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술과 솔루션
화학(연), 실온에서 스스로 상처 치유하는 세상에서 가장 튼튼한 스마트 고탄성 소재 개발, 실용화 성큼
작성자 : 이용우
2018-01-12 |
조회 : 2984
현존 세계최고 기계적 강도보다 2배 향상된 상온 자가 치유 투명 엘라스토머 고분자 원천기술
한국화학연구원(원장 직무대행 정순용 이하 화학(연) www.krict.re.kr)은 실온에서 자가 치유기능을 가지는 고분자의 강도가 기존 세계최고대비 2배 수준*으로 획기적으로 향상된 엘라스토머** 신소재 원천기술을 개발했다.
* 현존 세계 최고 물성(Toughness) : 13MJ/m3(스페인, CIDEC 연구소) / 화학연구원 보유 소재의 물성(Toughness) : 27MJ/m3
** 엘라스토머 : 외력을 가하여 잡아당기면 늘어나고, 외력을 제거하면 본래의 길이로 돌아가는 성질을 지닌 고분자(고분자란, 같은 종류의 분재개체가 반복적으로 많은 수가 연결되어 이루어진 크기가 큰 분자를 말한다.)
자가 치유능력은 영화 캐릭터 “터미네이터 T-1000”이나 “더 울버린”에서 나오는 것처럼 스스로 외부의 상처를 회복하는 능력이다. 신소재 분야에서는 스크래치나 절단과 같은 외부 스트레스가 발생해도 시간이 지나면 스스로 원래 상태로 돌아오는 고분자 소재들이 많은 주목을 받고 있다.
화학(연) 융합화학연구본부 바이오화학연구센터 황성연, 박제영, 오동엽 박사 공동연구팀은 상온 자가 치유기능을 가지는 황(Sulfur) 화합물과 주변의 고분자 화학구조를 설계하여, 실온에서의 자가 치유 효율과 기계적 강도가 모두 높은 투명 엘라스토머 신소재를 개발했다.
▲ 왼쪽부터 박제영 박사, 황성연 박사, 오동엽 박사
연구결과는 재료화학 분야 최고 권위지 “어드밴스드 머티리얼스(Advanced Materials)*” 2018년 첫 번째 간행물 전면 표지논문**으로 게재되었다.
* 어드밴스드 머티리얼스 (Advanced Materials) : 유럽에서 발간하는 재료화학분야에서 가장 권위있는 학술지 (2017년도 피인용지 수 : 19.791)
** 전면 표지논문 : 매회 발간되는 간행물의 전면을 장식하는 대표 논문 / 논문 제목 : Superior Toughness and Fast Self-healing at Room Temperature Engineered by Transparent Elastomers / 연구내용의 혁신성과 중요성을 인정받아 비디오 초록(Video Abstract)에 별도로 소개됨
▲ 재료화학 분야 최고 권위지 어드밴스드 머티리얼스(Advanced Materials) 誌의 2018년 첫 번째 간행물 전면 표지논문으로 선정(Advanced Materials, 30, 2018, DOI : 10.1002/adma.201705145)
교신저자 : 황성연 선임연구원, 박제영 선임연구원, 오동엽 선임연구원 / 1저자 : 김선미 연구원
자가 치유 소재가 스마트 보호필름* 등으로 상용화되기 위해서는 20~30도의 실온에서 자가 치유기능을 발현해야 한다. 그런데 기존 소재는 고분자의 움직임이 자유로워 자가 치유기능은 있는 반면, 기계적 강도가 약해 상용화가 어려웠다. 이에 실온에서의 자가 치유기능과 기계적 강도를 동시에 만족하는 신소재 개발이 전 세계 연구진에 의해 경쟁적으로 이루어지고 있다.
* 실온에서 자동차 도장 및 스마트폰 액정 등의 제품 보호기능 뿐만 아니라, 스크래치 손상 후에도 스스로 회복하는 기능을 가지는 스마트 소재. 본 소재를 사용하면 제품 사용기간을 획기적으로 늘릴 수 있다.
화학(연) 황성연, 박제영, 오동엽 박사 공동연구팀은 기존 연구와 다른 방식으로, 강도가 높은 소재에 자가 치유기능을 부여하는 연구에 주목하여 자가 치유기능과 기계적 강도 두 가지를 모두 충족시켰다.
▲ 화학(연) 연구그룹의 아이디어를 적용한 엘라스토머 소재 연구의 요약
연구팀은 기존 상업화 소재인 열가소성* 폴리우레탄 기본 골격에 황(Sulfur) 화합물을 설계해 실온에서 복분해 반응**이 잘 이루어질 수 있도록 했다.
또한 화합물 구조 내의 단단한 부분(하드 세그먼트)의 밀집도를 낮추고 링-플립*** 현상이 일어나는 물질을 적용하여 자가 치유기능이 우수할 수 있도록 고분자 구조를 설계하였다. 이러한 방법으로 고분자 물질의 확산속도를 높이고 반응을 촉진하여 기존 소재의 기계적 강도를 2배 경신하는 신소재 원천기술을 개발했다.
* 열을 가하면 부드럽게 되어 다른 모양으로 바꿀 수 있는 성질
** 복분해 반응 : 두 종류의 화합물이 그 성분을 교환하여, 새로운 두 종류의 화합물을 만드는 반응 (AB + CD -> AD + BC 로 표현됨)
*** 링-플립 : 고리모양의 포화탄화수소를 기본구조로 갖는 탄화수소화합물이 상온에서
의자모양 형태와 보트모양 형태로 번갈아 바뀌면서 입체구조가 변화하는 반응. 이 링-플립 반응은 고분자의 확산속도를 높이는 역할을 한다. / (하드 세그먼트 : 고무줄처럼 탄성이 있는 열가소성 엘라스토머 소재에서, 유연한 부분이 아닌 중심이 될 수 있도록 딱딱하게 고정해주는 부분. 수소결합에 의해 결정성을 가지는 경직부 분절로 소재의 기계적 단단함에 영향을 미치는 데 영향을 준다.) 본 연구에서는 하드 세그먼트의 물리적 구조의 밀집도를 낮춰 지환족 고리(일직선의 고분자가 동그랗게 고리로 만들어진 것)의 링-플립을 유도했다.
▲ 화학(연) 연구그룹의 아이디어를 적용한 엘라스토머 소재는 상온에서 스크래치가 100% 회복되었고, 절단 및 재접합 후에도 기계적 강도를 2시간 이내에 80%, 6시간 이내에 완전히 회복하였다.
- 관련 동영상 링크 (스크래치 회복 시험)
- 관련 동영상 링크 (기계적 강도 회복, 5 킬로 하중 시험)
개발한 신소재는 절단 및 재접합 후 실온에서 2시간 만에 원래의 기계적 강도를 80% 이상 회복하였고, 6시간 후에는 완전히 회복하여 5kg의 아령을 들 수 있을 정도로 높은 기계적 강도를 보였다. 박제영 박사는 “기존에 많이 알려진 열가소성 폴리우레탄의 화학구조에서 고분자 구조 설계를 우리가 생각하는 방향으로 새롭게 디자인하여, 상온 자가 치유기능을 부여했다.”고 말했다.
▲ 화학(연) 연구그룹의 아이디어를 적용한 엘라스토머 소재는 인장강도 값 6.8 MPa, 인장인성(Toughness) 값 26.9 MJ/m3를 달성함으로써 기존 세계기록을 2배 경신하였다. 상온 자가 치유 소요시간도 2시간으로 획기적으로 줄어들었다.
연구팀은 개발한 신소재가 자동차 도장 및 스마트폰 보호필름, 4차 산업용 센서 소재 등에 응용될 수 있다고 소개했다. 기존 센서는 외부손상 시 센서 작동이 되지 않을 때 이를 고치기 위해 인위적으로 접합해야 했다. 하지만 본 소재로 만들어진 센서는 스크래치가 나면 30분 안에 스크래치를 회복하여 전기적으로 자동 복구된다. 또한 스마트 보호필름의 경우, 표면에 스크래치가 나더라도 가만히 놔두면 스스로 새 것처럼 돌아오는 기능을 부여할 수 있다.
▲ 화학(연) 연구그룹의 아이디어를 적용한 엘라스토머 소재를 기반으로 은 전극을 도포하여 실온에서 구동하는 스크래치 감지 및 자동복구 센서를 제작하였다. 센서기능 회복을 위해 초기 인위적 접합이 필요 없는 자동복구 센서는 처음으로 소개되었다.
- 관련 동영상 링크 (센서 구현 시험)
본 기술은 이미 현재 상업화되어 쓰고 있는 열가소성 폴리우레탄의 중합 및 가공 공정을 그대로 이용할 수 있어서 추가 생산 공정을 개발하지 않아도 된다. 따라서 향후 상업화에 용이할 것으로 기대된다. 오동엽 박사는 “기존의 보호필름 소재에 자가 치유라는 스마트 기능을 추가적으로 부여하는 기술이기 때문에 산업화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황성연 박사는 “본 연구결과는 상온 자가 치유 고분자 분야에서 새로운 연구 아이디어를 제시하면서도 상업화가 충분히 가능하다는 두 마리 토끼를 동시에 잡은 것이다. 또한 기본 화학구조 디자인에서부터 고분자 중합, 상온 자가 치유능력 분석, 센서 적용 연구까지 화학(연) 단독으로 완성한 기술이라는 것에 자부심이 크다.”고 연구의의를 밝혔다.
본 연구는 울산지역 경제협력권산업육성사업의 지원을 받아 수행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