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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기원, 꿈의 나노물질 ‘그래핀 양자점’ 새로운 과학적 근거 마련하다

작성자 : 편집부 2020-11-23 | 조회 : 1415
- 물리적 방식의 그래핀 양자점 제조 메커니즘, 세계 최초 규명



(왼쪽부터) 생기원 강원본부 기능성 소재부품연구그룹 김강민 박사, 강석현 포스트닥터, 정경환 박사


1940년대 개발된 실리콘 소재가 IT 시대를 열어주었다면, 2004년 영국 맨체스터 대학에서 발견한 ‘그래핀(Graphene)’은 열·전기 전도도 및 투명도가 매우 뛰어나 차세대 소재 산업을 이끌 ‘꿈의 물질’로 불린다. 특히 이 물질을 수 나노미터(㎚) 크기로 줄일 경우, 반도체 특성까지 지닌 ‘그래핀 양자점(Graphene quantum dot, GQDs)’을 구현해낼 수 있다.

최근 펄스 레이저(Pulse Laser) 공정을 이용해 탄소나노튜브에서 그래핀 양자점을 제작할 수 있는 메커니즘이 세계 최초로 규명됐다. 이로써 저비용 고효율 수소 촉매, 에너지 하베스팅, 초정밀 바이오센서 등 다양한 애플리케이션에 활용할 수 있는 과학적 근거가 마련된 셈이다.

한국생산기술연구원 강원본부를 찾아 매커니즘 규명에 성공한 기능성 소재부품연구그룹 김강민 박사, 강석현 포스트닥터와 자세한 이야기를 나눠봤다.

그래핀 양자점… 전류 흘려주거나 빛 쪼여주면 발광

먼저 그래핀이란 탄소 원자들이 육각형 벌집구조로 결정을 이룬 물질이다. 분자 1개 층으로 이루어져 있어 100억 분의 2m 정도로 매우 얇지만, 강철보다 200배 이상 강하고 다이아몬드보다 2배 이상 열 전도성이 뛰어나다. 또한, 현재 반도체로 사용되는 실리콘 단결정보다 100배 이상 빠르게 전자를 이동시키고 구리보다 100배 많은 전류가 흐르게 할 수 있다.

그런데 이 물질을 나노미터(nm) 크기 입자로 줄여 ‘그래핀 양자점’을 만들면, 전류를 흘려주거나 빛을 쪼일 경우 발광하는 특성까지 더해진다. 이 같은 반도체 특성으로 인해 디스플레이, 이차전지, 태양전지, 자동차, 조명 등 다양한 산업의 신소재로 주목받고 있다.

김강민 박사는 “재료 사이즈가 양자점 크기로 작아질 경우, 재료 내부의 물성이 변화해 발광 특성이 나타나게 된다. 또한, 양자점 크기 조절에 따라 다양한 색채도 구현해 낼 수 있다”고 설명했다. 강석현 연구원은 “솔라셀, 에너지 하베스팅, 바이오 이미징, 드러그 딜리버리 등 신산업 분야에도 접목 가능하다”고 덧붙였다.


펄스레이저 공정… 그래핀 양자점 제작까지 약 10분 미만으로 줄여

이처럼 활용도가 높은 그래핀 양자점은 어떻게 만들어질까? 일반적으로 강한 산을 사용하는 화학적(wet-chemical) 공정이 주로 사용돼왔다. 그래핀의 재료가 되는 흑연 덩어리를 화학반응을 통해 잘게 조각내 벗겨내는 방식이다.

하지만 기존 공정의 경우 화학 잔여물을 제거하기 위한 복잡한 정제공정이 필수적으로 동반돼 시간이 오래 걸리고 강산 등의 첨가물로 인해 인체에 해로운 영향을 끼칠 수 있다. 또한, 원하는 입자 크기를 구현하기 힘들고 가장자리에 각종 불순물이 붙어 전자의 흐름이 방해받는 문제점도 있다.

이러한 단점을 보완하기 위해 펄스레이저 기반의 물리적 공정으로 탄소 구조체를 파괴해 그래핀 양자점을 제작하는 방법이 대안으로 제시됐다. 이 방식은 모 재료(raw-material)와 분산용액만을 사용하기 때문에 공정 자체가 간단하고 2차 화학 잔여물이 생성되지 않아 친환경적으로 나노 재료를 제작할 수 있다. 공정시간도 약 10분 미만으로 소요돼 기존 수일 이상 걸리던 화학 공정과 비교해 매우 빠르다.

김 박사는 이 같은 대안 공정에 대해 설명한 후, “펄스레이저와 재료 간의 공정 반응이 매우 빠르고 온도 상승도 순식간에 이루어져 그동안 메커니즘 규명이 어려웠다”고 말하며, “이 때문에 화학적 공정과 같은 정밀한 제어가 불가능해 실용화가 힘들었다”고 덧붙였다.


물리적 방식의 그래핀 양자점 규명 성공으로 정밀 제어 가능해져

이에 연구팀은 펄스레이저 에너지에 따른 실험적 분석과 분자동역학 컴퓨터 시뮬레이션(Molecular Dynamics computer simulation)을 이용해 탄소나노튜브에서 그래핀 양자점이 제작되는 근본적인 메커니즘 규명에 착수했다. 펄스레이저 에너지가 상승함에 따라 탄소나노튜브가 순차적으로 분해되어 나노미터 크기의 그래핀 양자점으로 제작되는 전주기적 과정을 면밀하게 관측, 분석해냈으며, 일정 펄스레이저 조건 이상에서는 최종적으로 비정질 카본이 생성되는 것을 밝혀냈다.


   탄소나노튜브에서 그래핀 양자점으로 변환되는 모습을 전자주사현미경으로 관찰한 사진


탄소나노튜브란 탄소 원자가 둥글게 원통형으로 말려 있는 나선형 구조의 물질을 말한다. 우수한 전기적, 기계적 특성을 가지고 있고, 제조가 용이해 소재 관련 응용산업에 다양하게 쓰인다. 

강 연구원은 이번 연구에서 탄소나노튜브를 사용한 이유에 대해 “가격이 저렴하고 흑연보다 형상 변화를 비교적 쉽게 구별할 수 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이번 연구로 메커니즘을 규명해낸 결과, 물리적 방식의 탄소 나노 재료 제작 공정을 더욱 정밀하게 제어할 수 있게 됐다. 김 박사는 “표면형상 제어는 물론 다양한 이종소재와의 성장 및 도핑도 가능해져 탄소 재료 기반의 저비용 고효율 수소 촉매, 에너지 하베스팅, 초정밀 바이오센서 등 향후 활용 방향은 무궁무진할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강 연구원은 “특히 물 분해 촉매의 경우, 기존 촉매가 전기 전도성이 떨어지고 비표면적이 많이 부족한 반면, 펄스레이저 공정 메커니즘을 이용할 경우 우수한 전기적 특성과 높은 비표면적의 재료를 제작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나노소재 해외 유명 저널인 ‘Small’의 Inside Back Cover 게재



​(왼쪽부터) 강석현 연구원과 김강민 박사가 그래핀 양자점 제작 메커니즘 규명 설명을 하고 있다. 


이번 연구결과는 나노소재 분야 해외 저널인 ‘Small(Impact Factor:11.459)’의 표지논문(Inside Back Cover)으로 선정돼 지난 9월 24일 게재됐다. 김강민 박사가 교신저자, 강석현 연구원이 제1저자이며, 생기원 정경환 박사가 공동 제1저자로 연구에 참여했다.

김 박사는 “이번 연구로 앞서 말씀드린 화학적 공정의 단점을 극복하고 다양한 연구 분야에 적용할 수 있는 가이드 라인을 제시했다”라면서, “현재 관련 특허를 출원한 상태이며, 재료의 특성을 계속 향상시켜 상용화 기술로 발전시킬 계획”이라고 말했다.


나노소재 분야 저널 Small(Impact Factor:11.459)의 표지논문으로 게재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