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책과 동향
브라질과 중국의 비교
브라질과 중국의 비교
- ‘전통’, ‘개혁’, ‘주변국’ 등으로 구축된 국가체계의 차이가 양국 성과 차이의 원인
브라질과 중국은 각 대륙을 대표하는 대국이지만, 브라질에 비해 중국은 더 빠른 성장으로 세계 2위 경제대국으로 자리매김하였다. 공산당 체계에서의 경제정책 요인보다 각 나라의 ‘전통’, ‘개혁’, ‘주변국’ 등으로 구축된 국가체계의 차이가 오늘날 브라질과 중국에 다른 성과를 가져온 원인이라고 할 수 있다.
브라질에 비해 더 빠른 성장으로 세계 2위의 경제대국으로 부상한 중국
중국의 1인당 GDP는 2015년 기준 7,925달러를 달성해 브라질의 93%까지 따라잡았다.
브라질은 아직도 농업, 광물 등이 주력산업이지만 중국은 제조업, ICT 분야에서 경쟁력 있는 기업이 많아졌다.
양국의 교류를 비교할 때, 중국의 브라질 진출이 브라질의 중국 진출보다 활발하다. 중국에 사는 브라질인은 2014년 기준으로 1만6,000명이며, 브라질은 중국에 2001~2012년 사이 4,500만 달러를 투자했다. 진출형태는 지사가 40%로 가장 많으며, 생산법인은 14%를 차지하고 있다.
브라질에 사는 중국인은 25만 명이며, 중국의 브라질 투자는 2016년 1~8월의 M&A 기준으로 106억 달러에 달한다. 금융, 에너지, 수력, 광산, 항공사 등 광범위하게 투자했으며, 이미 4대 국영은행인 중국은행, 중국공상은행, 중국농업은행, 중국건설은행이 브라질에 진출했다.
중국의 성장에 따라 브라질의 중국에 대한 인식도 바뀌어 왔다.
90년대까지만 해도 ‘Loja R$1.99’ 등에서 파는 저가 소비재 때문에 브라질에서 중국의 이미지는 ‘싸구려 소비재 생산국’이었으나, 2001년 중국이 WTO에 가입한 이후 양질의 중국산 소형 기계장비 등이 브라질에 수입되면서, 중국에 대한 인식이 변화하기 시작했다. 현재 중국은 브라질의 최대 수출 대상국이고, 브라질은 중국 투자를 유치하기 위해 많은 공을 들이고 있다.
하지만 자원 면에서 브라질은 중국보다 풍부한 나라다.
국토 면적이 세계 5위인 브라질은 다양한 광물자원이 매장돼 있고 곡물, 채소, 과일 등이 풍부하게 재배되지만, 중국은 세계 4위의 국토면적에도 불구하고 국토의 27.5%가 사막화됐고, 1인당 자원 보유량은 세계 평균 미만의 수준이다.
브라질의 전문가들이 언급한 중국이 브라질보다 성공한 이유는 다음과 같다.
· 중국은 공산당 체제 하에서 1953년부터 지금까지 13차례의 5개년 경제개발계획을 통해 중공업, 석유, 화학 등 기간산업을 일관성 있게 추진했다. 브라질은 70년대 2차례의 경제개발계획을 추진해 산업기반은 마련했으나, 정권교체에 따른 잦은 정책변동으로 더 높은 부가가치를 창출하지 못했다.
· 1979년 덩샤오핑의 개혁개방 정책을 통해 외국인 투자유치를 강화하면서 중국은 경제의 고속성장을 창출했으나, 브라질은 외국인 투자기업이 주로 단순 노동자를 채용하면서 고급인재 육성에 어려움을 겪었다.
· 중국은 국유기업을 조정하고 민영기업 활성화로 기업의 자율성을 보장했지만, 브라질은 소수의 기업들이 시장을 독과점하고 많은 세금부담으로 신규 창업과 기업운영이 어렵다.
‘전통’, ‘개혁’ 및 ‘주변국’ 등으로 구축된 국가체계의 차이
① 중국에 비해 역사와 전통이 짧은 브라질
· 500년 전 포르투갈이 발견해 1500년부터 역사가 시작됐고, 1808년 포르투갈 왕가가 브라질에 이주하면서 국가체계를 본격 갖추기 시작한 브라질에 비해 중국은 5000년의 긴 역사가 있다.
중국은 18세기까지 세계 강대국이었으며, 1820년에는 전 세계 GDP의 1/3을 차지했다. 중국의 3대 발명품인 화약, 나침반, 종이인쇄술은 유럽이 암흑기에서 빠져나오는데 기여했고, 서구는 중국에서 비단, 양념류 등을 구입하기 위한 대금을 마련하기 위해 금, 은을 찾아 신대륙으로 가게 되었다.
브라질은 유럽의 약체국가로 평가받는 포르투갈로부터 법률, 제도, 대학, 은행, 조선소 등의 체계가 이식됐고, 1930년부터 산업화를 시작하였다. 중국의 산업화는 1949년부터였지만 이미 기원전에 만들어진 공자, 맹자와 같은 사상체계와 수공업과 상업의 오랜 전통이 제조업을 빠르게 성장시키는 기반이 되었다.
② 경제개혁에서 비롯된 부의 불균형이 심한 브라질
브라질은 1822년 포르투갈에서의 독립했고, 1889년 왕정에서 공화정으로의 전환한 후 1964년 시작된 군사정권을 거쳐 1985년 민주화되었다. 권력구조의 변화에도 불구하고 토지·연금·세무 등의 경제개혁은 없었으며, 지금도 브라질의 상위 3%가 전체 농지의 2/3를 갖고 있다.
중국은 진시황 이후부터 분열과 통합의 역사가 반복됐으며, 이 과정에서 부의 재분배 등 개혁이 뒤따랐다. 근대에도 1949년 중화인민공화국이 수립되면서 1952년 모택동은 토지개혁을 실시했고, 1978년 등소평의 개혁, 개방 정책을 통해서 사회주의 시장경제로 전환되었다. 2001년 WTO 가입 등으로 대도약의 발판을 확보했으며, 중앙집권적인 행정체계가 국가운영의 플랫폼이 되었다.
③ 경쟁력 있는 주변국이 부재한 브라질
브라질은 역사상 두 번의 전쟁을 치렀는데, 첫 번째는 1825년부터 1828년까지 아르헨티나와의 전쟁이고, 두 번째는 1864년부터 1870년까지 브라질·아르헨티나·우루과이의 3개 연합국이 파라과이 한 나라를 상대로 싸운 전쟁이다.
브라질의 주변 10개국에서 브라질의 1/3 규모인 아르헨티나가 브라질의 유일한 경쟁국이다. 경제적으로도 주변국들은 브라질한테 도움 받을 일은 있어도 브라질이 그들한테 덕을 볼 일은 없다.
중국은 근대에도 청나라가 1842년 아편전쟁에 패배하고 1949년 중화인민공화국이 수립될 때까지 영국, 미국, 프랑스, 독일, 러시아, 이탈리아, 일본, 오스트리아, 네덜란드 등 열강의 각축장이 되는 등 전쟁이 많았다. 2차 대전 후에도 소련과의 경쟁, 일본, 한국, 홍콩, 대만, 싱가포르의 경제적인 성공 등으로 끊임없이 자극을 받아왔다. 중국은 성공한 주변국의 경제개발모델을 참고하고 이들로부터 자본과 기술도 얻을 수 있었다.
각 대륙을 대표하는 브라질과 중국의 경제는 아직 발전과정에 있으며, 상대적으로 덜 주목받는 브라질에 대해서도 이해가 필요하다.
브라질과 중국을 비교할 때 ‘전통’, ‘개혁’, ‘주변국’의 3가지 요인을 통해 기본적인 국가체계의 차이를 이해하는 것도 필요하다.
주변 나라를 배려하는 남미 맏형으로서 브라질 시장에서 주목해볼 수 있는 것은 ‘다양성’ 및 ‘창의성’이다. 브라질 상업용, 주거용 건물의 모양은 각양각색이며 각 주마다 다른 인종, 문화로 인해 다양한 특징을 뚜렷하게 보인다. 광고, 미술에서 파격이 많으며, 지난 리우 올림픽 개막행서에서는 빈민촌 파벨라를 예술로 승화시킨 창의성을 보여주었다.
다양성과 창의성이 중요시되는 차세대 산업에서 브라질을 주목해볼 수 있으며, 브라질 진출을 고려하는 우리기업들은 브라질의 지역적, 문화적 특성을 숙지하고 이에 맞는 전략을 수립할 필요가 있다.
자료 : USP 상대 교수, 중국 상공회의소 직접 인터뷰 및 KOTRA 상파울루무역관 자료 종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