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술과 솔루션
UNIST 류정기 교수팀, 바이오매스를 ‘전자 공급원’으로 쓰는 시스템 개발
작성자 : 편집부
2020-03-10 |
조회 : 1465
- 수소 발생 효율 높이고, 고부가가치 화합물 생산… ACS Catalyst 게재
폐목재 같은 바이오매스(Biomass)*가 분해되는 과정에서 생성되는 ‘전자(Electron)’를 이용해 수소를 생산하는 기술이 개발됐다. 바이오매스 분해 후 생산된 결과물은 고부가가치 화합물이 되며, 수소 생산 효율도 높이는 일석이조(一石二鳥) 기술이다.
* 바이오매스(Biomass): 태양 에너지를 받아 유기물을 합성하는 식물체, 그리고 식물을 식량으로 하는 동물과 미생물 등 생물유기체를 지칭한다. 화학적 에너지로 전환할 수 있는 친환경 에너지 자원이기도 하다.
UNIST(총장 이용훈) 에너지 및 화학공학부의 류정기 교수팀은 바이오매스에 포함된 리그닌(Lignin)을 이용하는 ‘바이오 연료시스템’을 개발했다. 이 시스템은 몰리브덴(Mo) 촉매로 리그닌을 분해해 고부가가치 화합물을 생산하고, 이 과정에서 추출된 전자를 이용해 수소도 효과적으로 생산한다.
소(H2)를 생산하는 친환경적인 방법으로 ‘물(H₂O)의 전기분해’가 있다. 물에 전압을 흘려서 수소와 산소를 동시에 생산하는 것이다. 그런데 현재 보고된 기술에서는 산소 발생 반응(OER)의 속도가 느리고 복잡해 수소 생산 효율도 낮은 편이다. 수소 기체(H₂)는 수소 이온(H⁺)이 전자를 얻어 만들어지는데, 이 전자가 산소 발생 반응에서 나오기 때문이다.
그림1. 리그닌 분해를 통한 부산물 생산과 수소 발생 반응의 모식도
왼쪽에 있는 ‘리그닌’은 촉매의 영향으로 분해되면서 ‘바닐린’과 ‘일산화탄소’를 생산하게 된다. 이때 리그닌에 있던 전자가 촉매로 이동하면서, 촉매는 전자 두 개를 추가로 가진다. 이 전자를 탄소나노튜브 전극에 전달하면 촉매는 원래 상태로 다시 돌아가며, 다시 리그닌을 분해한다. 오른쪽의 백금 전극에서는 리그닌에서 나온 전자를 전달받아 수소 발생 반응을 한다.
류정기 교수팀은 산소 발생 반응의 비효율을 줄일 방법으로, 새로운 전자 공급원(Electron Donnor)인 리그닌을 쓰는 바이오 연료시스템을 개발했다. 몰리브덴 기반의 저렴한 금속 촉매(PMA)를 사용해 낮은 온도에서 리그닌을 분해하고, 그 과정에서 생성되는 전자를 추출해 수소를 만드는 원리다. 이 장치는 리그닌에서 나온 전자가 도선을 따라 수소 발생 반응이 일어나는 전극 쪽으로 이동하도록 설계돼 있다.
그림2. 연구진이 구성한 리그닌 분해 및 수소 생성 시스템
촉매만 녹아있는 용액은 노란색(왼쪽)을 띤다. 여기에 리그닌을 넣고 가열하면 리그닌이 분해되면서 전자를 촉매에 주게 된다. 전자를 얻은 촉매는 오른쪽 그림과 같이 진한 초록색을 띠고, 반응생성물인 일산화탄소는 공기 중으로 날아가며, 바닐린은 용액 속에 녹아있게 된다. 리그닌이 분해되면서 나온 전자는 수소 발생 반응을 돕는다.
1 저자인 오현명 UNIST 에너지공학과 석·박통합과정 연구원은 “높은 에너지와 귀금속 촉매가 필요한 산소 발생 반응이 필요 없기 때문에 일반적인 물의 전기분해보다 적은 에너지(과전압)로 수소를 생산할 수 있다”며, “기존 방식에서는 1.5볼트(V) 이상의 전압이 필요했지만, 이 시스템에서는 훨씬 낮은 0.95볼트(V)에서 수소를 생산했다”고 설명했다.
또 리그닌이 분해되며 만들어지는 ‘바닐린(Vanillin)’이나 ‘일산화탄소(CO)’는 각종 산업공정에 활용될 수 있는 유용한 물질이다. 공동 1 저자인 최유리 UNIST 연구조교수는 “리그닌은 자원량이 풍부하고, 가격이 저렴하나 분해가 어려운 소재이나, 몰리브덴 기반 촉매(PMA)를 사용하자 낮은 온도에서 손쉽게 분해됐다”며, “리그닌이 포함한 식물인 아카시아와 볏짚, 낙엽송을 이 촉매와 반응시켜도 저온에서 쉽게 분해되는 것을 확인했다”고 설명했다.
*바닐린(vanilin): 바닐라 향이 나는 방향족 무색의 결정성 고체다. 식품에 단맛을 더해주는 향료로써 사용되어 초콜릿, 아이스크림, 사탕 등에 첨가되며 화장품 원료로도 사용된다.
*일산화탄소(CO): 암모니아 같은 가스 합성이나 니켈 정제 공정에 사용된다.
류정기 교수는 “이번에 개발한 ‘바이오 연료시스템’은 백금(Pt) 같은 고가의 촉매 대신 저렴한 촉매와 낮은 전압을 사용해 수소와 가치 있는 화학물질을 생성하는 기술”이라며, “물의 전기분해에서 산소 발생 반응을 대체할 새로운 방법을 제시했다는 의미도 크다”고 강조했다.
이번 연구는 미국화학회가 발행하는 ‘ACS catalysis’에 1월 3일 자로 공개됐다. 연구 수행은 기후변화대응기술개발사업 ‘폐 바이오매스를 이용한 zero-waste 바이오리파이너리 기술 개발’ 사업단의 지원을 받아 이뤄졌다.
논문명: Phosphomolybdic Acid as a Catalyst for Oxidative Valorization of Biomass and Its Application as an Alternative Electron Source
자료문의:
대외협력팀: 장준용 팀장, 양윤정 담당 (052) 217 1228
에너지 및 화학공학부: 류정기 교수(052) 217 254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