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술과 솔루션
기후 위기 시대, AI로 바다를 예측하다 KIST, 대기-해양 상호작용까지 재현하는 AI 해양 예측 모델 개발
- GPU 한 대로 200일 치 전 지구 해양 예측을 수 초 만에 생성
올해 슈퍼 엘니뇨의 발달과 함께 6월에 서유럽에서 40℃를 넘는 폭염이 발생하는 등 전 세계적으로 이상기후 현상이 빈번하게 발생하고 있다. 기후변화로 인해 폭염, 집중호우, 가뭄, 태풍 등 극한 기상 현상의 발생 빈도와 강도가 증가하면서 보다 정확한 기후 예측 기술의 중요성이 커지고 있다. 특히 해양은 지구 표면의 약 70%를 차지하며 막대한 양의 열과 탄소를 저장·순환하는 동시에 대기와 지속적으로 상호 작용해 엘니뇨·라니냐를 비롯한 계절 및 장기 기후 변동을 좌우하는 핵심 요소다. 그러나 기존 해양 예측 모델은 복잡한 물리 방정식을 계산하기 위해 막대한 슈퍼컴퓨팅 자원과 긴 계산 시간이 필요해 신속한 예측과 다양한 기후 시나리오 분석에 한계가 있었다.
한국과학기술연구원(KIST, 원장 오상록) 기후탄소순환연구단 강대현 박사 연구팀은 이러한 한계를 극복하기 위해 AI 기반의 전 지구 해양 예측 모델인 KIST-Ocean을 개발했다고 밝혔다. 이번 성과는 과학기술 기반의 기후변화 예측·대응을 위해 출범한 KIST 기후·환경연구소의 결실로, 방대한 관측 자료와 물리 기반 해석 역량이 요구되는 장기 해양·기후 예측 분야에서 AI 기술을 접목해 높은 정확도와 계산 효율을 동시에 구현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KIST-Ocean 모델 추론 과정 구조
과거 수십 년간의 관측과 시뮬레이션의 대기 및 해양 빅데이터를 학습한 KIST-Ocean 모델을 통해 예측 수행. 예측 초기조건으로 3차원 해양 상태와 대기 경계조건이 입력되고, 이를 통해 5일 뒤의 3차원 해양 상태를 예측해 냄. 예측된 3차원 해양 상태를 다시 입력으로 넣는 과정을 최대 40번 반복하면 5일 간격으로 200일까지의 전 지구 3차원 해양 예측을 수행하게 됨.
연구진이 개발한 KIST-Ocean은 과거 수십 연간 축적된 전 지구 3차원 해양 데이터를 학습해 미래의 해양 상태를 예측하는 AI 모델이다. 전 지구 해양의 수온, 해류, 염분 등 다양한 물리 정보를 바탕으로 해양의 입체적인 상태를 5일 간격으로 예측하며, 수심 600m까지의 변화를 생성할 수 있다. 특히 최신 AI 기술을 적용해 GPU 한 대만으로 약 200일 치 전 지구 해양 예측 결과를 단 몇 초 만에 생성할 수 있어 기존 수치모델 대비 계산 시간과 비용을 크게 줄였다.
이러한 높은 계산 효율은 다양한 기후 시나리오를 반복적으로 분석하거나 대규모 앙상블 예측을 수행하는 연구에도 효과적으로 활용될 것으로 기대된다.
연구진은 KIST-Ocean이 실제 해양의 물리 현상을 얼마나 정확하게 재현하는지 검증하기 위해 다양한 실험을 수행했다. 가상의 바람 생성 실험에서는 대기 변화에 따른 해양 파동과 용승·침강 현상이 기존 해양 물리 이론과 일치하게 나타났으며, 이는 AI가 단순히 과거 데이터를 학습하는 수준을 넘어 대기와 해양 사이의 복잡한 물리적 상호작용까지 효과적으로 반영할 수 있음을 보여준다. 또한 대표적인 기후 현상인 2015년 슈퍼 엘니뇨 사례에서도 적도 태평양의 해수면 온도 상승과 해양 내부 열 분포 변화 등 주요 발달 과정을 성공적으로 재현해, AI 기반 해양 모델의 예측 정확성과 신뢰성을 입증했다.
KIST-Ocean 모델의 해양 파동 재현력 평가
(좌측) 적도 태평양에 인위적인 바람의 응력을 주입했을 때 KIST-Ocean에서 나타나는 해양 로스 비파의 위상 속도. X축은 바람 응력을 주입한 위도에 따라 변화하는 위상 속도의 이론값(빨간색 표시)과 KIST-Ocean 예측의 위상 속도. 각 점들은 통계적 유의성을 확보하기 위해 해당 위도의 다중 예측 수행 결과를 나타냄.
(우측) 아열대 해양에서 반 시계/시계 방향 바람 응력 주입에 따라 KIST-Ocean의 수심 105m 해양의 온도 반응 생성 결과. 에크만 수송에 따른 용승과 침강과 관련된 해양의 온도 변화를 현실적으로 예측 성공함.
연구진은 KIST-Ocean이 기존의 단기 날씨 예측을 넘어 계절 및 연 단위 기후 예측으로 AI 활용 범위를 확대하는 기반 기술이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향후 대기·해양·지면 등이 결합된 AI 기반 지구 시스템 모델 개발의 토대가 될 뿐만 아니라, 빠르고 경제적인 특성을 바탕으로 해양·기후 연구의 진입 장벽을 낮추고 다양한 기후변화 대응 연구를 가속화할 것으로 전망된다.
KIST-Ocean 모델의 2015~16 슈퍼 엘니뇨 재현력 평가
과거 슈퍼 엘니뇨가 발달하기 시작했던 시기인 2015년 5월 3일의 예측 초기조건으로부터 KIST-Ocean 예측을 수행하며 살펴본 엘니뇨의 발달 반응 평가.
(좌측) 2015년의 바람 응력을 주입해 줬을 때는 태평양 중부~동태평양 해수 온도가 상승하는 과거 슈퍼 엘니뇨의 발달을 현실적으로 모의하는 데 성공함
(우측) 엘니뇨 발달과 무관한 평년의 바람 응력을 처방해 주는 경우 엘니뇨 발달이 나타나지 않고 오히려 해수 온도가 하락하는 라니냐 반응이 나타남.
KIST-Ocean의 실험 결과는 열대 태평양의 바람 응력이 슈퍼 엘니뇨 발달에 주요한 역할을 한다는 기존 선행 연구와 일치하며, KIST-Ocean이 우수한 물리 재현력을 지님을 의미함.
KIST 강대현 박사는 “KIST-Ocean을 통해 AI 예측이 뛰어난 효율성과 정확도를 보일 뿐만 아니라, 대기와 해양 간의 복잡한 물리적 관계도 현실적으로 재현할 수 있음을 입증했다”라며, “이러한 AI 모델을 적극 활용해 향후 기후 위기 대응 역량을 크게 향상시킬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기후 재난 대응은 장기간의 연구 축적과 지속적인 투자가 필요한 국가적 공공 연구 영역이다. KIST는 이번 기술을 고도화해 기후 위기 시대에 국민 안전 확보와 사회·경제적 피해 최소화에 기여하는 선제적 예측 기술로 발전시켜 나갈 계획이다.
본 연구는 과학기술정보통신부(장관 배경훈)의 지원을 받아 KIST 주요 사업, 초고성능컴퓨팅활용고도화사업(NRF-2022M3K3A1094114) 등으로 수행됐다. 이번 연구 성과는 국제 학술지 「Science Advances」 (IF 13.9, JCR 분야 8.2%) 최신 호에 게재됐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