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술과 솔루션
화학연, 빛의 연쇄증폭 반응 보이는 광사태 나노입자 세계 최초 발견, 네이처紙 표지 장식
작성자 : 편집부
2021-01-21 |
조회 : 1843
- 바이오 의료분야, 첨단 IoT 분야, 신재생 에너지 분야 등 광사태 나노입자 활용해 미래 신기술 상용화 앞당길 것으로 기대
- 한국화학연구원과 미국/폴란드 공동연구팀 연구, 세계 최고 권위지 Nature지(IF=42.8)의 2021년 1월 14일 자 표지논문(Cover Article)으로 선정
나노 물질에 작은 빛 에너지를 쏘여주면 물질 내에서 빛의 연쇄증폭 반응이 일어나 더 큰 빛 에너지를 대량 방출하는 ‘광사태 현상(Photon Avalanche)’이 세계 최초로 발견돼 네이처지 표지논문에 선정됐다.
이 광사태 나노입자는 바이러스 진단 등 바이오·의료 분야, 자율주행자동차 등 첨단 IoT 분야, 태양전지 등 신재생 에너지 분야 등 미래 기술에 폭넓게 활용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일반적으로 나노 물질은 빛 에너지를 흡수하면 일부는 열에너지로 소모하고, 나머지를 처음 흡수한 빛보다 작은 에너지의 빛으로 방출한다. 이렇게 대부분의 물질에서 하향(下向)변환이 일어나는 것과 달리, 일부 원소의 나노물질에서는 상향변환이 일어난다. 즉, 작은 에너지의 빛을 흡수해서 더 큰 에너지의 빛을 방출한다.
이 상환변환 나노 물질(UCNP, UpConversion Nano Particle)을 이용하면, 광원으로 작은 에너지의 적외선을 사용할 수 있어서 측정하고자 하는 시료를 제외한 이물질에 빛이 잘 도달하지 않아 노이즈가 적으며, 작은 에너지를 사용하기 때문에 시료에 손상을 주지 않는다. 이러한 장점 때문에 상향변환 물질은 차세대 바이오 의료 기술, IoT 기술, 신재생 에너지 기술 등에 활용 가능성이 높아 최근 활발하게 연구가 진행되고 있다.
그러나 상향변환 나노 물질(UCNP)은 광 변환효율*이 1% 이하로 매우 낮기 때문에 현재 상용화되지 못하고 있다. 이런 걸림돌을 해결할 수 있는 특별한 상향변환 나노 물질인 광사태 나노입자가 처음으로 발견된 것이다. 연구팀이 발견한 광사태 나노입자는 광 변환효율을 기존 상향변환 나노물질보다 매우 높은, 40%까지 높일 수 있다.
* 들어간 빛의 양(빛의 세기) 대비 나온 빛의 양(빛의 세기). 즉, 강한 세기의 빛은 빛의 양이 많고, 약한 세기의 빛은 빛의 양이 적다.
한국화학연구원 서영덕, 남상환 박사 연구팀은 미국/폴란드 연구팀과의 공동 연구로, ‘툴륨(Tm)’이라는 원소를 특정한 원자격자 구조를 가진 나노입자로 합성하면 작은 에너지의 빛을 약한 세기로 쪼여도 빛이 물질 내부에서 연쇄적으로 증폭 반응을 일으켜 더 큰 에너지의 빛을 강한 세기로 방출하는 현상을 발견했다.
연구팀은 이러한 광학적 연쇄증폭 반응을 일으키는 나노입자가, 마치 빛이 눈사태를 일으키는 모습과 비슷하다는 점에 착안해 ‘광사태 나노입자(Avalanching Nano Particle: ANP)로 새롭게 이름 붙였다. 본 내용은 ”광사태 나노입자로부터의 거대 비선형 광학 반응(Giant Nonlinear Optical Responses from Photon-Avalanching Nanoparticles)” 제목으로, 영국시간 2021년 1월 14일 자 네이처紙(I.F.=42.8)의 표지논문에 선정됐다.
2021년 1월 14일 자(영국시간) Nature 誌 전면 표지논문
- 공동 교신저자: 화학연 서영덕 책임연구원(GRL의 한국측 책임자), 미국 컬럼비아대학 P. James Schuck 교수
(GRL의 미국 측 책임자) 등
- 단독 제1저자: 이창환 미국 컬럼비아대학 박사과정생(2020년 5월~8월 한국화학연구원 방문연구생)
- 공저자: 화학연 남상환 책임연구원
연구팀이 발견한 이 현상은, 일단 빛이 나노입자에 여러 번 다중으로 흡수되면, 나노입자를 구성하는 원자 격자 구조 속에서 빛의 연쇄증폭 반응이 일어나 다시 더 큰 에너지의 빛을 강한 세기로 방출하는 광학 현상이다. 따라서 광사태 나노입자에 레이저 포인터 수준의 약한 세기의 빛만 쪼여줘도 매우 강한 세기의 빛을 방출할 수 있다. 연구팀은 이 새로운 현상의 발견을 통해, 빛으로 보기 힘든 매우 작은 25㎚ 크기의 물질을 높은 해상도로 관측하는 데 성공했다*.
* 빛으로 볼 수 있는 물질의 해상도는 한계가 있다. 가시광선 파장인 400㎚~700㎚ 이하 크기의 물질은 고해상도로 보기가 매우 어려운데, 400㎚ 이하의 크기도 빛으로 볼 수 있도록 하는 광학 분야를 초고해상도 나노스코피 이미징이라고 한다. 이 분야는 2014년 노벨화학상을 수상한 분야로, 현대 광학 분야에서 중요한 의미를 지닌다. 연구팀은 광사태 나노입자를 이용해, 더욱 간단하게 초고해상도 나노스코피 이미징을 구현하여 이번 논문에 발표했다.
그림 1. 툴륨 이온(Tm3+)이 도핑된 나노입자 내부에서의 빛의 광사태(PA: Photon Avalanche) 연쇄증폭 반응의 메커니즘
a. 툴륨 이온의 농도가 8% 이상일 때 광사태 현상을 일으키는 코어-쉘 광사태 나노입자 모양.
* 삽입 그림: 이터븀 이온 (Yb3+)의 바닥상태 흡수(ground-state absorption)로부터 유발되는 기존의 에너지 전달 상향변환(ETU: energy transfer upconversion) 과정과의 비교 그림.
[그림 a 속의 용어: Core(알맹이), Inert Shell(비활성 껍질). Tm3+ concentration ≥ 8%(툴륨 이온 도핑 농도 8퍼센트 이상). GSA(Ground State Absorption: 바닥 상태 광 흡수), ESA(Excited State Absorption: 들뜬 상태 광 흡수). Tm3+-Tm3+ cross-relaxation(툴륨 이온-툴륨 이온 사이의 교차 안정화 과정(안정화는 들뜸/여기(excitation)의 상대어)). Upconverted avalanching emssion(800㎚): 800㎚ 파장에서의 상향변환 광사태 방출. 그래프의 가로축: Excitation intensity(여기광 세기), 그래프의 세로축: Emission intensity(방출광 세기)]
b. 광사태 현상이 일어나기 전과 도중과 후의 3단계 과정을 보여주는 여기광 세기(Excitation intensity) 대비 발광 세기(Emission intensity) 거대 비선형 광학 반응 모형 곡선(Model plot of Photon Avalanching Giant Nonlinear Optical Response Curve).
[그림 b 속의 용어: Before threshold(광사태 연쇄증폭 반응 현상의 문턱치 직전), PA(광사태 현상 구간), Saturation(광사태 현상의 포화상태로서 과도한 여기(excitation)광 세기 구간.]
c. 툴륨 이온의 4f12 오비탈 에너지 준위 그림. R1, R2는 각각 바닥상태 광흡수율(ground state excitation rate)과 여기상태 광흡수율(excited state excitation rate)을 나타내고, W2와 W3는 각각 3F4 에너지 준위와 3H4 에너지 준위로부터의 안정화 과정 후의 축적율(aggregation rate after relaxation)을 나타냄. 이러한 광흡수율들과 축적율들은 방사형 및 비방사형 안정화 과정들(radiative and non-radiative pathways)을 설명하면서 동시에 교차 안정화(cross-relaxation)나 다른 형태의 에너지 전달과정(other energy transfer processes)을 제외한다.
[그림 c 속의 용어: GSA(Ground State Absorption: 바닥상태 광 흡수), ESA(Excited State Absorption: 들뜬상태 광 흡수), cross-relaxation(툴륨 이온-툴륨 이온 사이의 교차 안정화 과정), Emission(상향 변환된 빛의 방출). 그래프의 세로축: 103cm-1(1,000 웨이브 넘버(빛의 에너지 단위 중의 한 가지) 단위의 에너지)]
연구팀은 향후 화학연 페로브스카이트 태양전지* 연구팀과 함께, 전지의 효율을 높이는 응용연구를 진행할 계획이다. 광사태 나노입자는 기존 전지가 흡수·활용할 수 있는 빛의 영역보다 더 긴 파장의 빛도 흡수할 수 있기 때문에 전지의 효율을 높일 수 있다.
* 부도체·반도체·도체의 성질은 물론 초전도 현상까지 보이는 특별한 구조의 물질로, 페로브스카이트 태양전지는 저렴하고 간단하게 제조할 수 있어 차세대 태양전지로 각광받고 있다.
또한, 광사태 나노입자를 활용해 임신 진단키트 형태의 바이러스 진단키트 등 체외진단용 바이오메디컬 기술, 레이저 수술 장비 및 내시경 등 광센서 응용기술, 항암 치료와 피부 미용 등에 쓰이는 체내 삽입용 마이크로 레이저 기술 등으로 발전시킬 계획이다. 이를 위해 연구팀은 레이저 포인터보다 더 약한 세기의 LED 빛으로도 광사태 현상을 일으키기 위한 후속 연구를 진행 중이다.
후속 연구와 관련해 본 표지논문의 공동 교신저자인 서영덕 박사와 미국 컬럼비아대학의 P. James Schuck 교수는 최근 세계적인 권위의 고든 컨퍼런스(Gordon Research Conference)에서 상향변환 나노입자(Upconverting Nanoparticle) 분야의 Conference를 처음으로 공동창립하여 올해 6월 하순에 미국에서 첫 컨퍼런스를 개최할 예정이다.
그림 2. 광사태 나노입자 기반 단일광선(Single-beam) 초고해상도 이미징
a, b. 포화 광세기 구간(saturation regime: 9.9kWcm-2)으로 여기시켰을 때(a)와 광사태 구간(PA regime: 7.1kWcm-2)으로 여기시켰을 때(b)의 8% 툴륨 이온으로 도핑된 광사태 나노입자(ANP: Avalanching Nano Particle) 이미지
c. 이미지 a와 b 상의 파란색 선에 해당하는 라인 컷: 초고해상도를 나타내는 비교를 위해 1,064㎚의 여기광을 N.A.=1.49의 대물렌즈로 집속했을 때의 이론적인 회절 한계가 검은색 점선으로 표시되어 있음.
d, e.이미지 a와 b에 대한 각각의 이론적인 이미징 시뮬레이션 결과인 c와 d.
f. 여기광의 세기에 따른 단일 광사태 나노입자에 대한 실제 측정된(검은색) 이미징 해상도 선폭과 시뮬레이션을 통한 이미징 해상도 선폭(FWHM: Full Width at the Half Maximum)
g. 포화 광세기 근처로부터 광사태 문턱치 직전까지 차츰 여기 광세기를 줄여가면서 8% 툴륨 이온으로 도핑된 광사태 나노입자 두 개가 300㎚의 간격으로 놓여진 시료에 대해 얻어진 이미지.
h. 실험적으로 얻어진 g의 이미지들에 대한 시뮬레이션 결과.
화학연 서영덕 박사는 “이번 연구성과는 빛을 활용하는 모든 산업과 기술에 광범위하게 쓰일 수 있어 향후 미래 신기술로 활용될 가능성이 크다. 바이오 의료분야를 비롯해 자율주행자동차, 인공위성 등 첨단 IoT 분야, 빛을 활용한 광유전학 연구나 광소재 등의 포토스위칭 기술 분야 등 폭넓게 활용될 수 있다. 후속 연구를 통해 상용화 가능성을 높이겠다”고 밝혔다.
본 연구는 과학기술정보통신부의 한국화학연구원 강소형 연구과제, 한국연구재단 글로벌연구실(GRL) 지원사업과 산업자원부의 산업기술혁신사업 지원으로 수행되었다.
< 연구원 소개 >
○ 소속 : 한국화학연구원 의약바이오연구본부
& 성균관대학교 화학공학부(학연교수)
○ 전 화: 042-860-7597, 010-3360-6607
○ e-mail: ydsuh@krict.re.kr, ydsuh@skku.edu
남상환 책임연구원
○ 소속: 한국화학연구원 의약바이오연구본부
○ 전화: 042-860-7278, 010-8994-5582
○ 이메일: shnam@krict.re.kr
미국 방문연구 당시 서영덕 그룹장과 James Schuck 교수 사진
문의: 의약바이오연구본부 서영덕 책임연구원(042-860-7597, 010-3360-6607)
남상환 책임연구원 (042-860-7278, 010-8994-558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