기를 올바르게 분리하고 재활용 회사가 프로세스를 최적화한다는 조건 하에서이다.
하지만 거기까지 가는 길은 멀고도 험난하다. 이를 이유로 독일 소비재 기업은 정부의 지원을 통해 이러한 프로세스를 가속화할 것을 촉구하고 있다.
원유 가격이 하락할 때마다 현재와 같이 비용상의 이유로 원유에서 더 많은 플라스틱이 만들어지고 재활용품에 대한 수요가 감소함에 따라 가공 기계 활용도가 떨어지고 재활용품 가격이 상승하는 악순환을 방지하자는 취지이다.
이러한 노력 속에 제품 포장 디자인에서 폐플라스틱 재활용에 이르기까지의 제품의 라이프 사이클은 EU 및 독일의 플라스틱 규제와 더불어 플라스틱 소재, 제품 생산 및 유통(특히 식품) 분야에 새로운 변화를 유발하고 있고 그 속도는 점점 가속화될 것으로 예상된다.
국내에서도 화장품 기업을 중심으로 포장재에 사용되는 신규 플라스틱 사용량 감축을 위한 다양한 시도가 이뤄지고 있는 가운데, 국내 기업들도 지속 가능한 순환 경제 실현을 위해 화장품 업계가 공동 추진하는 ‘2030 화장품 플라스틱 이니셔티브’에 동참하는 추세이다.
재활용 플라스틱 사용과 용기 경량화 및 용기 디자인 변경, 판매한 용기의 자체 회수 등을 통한 다양한 시도 속에 탈 플라스틱 행보에 발맞춰 친환경을 실천하는 착한 기업 이미지를 굳히기 위한 노력은 기업의 자발적인 이니셔티브의 일환으로 확산되고 있다.
이에 따라 장기적 관점에서 독일 진출을 희망하는 국내 제조기업은 제품의 품질 외에도 포장재 구성이나 방식 등을 적극 고려해야 하는 상황이다.
특히 EU에서는 제조업체에 대한 플라스틱 포장재 폐기 비용 분담 내용을 포함하고 있으므로 국내의 대 EU 수출기업은 사전에 이와 관련해 거래 공급업체와의 협의 및 조율이 필요*할 것이다. 특히 2022년 1월1일부터 모든 음료수 캔 및 페트병에 25ct의 보증금이 부과되므로 회수 의무화 확대 조치에 따른 기업의 부담이 더욱 커질 전망이다.(KOTRA 해외시장뉴스 ‘2022년 달라지는 정책 및 규정, 미리 알고 대응하자’ 참조 요망)
* 독일 진출에 성공한 한국 음료기업 O사의 경우 독일 수입 업체에서 음료수병 회수(Pfand)를 위한 조치를 별도로 제공해 독일 내 판매가 가능했던 반면에 다른 한 기업의 경우, 독일 수입기업 G사가 한국 음료수 제품에는 관심을 갖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제품 포장재가 회수(Pfand) 처리 부담이 따르는 플라스틱이라는 사유로 유리병 사용을 희망했고, 이 역시 폐기 처리 부담 및 제조기업과의 협상 문제로 수입 거래가 불발된 경우가 있다.
특히 독일 진출을 희망하는 국내 소비재 제조기업은 전반적으로 향후 과다한 포장이나 플라스틱 포장을 지양하고 보다 지속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패키징에도 보다 많은 주의를 기울일 필요가 있으며, 지속 가능한 소재 제품이나 포장 디자인 개발도 좋지만 가능한 경우라면 단일 소재 플라스틱을 적용해 ‘Simple is the Best’(단순한 게 최고)라는 말을 적극 실천에 옮겨 볼 만하다.
이미 독일과 유럽 소비는 환경을 위해 아름다운 포장보다는 심플하고 재활용 가능한 포장을 선호하는 스마트한 소비에 익숙해지고 있기 때문이다.
플라스틱 소재의 재활용률을 지속적으로 개선시키고 재활용 플라스틱의 품질을 개선하는 노력은 플라스틱 가치사슬 속에서 우리 모두가 실행해 나가야 할 과제이다.
그린 경제로의 전환과 성장은 정부, 기업, 소비자 모두가 협업할 때 한층 더 앞당겨질 수 있을 것이다. 이러한 노력 속에 향후 저탄소·친환경 기술 관련 새로운 비즈니스 기회가 도출되기를 기대해본다.
자료: 독일 정부, Handelsblatt, abendblatt.de, MDR, digitalwatermarks.eu,
관계자 인터뷰 및 KOTRA 프랑크푸르트무역관 자료 종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