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과인물
중고 사출기와 부품 수출 및 제품 제조 수입 등 다재다능한 ㈜지앤비테크
- “남들이 발견하지 못하는 곳에서 돈 버는 기술이 탁월하다”
사출성형기 영업 및 수출 업무를 시작으로 사출기와 인연을 맺게 되면서 수출입 통관부터 대형 물류, 자금 흐름, 제3국 간 거래 등을 통해 중고 사출기의 수출과 해외에서 직접 제품을 제조, 수입하고 있는 ㈜지앤비테크. 단순히 중고 사출기를 취급하는 것이 아니라 고객사들의 가려운 부분을 정확히 파악해 솔루션을 제공함과 더불어 구상무역을 통해 국내 시장에서 필요로 하는 제품을 수입, 공급하는 일까지, 남들이 생각하지 못하고, 접근하지 못하는 부분에서 매출을 일으키는 혜안을 가지고 있는 최규중 대표를 만나 지앤비테크의 현재와 미래의 이야기를 들어보았다.
㈜지앤비테크의 최규중 대표이사는 LG전선㈜(현 LS엠트론)에 경력사원으로 입사, 사출기 해외 영업을 담당함으로 사출성형기와 인연을 맺었다. 입사 후 해외 영업을 담당하다가 해외서비스 팀장으로 근무하는 5년여간 LG에서 배운 것이 많았다고 밝히는 최규중 대표는 그 시절 기계 해외 영업 지역 전문가 양성 프로그램을 통해 인도, 베트남이 주 담당 지역으로, 이후 인도는 120회를 다녀왔으며, 또한 해외서비스 담당 시에는 16개국의 기계 A/S를 관리했었단다.
최 대표는 그렇게 LG전선에서 사출기의 해외업무와 인연을 맺고 생활하다가 IMF 시기에 퇴사하면서 2000년도 35세 나이에 ㈜지앤비테크를 설립했다.
“LG전선 시절 1년 만에 대리를 달고, 2년이 안 되어 팀장으로 특별 승진을 했지만, IMF를 맞이하면서 제일 먼저 퇴사하겠다고 결정했다. 그만큼 자신감도 있었고, 또 미국으로 기술이민 가려는 목표가 있어서 제대로 준비하고 싶었다”라며, “결국 2000년에 ㈜지앤비테크를 설립해 24년 동안 부도 한번 맞지 않았고, 2016년에 중고 사출기 시장에 진입해 올해로 8년 차를 맞이하면서 중고 사출기 업계에서 Top 순위에 자리를 잡았다”라고 이야기를 전했다.
더불어 “당시 기계를 많이 팔 수 있었던 이유는 고객에게 ‘LG 사출기를 구매하면 내가 LG를 떠나든 영업직을 그만두더라도 평생 당신 곁에서 끝까지 책임지겠다’라고 약속을 했다. 그래서 지앤비테크를 창업하고 2016년 중고 사출기를 취급하면서도 고객과의 약속을 위해 부품 공급과 철저한 사후관리를 하는 것이다”라고 덧붙였다.
지앤비테크의 최규중 대표는 해외업무에 대한 노하우를 갖고 있었기에 중고 사출기뿐만 아니라 공작기계 등을 유럽 현지인을 고용하고 있는 스페인을 비롯해 인도 2곳, 파키스탄 1곳, 이란 1곳 등의 현지 협력사들을 베이스로 수출을 많이 해왔다. 현재 매출 규모 중 수출이 차지하는 비중이 60%인데, 앞으로 수출 비중이 더욱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지앤비테크를 설립 후 최 대표는 전문영역을 살려 특수 해외 프로젝트 지정점 업무를 통해 해외 진출업체의 화재 사고 처리, 운송사고 처리, 서비스 부품 공급 등을 진행해왔다. 최 대표는 해외 프로젝트 진행이 ‘전문’이라고 밝힌다.
”LG전선 해외 영업, 해외서비스 팀장으로서 근무할 당시, 회사에 일찍 출근해서 업무에 필요한 분야별로 전문교육을 받는 시간을 가질 수 있었다. 처음에는 은행 전문가가 와서 L/C, 계약에 관한 교육을 시작으로, 관세사가 와서 통관 관련 업무를, 물류 전문가가 와서 국내, 해외 운송 업무를, 그리고 사내의 서비스 팀장이, 제조 팀장이, 부품 팀장이, 해외업무 팀장들이 돌아가며 전문교육을 실시해 전반적인 업무 전체를 모두 배울 수 있었다. 이렇게 총 3개월 동안 배운 걸 지금 30년째 써먹고 있다”라고 전한다.
2016년 중고 사출기 시장에 진입
“8년 전 지인 한 분이 최 대표는 기계, 서비스, 영업, 물류, 시장, 설치, 시운전, 부품 공급, 응용 능력 등 전체를 통합적으로 잘 관리할 수 있는 사람이라며, 중고시장 진입을 추천했다. 지금에 와서 생각해보니 내가 있을 곳이 이곳이고, 이 일이 내 천직이라는 생각이 든다”라며, “사실 중고시장 진입은 중고 사출기 수출을 지원하는 차원에서 시작했다. 전 세계 16개 국가와 거래했던 경험도 있고, 또 그동안 남들이 하지 않는 국가와 시장, 미지의 시장 개척을 주로 해왔기 때문에 자신 있었다”라고 강조한다.
지앤비테크는 지난 8년간 엔겔 사출기를 제일 많이 팔았다. 엔겔 중고 사출기 750여 대를 판매해 연간 100여 대를 판매한 꼴이다. 특히 인도 시장으로 70%, 유럽 국가 30% 등 전량 해외로 판매했고, 중국에서 나온 중고 기계를 독일, 스페인으로 판매하는 제3국 거래도 하고 있다. 더불어 국내 중고 사출기뿐만 아니라 일제 중고 사출기도 중동, 아프리카, 서남아시아 지역으로 수출을 많이 했다.
“나에겐 장사꾼 DNA가 있는 것 같다. 특히 외국인을 대상으로 하는 해외 장사꾼 피가 흐르는 듯하다. 영업만 잘한다고, 또 영어만 잘해서 되는 것이 아니다. LG전선 시절 많은 것을 배울 수 있었고, 이를 바탕으로 그동안 현장에서 터득한 응용 능력과 순발력 등 노하우가 쌓였다. ‘영업은 종합예술이다’”
세상은 넓고, 시장은 많다
지앤비테크의 사업은 3가지로 크게 나누어 살펴볼 수 있다.
그 첫 번째가 금융을 일으켜 주는 일이다. 즉, 기계 설비나 장비를 구매하고자 하는 기업들에게 기업자금을 지원해주는 일이다. 중고 기계를 파는 것은 누구나 할 수 있다. 하지만 고객의 상황에 따라 구매자금 등을 지원해주는 것이 중요하다. 지앤비테크는 한국에너지공단의 에너지절약전문기업(ESCO) 지원과 더불어 한전, LG 헬로비전, KT ENG 등의 에너지기업자금 지원, 그리고 은행, 신보 등 금융권에서 대출이 어려운 업체의 경우 서울보증보험 대금 지급이행보험 증권(SGI)을 통해 일종의 할부계약으로 5년 동안 분할 상환하는 등의 기업 지원 금융을 일으켜 줬다.
더불어 최 대표는 “그동안 한눈 안 팔고 열심히 일해 온 덕분에 지앤비테크의 이미지가 아주 좋아 큰돈이 필요할 때 자금을 지원해주는 협력사들이 생겼다. 사출기 이외에 중고 공작기계도 취급하고 있는데, 고등학교에 있는 교육용 기계 설비를 한꺼번에 교체 시에 중고 기계를 모두 구매해서 수출하고 있다. 이럴 때 자금을 융통하는데 도움을 받고 있다”라고 덧붙였다.
두 번째는 물량이 많고 부피가 작으며, 퀄리티에 큰 문제가 없고 가격적인 부분이 중요한 제품을 직접 해외에서 제조해 국내에 수입하는 일이다.
예전에는 중국에서 제품을 생산, 한국으로 수입을 많이 했으나, 중국의 생산단가 상승 등으로 이것이 어려워졌다. 이에 지앤비테크에서는 건축자재인 고임목을 중동(이란)에 있는 협력사의 현지 공장에서 생산, 수입하고 있다.
이란의 경우, 전기세가 우리나라 1/10로 저렴하고, 인건비가 월 20만 원 수준이며, 석유가 생산되어 유화 제품 가격이 저렴하고, 수입 시 컨테이너 운송 가격이 상당히 저렴하다는 장점이 있다. 다만, 이란이 경제 제재 때문에 자금 이동이 어렵다. 이에 지앤비테크는 제품 수입 대금을 중고 사출성형기로 대신 지급하는 물물교환식의 구상무역(compensation trade) 방식으로 물건값을 지급하고 있다.
최규중 대표는 “이러한 방식으로 지앤비테크는 예전에 산업용 랩(스트레칭 필름)을 수입해서 공급했었다. 하지만 산업용 랩 국내 시장을 선점하고 있는 업체가 패밀리 기업이어서 그 회사 대표가 ‘랩 시장에서 경쟁하지 말고, 우리 회사에 있는 15가지 종류의 PP 로프를 생산할 수 있는 로프 기계를 중고로 팔아 달라’고 제안을 해왔다. 그래서 계약금을 치르고, 나머지 잔금은 로프 기계를 이란으로 수출하여 직접 로프를 생산해서 제품으로 공급하는 것으로 계약을 맺었다”라며, “대한민국에서 제일 저렴한 로프를 이란에서 생산해 공급하는 대신, 패밀리 기업에서 전량 소화할 것을 조건으로 계약했고, 현재 로프 가공 기계가 이란에 도착했다. 이제 로프를 생산, 내년도에는 로프, 네트를 국내에서 제일 저렴한 가격으로 공급할 예정이다”라고 전했다.
지앤비테크는 이처럼 고임목, 로프 등처럼 물량이 많고 부피가 작으며, 퀄리티에 큰 문제 없고 가격 측면이 중요한 제품을 우리의 유휴 설비를 수출, 외국에서 생산해서 국내 시장에 저렴하게 공급하는 아이템을 지속해서 늘려 나갈 방침이다.
세 번째는 올해 열심히 준비하고 있는 신규 사업으로, ‘자원 재순환 사업’이다. 쉽게, 중고 사출기를 그냥 판매할 수도 있지만, 중고 사출기의 각 부품을 분리 해체하여 부품으로 따로 판매하고, 나머지 부분만을 고철로 넘기는 사업이다.
최규중 대표는 “최근에 중고 진화기계 사출기를 구매했다. 사출기에 장착된 컨트롤러가 바버콜만(Barber-Colman) 제품으로, 현재 생산이 중단된 제품으로 부품이 없다. 예를 들어 바버콜만 컨트롤러가 장착된 중고 사출기를 350만 원에 구입했다면, 컨트롤러 CPU 부품은 300만 원에도 구매하지 못하는 걸 우리가 200만 원에 팔고, 나머지 형체력 160톤급 사출기에서 나오는 고철 7톤을 정도를 고철 집에 kg당 300원에 팔면 210만 원 정도 나온다. 그렇다면, 350만 원의 중고 사출기 구매자금에서 컨트롤러를 따로 200만 원에 팔고, 나머지를 고철값으로 210만 원을 받아도 60만 원이 세이브된다”라며, “이처럼 중고 사출기를 고철로 몽땅 파는 것이 아니라 전동기, 유압 부품, 주물, 비철금속, 유압호스, Q.D.C, 전선 등을 별도로 분리 작업해서 모두 수출하고 나머지 분리 못 하는 것은 고철 집으로 넘기는 사업을 2025년부터 시작할 계획이다. 이를 위해 현 사무실 앞 800평 부지를 모두 비워서 중고 사출기 분리 작업 공간으로 활용할 계획이다”라고 밝혔다.
지앤비테크는 단순한 중고상은 아니다. 물론 중고 기계를 취급하지만, 제품 제조, 수입, 수출, 금융지원 컨설팅까지 원스톱 서비스가 가능한 기업이다.
전 세계에 광범위한 시장을 가지고 있는 ㈜지앤비테크가 2025년도부터 새롭게 시작하는 ‘자원 재순환 사업’에 많은 관심과 기대를 가져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