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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럽 전기차 배터리 공급망에 부는 친환경 열풍

작성자 : 편집부 2022-09-15 | 조회 : 937


- 유럽 전기차 배터리 시장의 강자 ‘노스볼트’
- 노스볼트의 배터리 GVC 동향

자동차 시장의 패러다임 전환, 그리고 신산업 ‘배터리’

2021년 EU는 중장기 기후목표로 ‘Fit for 55’를 발표했다. 이는 2030년까지 EU 온실가스 감축 목표를 기존 40%(’90년 설정 기준)에서 55%로 상향 조정하는 방안으로, 더욱 장기적으로는 2050년 완전한 기후 중립을 달성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해당 법안의 일환으로 EU는 ‘2035년 하이브리드 자동차 포함, 모든 내연기관 신차 판매 금지’ 조치를 내렸으며, 이는 기후 문제에 대한 유럽의 단호한 결정으로 모든 EU 국가의 산업에 큰 영향을 끼치고 있다.

스웨덴은 인구 규모는 비교적 작은 편이지만 볼보, 스카니아 등 여러 중공업 및 자동차 산업이 안정적으로 자리 잡고 있는 유럽의 대표적인 제조업 강국이다. 따라서 유럽의 강력한 환경 정책에 가장 기민하게 반응하고 있으며, 특히 스웨덴 자동차 산업의 패러다임은 가장 눈에 띄는 변화를 보이고 있다.

스웨덴의 대표적인 자동차 업체인 볼보 승용차는 배터리 전기차(BEV) 생산목표를 2025년 50%, 2030년 100%로 설정했으며, 볼보그룹의 중형트럭·버스 생산 부문 역시 EU의 결정에 따라 2035년 휘발유 및 디젤 버스, 트럭 생산을 중단할 계획이다. 

이러한 추세에 따라 스웨덴 자동차 시장에서 전기차로의 이행이 급격히 진행되는 것을 볼 수 있다. 스웨덴 자동차협회에서 발간한 통계에 따르면, 2022년 상반기 신규 등록 차량 중 전기차가 차지하는 비율은 50% 이상으로, 작년 동기간보다 월등히 증가한 수치이다.

전기자동차에 대한 수요가 빠르게 증가하면서 전기차의 핵심이 되는 배터리 공급은 자동차 업계에서 매우 중요한 화두가 됐다. 세계경제포럼에 따르면, 배터리에 대한 글로벌 수요는 2030년까지 14배 증가할 것으로 예상되며, 특히 전기차 시장에서의 수요가 크게 증가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전기차로의 전환이 가장 빠르게 이뤄지는 유럽에서 배터리 제조업은 현재 가장 주목받는 신산업이 됐으며, 스웨덴에서도 2016년 배터리 제조사 ‘노스볼트(NORTHVOLT)’가 설립돼 스웨덴뿐 아니라 유럽 전기차 배터리 분야의 리더로 주목받고 있다.

노스볼트가 이끄는 친환경 배터리 산업

EU의 강력한 환경 정책에 힘입어 테슬라를 비롯, 세계 유수의 배터리 생산 기업이 경쟁적으로 유럽에 공장을 열고 있으며, 그 수는 점차 늘어나는 추세다.

그러나 폭발하는 배터리 수요와 함께 최근 업계에서 주목하는 점은 지속 가능한 배터리 생산이다. 이에 따라 스웨덴의 노스볼트사는 세계에서 가장 친환경적인 배터리를 만드는 것을 목표로 해 이를 달성하기 위한 기술적 효율화에 많은 투자를 하고 있다.

스웨덴 북부 셀레프테오에 위치한 노스볼트의 첫 번째 기가팩토리인 Northvolt Ett은 2021년 12월 첫 가동을 시작한 신규 생산시설로 50만㎡의 부지에서 연간 16GWh 규모의 배터리를 생산하고 있다. 이곳은 2022년 내 생산 용량을 60GWh까지 확대할 예정이며, 100% 청정에너지로 가동돼 세계에서 가장 탄소 발자국이 낮은 전지를 생산하기 위한 바탕이 될 계획이다.

REVOLT: 노스볼트의 배터리 재활용 프로그램

화석연료에 대한 의존도가 낮아질수록 배터리를 생산하기 위한 각종 금속에 대한 의존은 높아질 수밖에 없다. 노스볼트사는 1회성 소비로 끝나는 화석연료와는 달리 금속은 올바른 방법으로 회수되기만 한다면 재활용이 가능하다는 점에 주목했다. 배터리 부품의 재활용 시스템을 구축하는 것은 ‘리볼트(REVOLT)’라는 이름으로 노스볼트의 핵심사업이 됐다.

스웨덴 베스테로스에 위치한 Northvolt Lab에서는 2021년 100% 재활용된 니켈, 망간, 코발트를 사용해 배터리에 쓰이는 음극 소재를 첫 생산해 재활용 금속이 신규 채굴된 금속과 동등한 성능을 낼 수 있음을 입증하기도 했다.

노스볼트에서는 지속 가능한 배터리 생산을 위해 ‘노스볼트 루프(Northvolt Loop)’라는 모델을 도입했다. 배터리 셀의 제조 및 운송 과정에서 친환경 에너지를 사용하며, 사용된 배터리를 회수해 재활용하는 체계이다. 장기적으로는 금속을 신규 채굴해 제련하는 과정을 없애고 전면 재활용함으로써 루프를 완전히 닫은 순환 체계를 확립하는 것이 노스볼트의 청사진이다.

이러한 청사진을 현실화하기 위해 노스볼트는 노르웨이 하이드로(Hydro)사와 합작회사인 ‘하이드로볼트(Hydrovolt)’를 설립했다. 

하이드로볼트는 2021년 노르웨이 프레드릭스타드에 유럽에서 가장 큰 규모의 배터리 재활용 공장을 세우고, 2022년부터 상용화된 재활용 공정을 시작했다. 노르웨이는 유럽에서도 전기차 증가율이 매우 빠른 국가로 수명이 다한 배터리를 공급받기 이상적인 환경을 갖추고 있다는 점이 주요 입지 요인이었다.

하이드로볼트는 노르웨이 전역의 수력발전 시설 등을 통해 청정에너지를 공급받는 친환경 배터리 재활용 시스템을 갖추고 있으며, 현재 최소한의 CO₂ 발자국으로 연간 약 1만2,000톤의 배터리 팩을 처리하고 있다. 하이드로볼트의 장기 목표는 2030년까지 연간 배터리 팩의 재활용을 30만 톤까지 확장하는 것이다. 

노스볼트는 2030년까지 최소 150GWh의 셀 제조 능력을 갖추고, 신규 셀에 재활용 부품이 최소 50% 들어갈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이를 위해 재활용 및 친환경 에너지 적용 기술은 필수적인 요소가 될 것이다.

시사점

노스볼트는 모든 과정에서 친환경 방식으로 제조되는 배터리를 만들기 위해 세계 각국과 협력하고 있다. 최근에는 포르투갈 Galp사와 협업해 포르투갈 Setubal에 수산화리튬 전환 시설을 설립 중이다. 

2025년 운영이 시작되는 이 시설은 유럽 내 리튬이온 배터리 밸류체인을 개발하고자 하는 목적으로 연간 2만8,000~3만5,000톤 배터리 급의 수산화리튬을 처리하게 될 것이다.

한국과의 협업도 크게 증가하고 있어서 현재 양산 장비, 소재, 부품 부문에서의 우리 기업의 진출이 활발하게 진행되고 있다. 노스볼트는 앞으로 신규 기가팩토리 설립, 기존 시설 확장 등 적극적인 사업 확장을 계획하고 있으므로, 앞으로 우리 기업과의 협력 기회도 증가할 것으로 보인다.

노스볼트의 공급망 관리를 담당하는 알렉산더 스트라이프 부사장은 KOTRA 스톡홀름무역관과의 인터뷰를 통해 스웨덴이 향후 배터리 생산의 중심지가 될 수밖에 없는 이유에 대해 언급했다. 스트라이프 부사장에 따르면, EU는 2024년부터 본격적으로 배터리 생산과정에서 발생하는 탄소 발자국에 대한 규제를 시행할 예정이다. 

따라서 EU에서 생산되거나 EU로 수입되는 배터리는 무조건 제조 및 운송 과정에서의 탄소 발자국을 줄여야만 EU 시장에 접근할 수 있을 것이다. 따라서 지금까지 일반적인 제조업에서는 인건비와 지리적 조건을 고려해 공장부지를 정했으나, 배터리 제조공장 부지 선정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친환경 에너지에 대한 접근성이 될 것이다.

스트라이프 부사장은 스웨덴을 비롯한 노르딕 국가들은 타 유럽 지역에 비해 풍력, 수력 등 친환경 에너지 사용 비중이 높으며, 이에 따라 적은 탄소 발자국과 낮은 전력 비용을 모두 잡을 수 있다는 점에서 배터리 제조업에 최적의 조건을 갖추고 있다는 점을 강조했다. 노스볼트 역시 이러한 이유로 스웨덴을 시작점으로 삼았고, 끊임없는 혁신을 통해 전기차 배터리 시장의 확실한 리더로 성장해 나가고 있다.

자료: Northvolt(공급망 관리 담당 부사장 인터뷰 포함), Mobility Sweden, 
CIC energiGUNE, Nanalyze, 세계경제포럼, KOTRA 스톡홀름무역관 의견 종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