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술과 솔루션
한화연, 첨단 소재의 보강재로 쓰이는 아라미드 나노섬유 대량생산 기술 개발
작성자 : 취재부
2019-04-04 |
조회 : 1746
- 엘라스토머-보강재에 적용하여 세계 최고 기계적 강도 경신
한국화학연구원 울산 바이오화학연구센터 박제영, 오동엽, 황성연 박사팀은 첨단 소재의 보강재로 쓰이는 아라미드 나노섬유*를 대량생산할 수 있는 기술을 개발하고, 이를 엘라스토머** 소재에 적용해 탁월한 보강 성능을 확인했다.
* 아라미드 나노섬유(ANF; Aramid nanofiber): 미국 미시간 대학의 N. A. Kotov 교수팀이 케블라를 수산화칼륨 및 극성비양성자성 용매(DMSO; dimethyl sulfoxide)에 1주일간 용해시키면 아라미드 나노섬유가 제조된다는 연구를 2011년에 처음으로 보고한 이후에, 많은 연구자들이 이 신소재의 특성에 관한 연구가 경쟁적으로 이루어지고 있음(※ 나노섬유 : 직경이 나노미터인 초극세사. 섬유의 직경이 작아지면 작아질수록 표면적이 넓어져 적은 양으로도 큰 특성을 나타낼 수 있음)
** 엘라스토머: 외력을 가하여 잡아당기면 늘어나고, 외력을 제거하면 본래의 길이로 돌아가는 성질을 지닌 고분자(고분자란, 같은 종류의 분자 개체가 반복적으로 많은 수가 연결되어 이루어진 크기가 큰 분자를 말한다)
본 성과는 미국화학회에서 발간하는 고분자 분야 최고 권위지 매크로몰레큘즈(Macromolecules)*에 게재됐다.
* 논문제목: Nonstop Monomer-to-Aramid Nanofiber Synthesis with Remarkable Reinforcement Ability(공동 1저자: 구준모 박사, 김호준 연구원), IF=5.914 (링크: dx.doi.org/10.1021/acs.macromol.8b02391)
아라미드 섬유는 듀폰사에서 ‘케블라*’라는 이름으로 제조하고 있는 방탄 섬유로, 강도, 탄성, 진동흡수력이 뛰어나 타이어, 방탄복, 진동흡수장치(스피커) 등에 많이 쓰이고 있다.
* 케블라(Kevlar): 미국 듀폰社가 개발한 파라계 방향족 폴라아미드(아라미드) 섬유로 코오롱社와의 ‘케블라’ 소송으로 대중에 널리 알려진 소재.
아라미드 나노섬유 제조 공정 비교 (vs. 케블라) |
연구팀이 개발한 공정으로 제조한 아라미드 나노섬유의 주사전자 현미경 (SEM) |
이 섬유를 나노화한 ‘아라미드 나노섬유’는 탁월한 보강 성능을 가진 것으로 2011년 학계에 처음 보고되어 전 세계적으로 연구가 많이 이루어지고 있다.
기존에 아라미드 나노섬유를 만들기 위해서는, 아라미드 방탄 섬유를 먼저 만든 후 이것을 나노화하는 두 가지 단계를 거쳤다.
아라미드 방탄 섬유를 만들기 위해서는 아라미드 구조를 가진 고분자를 합성한 후 황산에 녹이고, 이를 다시 노즐에 통과시켜 물에 또 침전시킨 후 섬유를 뽑아내는 과정을 거쳐야 한다. 이를 다시 나노 단위로 깎아 아라미드 나노섬유를 만드는 데 180시간*이 걸린다.
연구팀은 기존 두 단계 중 한 단계를 생략하고, 보조 용매를 도입하는 방법으로 제조 공정 시간을 기존 대비 12배나 단축하는 신기술을 개발했다.
* 연구팀이 개발한 공정은 기존에 180시간이 걸리던 케블라 공정 대비하여 12배 단축된 15시간 만에 제조가 가능함.
연구팀은 아라미드 분자 구조가 한 방향으로 정렬되어있다는 점에 주목해 아라미드 물질로부터 아라미드 나노섬유를 바로 만들었다. 아라미드 단량체로부터 고분자를 대량 중합하고, 별도의 정제과정 없이 보조 용매와 염기 물질을 추가하는 단순한 제조법이다.
기존 기술로는 아라미드 나노섬유를 일주일 동안 밀리그램 수준으로 만들었는데 본 기술을 적용하면 반나절 만에 대량생산할 수 있기 때문에 상용화하기 쉽다. 또한, 아라미드 방탄 섬유로부터 나노화하는 기술이 아니기 때문에 듀폰사 등의 특정 기업에서 대부분 가지고 있는 아라미드 섬유 제조 기술 특허권에서 자유롭다.
연구팀은 개발한 나노섬유를 탄성이 있는 첨단 소재 ‘엘라스토머’의 보강재로 세계에서 처음 적용하여, 미량 함량으로도 세계 최고의 기계적 강도를 내는 것을 확인했다.
열가소성* 폴리우레탄 소재에 400ppm**만 첨가하여도 인장인성***이 1.5배 증가하였고, 인장강도가 84MPa**** 수준으로 세계 최고 기계적 강도를 경신하였다. 화학(연) 오동엽 박사는 “아라미드 나노섬유의 방향족 그룹과 열가소성 폴리우레탄 소재의 방향족 그룹이 물리적 결합을 형성하면서 놀라운 보강 효과가 나타났다”고 말했다.
* 열가소성: 열을 가하면 부드럽게 되어 다른 모양으로 바꿀 수 있는 성질
** PPM(Parts Per Million): 100만분율. 어떤 양이 전체의 100만분의 몇을 차지하는가를 나타낼 때 사용함. 예를 들어 물 1kg(1,000,000mg) 중에 소금 1mg이 들어있을 경우 1ppm이라고 칭함
*** 인장인성(Tensile toughness): 재료를 양쪽으로 변형시켰을 때 생기는 저항으로 파단없이 물체가 잘 늘어나면서 에너지를 흡수하는 성질
**** 기존 문헌에 보고된 세계 최고 강도의 열가소성 폴리우레탄 복합체의 인장강도는 61MPa
연구책임자 박제영 박사는 “그동안 구조 보강재로서의 가능성은 있었으나 단점으로 지적되었던 아라미드 나노섬유의 오랜 제조시간을 반나절로 획기적으로 단축하여 대량생산 및 상업화의 교두보를 마련했다. 또한, 나노복합체로서 본 연구가 보여준 경이로운 보강 효과뿐 아니라 다양한 첨단 산업 소재 분야로의 확장이 기대된다”고 말했다.
본 연구는 한국화학연구원 주요사업의 지원을 받아 수행되었다.
아라미드 나노섬유 용액 및 틴들 효과*를 보여주는 사진 |
* 틴들 효과(Tyndall effect): 가시광선의 파장과 비슷한 미립자가 분산되어 있을 때 빛을 비추면 산란되어 빛의 통로가 생기는 현상으로 나노섬유가 용액에 존재함을 간접적으로 증명함
아라미드 나노섬유로 보강된 엘라스토머의 강도 효과 아라미드 나노섬유가 포함된 엘라스토머 나노복합체는 기존 대비하여 1.5배 향상된 기계적 강도 특성을 보임 |
연구진 사진 좌: 박제영 박사, 중: 황성연 박사, 우: 오동엽 박사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