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술과 솔루션
KIST, 에너지 저장능력 대폭 향상된 다재다능 섬유 개발
- 웨어러블 기기에 최적화된 비정형 에너지 저장장치 기초섬유 기술 개발
- 활성물질 추가 공정 불필요, 습식방사로 대량생산 가능
삼성 갤럭시 링과 애플의 비전 프로 같은 최신 웨어러블 기기들은 건강관리에서 한 걸음 더 나아가 가상공간에서의 업무수행까지 가능하게 하는 수준에 다다르고 있다. 그런데 작고 가벼워야 하는 웨어러블 기기의 특성상 배터리 용량이 제한될 수밖에 없어 여전히 다양한 기능을 탑재하기에는 기술적 한계가 있다. 웨어러블 기기가 상상 속 삶을 완벽히 구현하려면 더 가벼우면서 형태에 구애받지 않는 비정형 에너지 저장방식의 개발이 필요하다.
한국과학기술연구원(KIST, 원장 오상록)은 전북분원 기능성복합소재연구센터 정현수 박사, 김남동 박사와 탄소융합소재연구센터 김승민 박사 공동 연구팀이 에너지를 저장할 수 있는 섬유형 전극 소재를 개발했다고 밝혔다. 이 섬유는 강하고 가벼운 동시에 매우 유연한 특성을 가져 웨어러블 기기 폼팩터1)의 자유도를 높이고, 다양한 형태와 사용 용도에 맞춰 제작할 수도 있다.
[그림 1] 에너지 저장이 가능한 탄소나노튜브 섬유와 웨어러블 특성
위 그림은 이미 산업화된 습식방사법을 이용하여 전기화학 활성을 지닌 탄소나노튜브 섬유를 대량생산하고 일반 옷처럼 위화감 없이 인체에 편하게 착용할 수 있다는 점을 나타낸다.
탄소나노튜브 섬유는 유연하고 가벼우며, 뛰어난 기계‧전기적 특성을 보유해 웨어러블 디바이스의 기초소재로 기대된다. 하지만 비표면적이 작고 전기화학 활성이 부족해 기존 연구에서는 주로 집전체2)로만 이용하고, 표면에 활성물질을 코팅하는 방법을 주로 사용했다. 그런데 이러한 접근법은 추가 물질 및 공정으로 비용이 상승하여 비경제적일 뿐만 아니라, 장기간 사용하거나 물리적 변형3)이 발생하면 활성물질이 섬유로부터 분리될 가능성이 높다.
폼팩터(form factor): 전자기기나 기계 장치의 크기, 모양, 디자인 구성을 지칭
집전체: 활성물질이 전기적 에너지를 저장하거나 방출할 때 전자를 수집하고 배분하는 역할을 하는 전도성 소재
구부림, 매듭 등
KIST 연구팀은 이와 같은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활성물질 없이도 높은 에너지 저장능력을 가진 섬유형 전극 소재를 개발했다. 연구팀은 파우더 형태의 탄소나노튜브를 산처리해 개질4)하고 섬유화함으로써 전기화학 활성과 우수한 물리적 특성을 모두 갖춘 탄소나노튜브 섬유를 개발했다.
[그림 2] 기능화된 탄소나노튜브의 물성과 전기화학 활성도
위 그림은 기능화된 탄소나노튜브의 원섬유 대비 기계적, 전기전도도 물성 향상 비교를 나타내며, 활물질 없이 표면이 깨끗함에도 불구하고 전기화학 활성도가 33배 증가함을 나타낸다.
[그림 3] 웨어러블 슈퍼캐패시터 실증
위 그림은 탄소나노튜브 섬유를 섬유형 슈퍼캐패시터(FSSCs)로 제작하여 에너지 저장능력과 웨어러블 특성들을 시중에서 구입한 디지털시계로 실증한 것들이다.
개질된 탄소나노튜브 섬유는 일반 탄소나노튜브 섬유 대비 에너지 저장능력이 33배 증가하고, 기계적 강도는 3.3배, 전기 전도도는 1.3배 이상 증가했다. 게다가 순수한 탄소나노튜브 섬유만을 사용해 에너지 저장 전극 소재를 개발했기 때문에 습식방사5) 기술을 이용한 대량생산이 가능하다.
섬유형 슈퍼 커패시터6)로 제작해 테스트한 결과, 매듭을 지었을 때 100%에 가까운 성능이 유지되고 5,000번 구부림 테스트를 거친 후에도 95%의 성능을 유지했다. 또한 일반섬유와 탄소나노튜브 섬유를 직조해 디지털시계의 손목 줄로 제작했을 때도 구부림, 접기, 세척 후 잘 작동됐다.
개질(reforming): 형태를 재구성한다는 의미로, 재료의 성분에서 화학 구조의 형태를 전환하고 그 과정에서 원하는 재료를 합성하고 추출하는 방법을 통칭함.
습식방사(wet spinning): 섬유고분자를 용매에 녹여 이것을 방사구를 통해 압출해 응고시켜 섬유로 만드는 방법
슈퍼 커패시터(super capacitor): 배터리와 같이 전기 에너지를 저장하는 장치로, 전통적인 커패시터와 배터리의 특성을 결합한 고용량의 에너지 저장 기술. 매우 빠른 충전과 방전 속도, 뛰어난 수명, 그리고 높은 전력 밀도를 제공하여 에너지 저장 및 공급양이 불규칙하거나 빈번할 때 널리 사용되고 있으며, 에너지 밀도가 낮은 단점이 있음
KIST 김승민 박사는 “최근 이차전지의 도전재로 활용되며 다시 주목을 받기 시작한 탄소나노튜브가 훨씬 다양한 분야에 활용될 수 있음을 확인했다”고 연구의 의의를 설명했다. 공동연구자인 정현수 박사는 “탄소나노튜브 섬유는 우리가 보유한 원천기술과 선진국과의 기술격차가 크지 않아 경쟁력이 있는 분야”라며, “비정형 에너지 저장 핵심 소재로 응용하기 위한 연구를 지속하겠다”고 밝혔다. 또 다른 공동연구자인 김남동 박사는 “슈퍼 커패시터에서 더 나아가 에너지 밀도가 높은 섬유형 배터리로 응용하기 위한 연구를 현재 수행 중”이라고 밝혔다.
본 연구는 KIST 주요 사업(ORP, K-DARPA)과 과학기술정보통신부(장관 이종호)의 지역선도연구센터사업 (2019R1A5A8080326), 산업통상자원부(장관 안덕근)의 소재부품산업핵심기술개발사업(20017548)과 현대자동차의 지원을 받아 수행됐다. 연구 결과는 재료 분야 국제 학술지 ‘Advanced Energy Materials’ (IF 27.8, JCR 2.8%)에 표지논문 (Front Cover)으로 게재됐다.
* 논문명 Active Material-Free Continuous Carbon Nanotube Fibers with Unprecedented Enhancement of Physicochemical Properties for Fiber-Type Solid-State Supercapacitors
< 연구진 소개 >
정현수 KIST 책임연구원(교신저자)
○ 소속: 한국과학기술연구원 기능성복합소재연구센터
○ 전화: 063-219-8168○ e-mail: jeonghs98@kist.re.kr
김남동 KIST 책임연구원(교신저자)
○ 소속: 한국과학기술연구원 기능성복합소재연구센터
○ 전화: 063-219-8178 ○ e-mail: ndkim@kist.re.kr
김승민 KIST 책임연구원(공동교신저자)
○ 소속: 한국과학기술연구원 탄소융합소재연구센터
○ 전화: 063-219-8154 ○ e-mail: seungmin.kim@kist.re.kr
유하영 KIST 박사후연구원(제1저자)
○ 소속: 한국과학기술연구원 기능성복합소재연구센터
○ 전화: 063-219-8253 ○ e-mail: hayoung@kist.re.kr
김정길 KIST 학생연구원(제1저자)
○ 소속: 한국과학기술연구원 기능성복합소재연구센터 한국과학기술원 생명화학공학과
○ 전화: 010-8708-0685 ○ e-mail: opqt1357@kist.re.kr
이동명 LG화학 선임연구원(제1저자)
○ 소속: LG화학
○ 전화: 010-6256-1108
○ e-mail: dongmyeong1108@gma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