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술과 솔루션
미래시장 선점을 위한 독일 혁신기술을 잡아라
- 생산자동화 기술, 자율주행 핵심기술 이전 위해 글로벌 기업의 독일기업 인수
■ 글로벌 기업, 독일중소기업 전략인수를 통해 혁신기술 및 미래 성장동력 확보
테슬라는 11월 초, 독일 자동화기술 업체인 Grohmann Engineering GmbH를 인수했다. Grohmann Engineering은 현재 직원 수 약 700명, 연매출 1억 2,300만 유로의 중소기업으로 독일 라인란트-팔츠 주 Prüm시에 위치하고 있으며, 1963년에 설립돼 반도체, 전자기기, 자동차산업의 생산 공정 자동화 설비를 개발·생산해왔다.
테슬라 미국 생산 공장과 독일 소도시 프륌에 위치한 그로만 엔지니어링 사
정확한 금액은 고지되지 않았으나 앨런 머스크는 이 회사의 인수조건으로 향후 2년간 해당기업에서 1,000명 고급 엔지니어를 고용하고, 생산 공장에서 2018년까지 Model 3을 최소 5만 대에서 최대 50만 대까지 생산할 예정이며, 선 주문되는 Model 3의 100만 대 판매를 2020년까지 목표로 하고 있다고 전했다. 더불어 그는 미래의 자동차 생산은 한 지붕 아래서 배터리와 자동차가 함께 조립될 것으로 보고 있으며, 특히 ‘기계를 만드는 기계’인 로봇기술에 주목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Grohmann Engineering 사 창업자이자 대표인 Klaus Grohmann은 전기자동차 생산기업들은 자동화된 생산 시스템을 더욱 필요로 하게 될 것이며, Grohmann Engineering은 테슬라와 함께 이를 위한 결정적인 요소들을 개발, 생산할 것이라 전했다.
그는 최신기술 전문 미디어 플랫폼인 TechCrunch를 통해 이번 인수가 테슬라 역사상 가장 의미 있는 인수라고 표현하며, 전문 자동화 생산설비를 만드는 데 있어 필요한 전문기업 1순위로 해당기업을 선택한 것이라 전했다. 또한 독일투자에 대해서는 테슬라가 독일회사의 일부가 되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테슬라 사 CTO JB Straubel은 지난 몇 달 간 그로만 엔지니어링과 협업을 진행해 왔으며 자동화에 있어 많은 부분을 개선, 보완할 수 있음을 확인, 인수를 결정했다고 전했다. 또한 두 기업의 대표는 서로의 경력과 기업설립 경험에 깊은 공감과 존경을 표했다.
엘런 머스크는 개인적으로 차량기술 개선에 있어 생산을 핵심 분야로 주목한 바 있으며, 매주 2,000대 생산목표를 달성할 수 있도록 생산율 개선을 위한 장치를 마련해 왔으며, 테슬라는 지난 4년 동안 생산을 400%가량 성장시켰으며 이번 인수를 통해 생산율을 더욱 끌어올릴 것으로 기대하고, 동시에 품질개선과 1대당 자본지출 절감도 목표로 하고 있다.
이번 인수 건은 독일 관계부처의 승인을 거쳐 2017년 초 마무리될 것으로 보인다. 인수를 통해 설립될 회사명은 Tesla Grohmann Automation이며, 신규 전기자동차 모델의 생산지원 뿐만 아니라 미국 네바다에 위치한 테슬라의 Gigafactory(현재 미완성)의 리튬이온 배터리팩, Solar City 프로젝트의 태양광 제품 생산 또한 일부 지원하게 될 예정이다.
Model 3의 성공은 테슬라에 있어 매우 중요하다. 2015년 한 해 테슬라는 기대에 못 미치는 전 기종 5만 대 가량 생산·판매가 지체를 겪고 있다. 독일 그로만 엔지니어링 사 인수는 이런 생산성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전략적 선택인 것이다.
현지 산업 관계자는 글로벌 기업의 지역투자로 긍정적인 확산효과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라인란트 팔츠 주 Trier지역 기업 연합인 VTU 대표 Frank Natus는 지역 매체와의 인터뷰를 통해 미래 산업의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는 테슬라 같은 기업이 우리 지역으로 오는 것은 아주 좋은 신호라고 전했으며, 트리에 지역 상공회의소 대표 Jan Glockauer는 이번 인수에 대해 Grohmann과 같은 특화된 기업을 글로벌 기업인 테슬라가 알아차리고 인수하는 것이 놀라운 일은 아니라고 전하며, 투자진출 후 지역에 있으면서 강한 기술력과 고급 인력이 결집되는 것을 보여줄 수 있다면 확산효과가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전했다.
아래는 트리에 상공회의소 무역투자진흥 총괄자 Matthias Schmitt씨와의 면담 내용이다.
그로만 엔지니어링 사가 소재한 프륌시 시장 Aloysius Söhngen은 이번 투자 건에 대해 매우 기뻐하며, 지역에 많은 영향과 자극을 줄 것으로 생각한다고 전했다. Prüm시는 아헨과 Trier 사이에 위치해 아헨공대와 같은 기술인력 및 기업이 다수 소재하고 있다. 또한 해당 지역의 자동화와 연관된 다수 기업에도 파급 효과가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 독일소재 글로벌 부품기업도 모빌리티 기술변화에 따라 차세대 기술기업에 전략 투자
글로벌 부품업체 ZF는 함부르크 소재 Ibeo Automotive System 지분 40%를 인수했다. Ibeo Automotive System사는 자율주행의 핵심기술인 Lidar(Light Detection and Ranging, 사물인식 및 사고예방) 기술 보유기업으로 핵심역량은 센서 결합 기술이다.
지난 8월, 독일 주요 자동차 부품제조 기업인 ZF사는 함부르크에 소재한 자율주행 핵심기술 보유기업인 Ibeo사의 지분 40%를 인수했다고 발표했다. ZF의 대표 생산 품목은 트랜스미션으로, 전통적인 화석연료 기반 구동장치 및 섀시를 생산하는 글로벌 기업이나 모빌리티 기술의 트렌드 변화를 인지하고 전장부품, 경량화, 자율주행 등 관련 핵심기술 보유기업을 전략 인수하거나 신규부서 설치를 통해 R&D 투자 중이다.
Ibeo 사 3D Lidar 기술적용 시범주행
ZF사 대표 Stefan Sommer는 Ibeo사 인수배경에 대해 “지금까지 레이더, 카메라 기술에 Lidar 센서를 사용해 왔으나 Ibeo는 세 가지 기술을 통합해 사물·환경 인식에 있어 괄목할만한 결과를 내놨다. 이는 사고 없는 자율주행에 한발 더 가까이 다가갈 수 있도록 Lidar 기술을 진보시켰다.”고 발표했으며, Ibeo사 대표인 Ulrich Lages는 “3D Lidar 기술 등 우리의 포괄적인 기술을 통해 모든 주행보조기술과 고도로 자동화된 주행시스템을 실현시킬 수 있다”고 전했다.
이외 다양한 분야에서 독일 중소기업에 주목하고 있으며, 최근 중국이 높은 관심을 표명하고 있다. 크게 이슈화된 바 있는 중국 Midea사의 독일 대표 로봇기술 핵심기업 Kuka 인수건과 중국 국영기업 Chemchina의 프레스 및 자동화설비 개발/제조기업 KraussMaffei 인수 건 등 공격적인 투자로 독일 정부의 우려를 사기도 했다.
산업핵심기술 유출 등의 정부 우려에도 불구 현재까지 중국 인수 건은 인수된 독일기업의 평가에 의하면 안정적인 공존을 이루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중국기업의 독일 기업 인수건수 및 기술주목 분야
이외에도 독일 탄소섬유 및 기술소재 생산기업인 SGL그룹의 그라파이트 사업부문이 최근 일본 Showa Denko 사에 약 3억 유로 매각에 합의하는 등의 거래가 있었다.
■ 전망 및 시사점
독일 중소기업은 독일 전체기업 수 99.3%의 비중을 차지하며 전체기업 매출의 35.5%, 전체 수출규모에서는 20% 가까이 기여하고 있다. 혁신성과 R&D투자에 있어서도 중소기업은 큰 부분을 차지하며 혁신기술 및 제품을 통해 독일 경제에 새로운 모멘텀을 제공하는 역할을 해왔다.
독일 지역별 중소기업 중 혁신중소기업 비중
독일 R&D 투자 및 미 투자 중소기업 기업크기-산업별 수출 비중 비교
이러한 부가가치 창출에 있어 글로벌 기업은 독일 중소기업을 주목하고 있으며 전략 제휴, 인수 등을 통해 기술이전 효과, 매출성장, 생산성 증대 등을 기대하고 있다.
테슬라나 ZF와 같이 특히 자동차 산업에 있어 디젤게이트 이후 급변하는 모빌리티 트렌드를 선도하기 위한 전략 인수가 증가하고 있으며, 생산기술 관련, 제조설비 및 부품에 있어서도 인수합병이 증가하는 추세다.
중국의 경우 정부지원을 바탕으로 독일 현지 유관기관 및 M&A 협회와의 긴밀한 협업을 통해 인수 대상을 물색, 적극적인 인수전에 참여하고 있다. 독일의 혁신기술 및 제품 생산기업을 인수함으로써 자연스럽게 유럽시장에 진출, 또한 기술이전효과도 누리고 있으며 이를 통해 제조업 경쟁력 강화를 위한 발판을 마련하고 있다.
생산자동화나 자동차부품 관련 독일 혁신 중소기업 인수의 경우 국내기업도 현지시장진출이나 경쟁력 강화를 위해 고려해 볼만하며 최근 중국, 일본 등 아시아 기업의 인수시장 참여가 활발한 상태로 다소 경쟁이 예상된다.
우리 기업 중에서도 한화의 경우 독일 태양광 핵심기술을 보유한 Q-Cell 사를 성공적으로 인수해 운영하고 있으며, 최근 안정적으로 매출신장을 이루어 내고 있음이 보도된 바 있다.
자료 : TechCrunch, Forbes, WirtschaftsWoche,
AutomobilProdruktion.de, SWR, KfW, IHK Trier 인터뷰 자료, KOTRA 함부르크무역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