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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화학연구원, 환경호르몬 걱정 없는 슈퍼 바이오플라스틱 개발

작성자 : 취재부 2019-06-26 | 조회 : 2200
- 고강도·고내열성으로 현존 바이오플라스틱 한계 모두 극복… 비스페놀A계 플라스틱 대체 가능

- 네이처 커뮤니케이션즈 온라인판 6월 13일 자 게재


잘 썩고 안 찢어지는 비닐봉지를 개발해 화제가 된 국내 연구진이 이번에는 슈퍼 바이오플라스틱을 개발했다. 


슈퍼 바이오플라스틱 시제품(공갈 젖꼭지, 종이학, 투명 기판, 플라스틱 수지)






이 바이오플라스틱은 환경호르몬이 없는 것은 물론이고, 강철보다 강하고, 200℃ 이상의 고온에서도 견딜 수 있는 등 현존 바이오플라스틱의 한계점을 모두 극복했다.

한국화학연구원 오동엽‧박제영‧황성연 박사는 식물성 성분인 아이소솔바이드(isosorbide)를 이용해 고강도‧고내열성의 투명 바이오플라스틱을 개발하는 데 성공했다. 



옥수수로 만든 아이소솔바이드와 석유로 만든 비스페놀A의 구조식


식물성 성분 단량체*인 아이소솔바이드로 만들어 환경호르몬 걱정이 없는데 다, 물성이 우수해 기존 비스페놀A(Bisphenol-A)계 석유 플라스틱을 대체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 단량체 : 고분자를 이루는 단위분자로, 고분자는 일반적으로 분자량이 1만 이상으로 큰 분자를 말한다. 고분자는 고체로 존재할 때 단단하고, 열에 녹아 액체가 되어 성형 가능하여 플라스틱이라고 부른다.

한국화학연구원 오동엽 박사는“아기들이 입을 가져다 대는 장난감, 유모차, 젖병 소재가 믿을 수 있는 소재여야 한다”면서 “내 아이가 만진다는 생각으로 개발했다”고 말했다.

비스페놀A계 단량체로 만들어진 폴리카보네이트와 폴리술폰은 고강도‧고내열성 특성 덕분에 고압을 견뎌야 하는 정수기 필터나 치아교정기, 고온에서도 변형이 되지 않아야 하는 젖병과 밥솥 등에 많이 쓰인다. 하지만 비스페놀A는 환경호르몬으로 비만, 심장질환, 고혈압 등을 일으킨다고 알려져 있다. 다른 석유 플라스틱도 안전성 논란에서 자유롭지 않다.

전 세계 연구진들은 비스페놀A계 플라스틱의 물성을 가지는 바이오플라스틱을 개발하려고 했다. 문제는 식물성 성분 단량체가 화학적으로 안정된 탓에 반응성이 떨어지고, 공기 중 수분에 의해 쉽게 화학반응이 끝난다는 것이었다.
다시 말해, 기존 식물성 성분 단량체의 반응성이 떨어지는 탓에 바이오플라스틱의 강도가 석유 플라스틱에 비해 절반 이하였다. 이는 상용화의 걸림돌로 작용했다.





한국화학연구원 연구진은 상전이 촉매를 이용해 반응성이 떨어지는 문제를 해결했다. 식물성 성분의 화학반응을 촉진시켜주는 상전이 촉매를 이용해 아이소솔바이드의 반응성을 극대화 시킨 것이다. 일반적으로 플라스틱은 단량체를 실에 구슬을 꿰듯 이어 고분자로 만든다. 연구진은 단량체인 아이소솔바이드를 화학반응을 통해 하나씩 이어 기다란 화학물질로 만드는 과정에서 상전이 촉매를 이용했다. 

그 결과, 슈퍼 바이오플라스틱의 비강도(단위 무게당 강도)는 같은 무게일 때, 69KN‧m/kg으로 강철(63KN‧m/kg)보다 높았다. 지금까지 학계에 발표된 바이오플라스틱 중에서 가장 강한 것이다. 또한, 인장강도는 80MPa을 기록했다. 이는 거의 대부분의 석유 플라스틱보다 높은 수치다.

또한, 고온에서 견디는 내열성도 매우 뛰어나다. 진공에서 무려 300℃가 넘는 고온에서도 팽창하거나 변형되지 않았고, 산소와 물리적 스트레스 조건에선 212℃를 견뎠다. 실제 OLED 투명기판을 만드는 화학 공정에서 300℃가 넘는 고온을 이겨냈다. 

열팽창 계수*도 약 25ppm/℃로 석유 플라스틱보다 최소 2배에서 최대 10배 정도 뛰어났다. 이는 전자제품의 부품으로 사용됐을 때, 온도 상승으로 인한 소재 팽창 등의 문제를 최소화할 수 있다는 의미다.
* 열팽창 계수: 단위 온도가 증가할 때 팽창되는 수치


슈퍼 바이오플라스틱을 투명기판으로 하여 만든 OLED 시제품






또한, 독성이 매우 낮은 것으로 확인됐다. 연구진은 국제표준기준(ISO 10993-6)에 따라 쥐 모델을 이용한 인비보(in vivo) 독성테스트를 실시한 결과, 0~5점으로 나타내는 독성강도에서 1점 미만으로 나타났다.

이에 대해 박제영 박사는 “쥐의 진피와 표피 사이에 플라스틱을 삽입한 후 나타나는 염증반응을 정량화했더니, 1점 미만으로 나왔다”면서, “이 정도 수치는 인공 뼈와 임플란트 소재로 사용해도 무방할 만큼 안전하다”고 설명했다. 
이번에 개발된 슈퍼 바이오플라스틱은 열에 녹여 가공할 수 있는 열가소성 수지로, 320℃ 이상의 열에 녹여 재활용할 수도 있어, 폐플라스틱 처리도 용이할 것으로 보인다.

이번 연구결과는 세계적인 저널인 ‘네이처 커뮤니케이션즈(Nature Communications, IF:12.353)’ 온라인판 6월 13일 자에 ‘Sustainable and recyclable super engineering thermoplastic from biorenewable monomer’라는 논문으로 게재됐다.

한국화학연구원 황성연 바이오화학연구센터장은 “케모포비아라는 이름으로 국민들이 플라스틱에 대한 불신이 확산되고 있다”면서, “국민들이 안심하고 쓸 수 있는 안전한 바이오플라스틱을 만들겠다”라고 말했다. 


한국화학연구원 바이오화학연구센터 연구진(왼쪽부터 오동엽 박사, 박제영 박사, 박슬아 연구원, 황성연 센터장, 전현열 박사)


연구원 프로필

◯ 이름: 황성연 박사(센터장)                                              ◯ 이름: 오동엽 박사
◯ 소속: 한국화학연구원 바이오화학연구센터                      ◯ 소속 : 한국화학연구원 바이오화학연구센터
◯ 이메일: crew75@krict.re.kr                                          ◯ 이메일: dongyeop@krict.re.kr


◯ 이름 : 박제영 박사                                                          ◯ 이름: 전현열 박사
◯ 소속 : 한국화학연구원 바이오화학연구센터                     ◯ 소속: 한국화학연구원 바이오화학연구센터
◯ 이메일: jypark@krict.re.kr                                             ◯ 이메일 : hyjeon@krict.re.kr 


◯ 이름: 박슬아
◯ 소속: 한국화학연구원 바이오화학연구센터
◯ 이메일 : seula@krict.re.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