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비용·경로 재편과 산업별 회복 격차를 중심으로
산업연구원 빙현지 전문연구원
• 미국-이란 MOU로 종전 국면에 진입했으나, 핵심 쟁점과 통항 관리 문제가 후속 협상으로 이연되어 전쟁 전 통항·비용 구조로의 단기 복귀는 제한적
- 제재 종료·핵 프로그램 처리·이행 감시 등이 최종 합의로 넘겨졌고, 특히 핵 문제는 사찰·검증까지 합의해야 하는 최난도 쟁점으로 2015년 JCPOA 본협상에도 약 2년이 걸린 점에 비춰 60일 내 타결은 쉽지 않은 상황
- 교전 당사자인 이스라엘이 서명국이 아니어서 MOU 체결 이후에도 레바논 전선을 둘러싼 무력 충돌이 재연되는 등 합의와 충돌이 교차하는 불안정한 국면이 지속될 전망이며, 60일 무상 통항 이후 수수료·해상 서비스 비용의 지위도 불분명해 통항 통제권은 여전히 이란에 잔존
• 이번 호르무즈 사태는 에너지·원자재·물류가 동시에 제약된 복합 공급망 충격으로, 종전 기대에 유가는 하락했으나 통항 비용과 일부 원자재 가격은 새로운 비용 기준으로 고착될 가능성
- 에너지 가격 충격만으로도 제조업 생산비가 약 4.7% 상승한 것으로 추정(저자 추정, 전 산업 3.73%)
- 유가는 종전 기대 선반영으로 이미 하락했으나, 단기간에 전쟁 전 수준으로 복귀하기보다 연말까지 배럴당 70~80달러 수준에서 등락할 전망이며, 봉쇄가 장기화될 경우 완충 요인 소진으로 공급 차질이 본격화될 가능성
- 반면 국제 LNG 가격은 저장·대체가 어렵고 카타르발 공급 차질까지 겹쳐 빠르게 정상화되기 어려우며, 전쟁 위험 보험료는 위험이 낮아진 뒤에도 더디게 하락하고, 60일 무상 통항 이후에는 이란이 새로운 통항 비용을 부과할 소지
• 종전은 산업 충격을 일괄 해소하는 계기가 아니라, 비용 전가·신규 수요 확보가 가능한 산업과 구조적 공급과잉·수요 둔화에 노출된 산업 간 격차를 고착시키는 K자형 분기점으로 작용
- 수혜·기회: 조선은 고부가 LNG 운반선·중소형 탱커, 방산은 걸프 방공 수요, 반도체는 중동 AI 데이터센터발 메모리·HBM, 건설은 약 340억~580억 달러 전후 복구 수요에서 기회가 기대되며, 중동 시장 진출은 저가 경쟁보다 금융 동반·현지화 대응 역량이 좌우하는 방향으로 성격이 변화
- 제약·시차: 석유화학은 단기적으로 공급과잉 재부각으로 수익성 회복이 지연되나 글로벌 고비용 설비 합리화로 중장기 수급은 점진적으로 개선될 여지, 자동차는 선진 시장 수요 둔화·비용 부담으로 회복이 제약
• 통항·보험·운임 비용을 일시 요인이 아닌 구조적 안보 비용으로 인식하고, 핵심 통로·원자재의 무기화 가능성을 상수로 둔 경제 안보 전략으로 재설계할 필요
- 공급망 다변화는 필요하나 특정 산지·항로·결제망으로의 재고착을 경계하고, 안보의 무게를 가격 안정에서 공급 신뢰성·공급망 탄력성으로 전환
- 산업별로 피해 부문은 비용 보전·조달 안정을, 기회 부문은 금융·현지화·수주 역량 강화를 지원하는 차등 대응과 함께, 조달·금융·물류 영역의 구체적인 수단을 검토
종전 MOU 체결에도 핵심 쟁점과 통항 정상화 리스크가 남아 전쟁 전 수준으로의 복귀는 단기간에 어려운 상황
• 미국-이란 MOU는 군사행동 중단과 호르무즈 해협 재개를 위한 잠정 합의이나, 핵심 쟁점 상당 부분이 후속 협상으로 이연되어 합의의 안정성은 여전히 제한적
- 미국과 이란은 MOU를 통해 군사행동 중단, 호르무즈 해협 재개, 60일 내 최종 합의 협상이라는 기본 틀을 마련했으며, 미국의 해상 봉쇄 해제와 이란의 60일간 무상 통항 보장 등 일부 조치는 즉시 이행 대상으로 제시
- 다만 제재 종료 일정, 핵 프로그램의 향후 처리, 농축물질 관리, 재건·개발 자금 집행 구조, 향후 이행 감시 체계 등은 최종 합의에서 확정하도록 남겨져 있어 MOU만으로 모든 쟁점이 해소된 것은 아닌 상황
- MOU는 조약과 달리 국내 비준 절차를 거친 구속적 합의가 아니므로, 후속 협상이 교착되거나 상대방의 이행 위반이 제기될 경우 초기 조치가 다시 중단되거나 협상 카드화될 가능성
* 2015년 JCPOA도 법적 구속력이 제한된 정치적 합의로 처리된 이후 2018년 미국의 탈퇴와 제재 복원으로 사실상 무산된 전례가 있어, 이란 관련 합의의 지속가능성은 미국 정치 변화에 민감하게 반응
* 특히 핵 프로그램 처리와 농축물질 관리는 사찰·검증 체계까지 합의해야 하는 최난도 쟁점인데, 2015년 JCPOA 타결에도 본협상에만 약 2년이 걸린 점에 비춰 60일이라는 후속 협상 시한 내 최종 타결은 쉽지 않은 상황
- 최대 쟁점은 레바논 전선으로, MOU는 레바논을 포함한 전 전선의 군사행동 종료를 담고 있으나 실제 교전 당사자인 이스라엘은 서명국이 아니어서 이스라엘의 레바논 작전 지속 여부가 합의 전체의 안정성을 흔들 가능성
* MOU 발효 직후, 이스라엘이 헤즈볼라와의 휴전 이튿날 레바논 남부를 재차 공습하자 이란은 레바논 포함 전 전선 군사행동 영구 중단 불이행을 이유로 호르무즈 해협 재봉쇄를 선언
- 또한 호르무즈 해협 통항은 재개 국면에 들어섰으나, 60일 이후 통항 관리 방식과 수수료·해상 서비스 비용의 지위가 불분명해 제도적 불확실성이 잔존
* MOU 제5항은 상업 선박의 안전 통항을 60일간 무상으로 보장하는 내용을 담고 있으나, 이는 영구적 무료 통항 보장이 아니라 60일 이후 관리 방식과 해상 서비스 체계를 별도 협의하도록 남겨둔 구조
* 미국은 통행료 없는(toll-free) 개방을 강조하나, 이란은 신설한 페르시아만 해협관리청(PGSA)을 통해 서비스 수수료 명목으로 오만과의 공동 관리를 주장
* 명목상 개방이 통제권 이양을 뜻하지는 않는 상황으로 실제 운항 비용을 둘러싼 회색지대가 잔존해 해운업계는 비용의 장기 지위가 불분명해 국제해협의 통과통항 원칙과 충돌할 수 있다는 점에서 추가 분쟁 가능성을 우려
- 호르무즈를 둘러싼 무력 충돌이 재발한 데서 드러나듯, 합의와 충돌이 교차하는 불안정한 국면이 상당 기간 지속될 가능성
* MOU 서명 이후에도 이란이 호르무즈를 통과하던 상선을 공격하고 미국이 이란 군사시설을 보복 타격했으며, 이에 이란이 다시 쿠웨이트·바레인의 미군기지를 공격하는 등 무력 충돌이 재연
* 양측 모두 결정적 승리나 최종 타결의 유인이 약해, 완전한 종전도 전면전도 아닌 저강도 분쟁이 장기화되는 국면으로 굳어질 수 있다는 평가가 제기
• 이에 본고는 종전 이후에도 남을 통항 비용과 시장 회복 지연 요인을 전제로, 호르무즈 사태 장기화가 한국산업에 남긴 비용 충격과 구조 변화를 점검
- 합의가 유지될 경우에도 통항 정상화에는 물리적·제도적 시차가 존재하고, 합의가 흔들릴 경우 해협 통항과 제재 완화가 다시 협상 레버리지로 전환될 가능성
- 따라서 전쟁 이전의 비용 구조와 공급망 흐름으로 단기간에 복귀하기는 어려우며, 본고는 사태 장기화 과정에서 발생한 산업별 충격과 종전 이후에도 잔존할 비용 요인, 운송 경로 및 산업에 미친 영향을 중심으로 분석
호르무즈 사태가 과거 중동발 충격과 구분되는 지점은 차질의 성격과 범위
• 과거 중동발 충격은 주로 특정 산유국의 생산·수출 차질 또는 해상 안전 비용을 상승시키는 수준
- 1973년 아랍 석유 금수, 1979년 이란 혁명, 1990년 이라크의 쿠웨이트 침공, 2019년 아브카이크·쿠라이스 피격은 모두 국제 유가와 수급에 큰 충격을 주었으나, 기본적으로 특정 국가의 생산·수출 또는 특정 시설의 가동 차질이 중심
- 2019년 아브카이크·쿠라이스 피격은 하루 약 570만 배럴의 생산 차질을 초래해 당시 세계 공급의 약 5%에 해당하는 충격을 발생시켰으나, 전략비축·재고 활용과 설비 복구를 통해 비교적 단기간에 공급이 회복
- 1984~1988년 탱커전쟁은 걸프 해역의 선박 안전과 보험료를 크게 악화시켰으나, 미국의 호위 작전 등에 힘입어 호르무즈 해협의 통항 기능 자체는 유지
- 이들 사례는 단기간에 세계 석유 공급의 상당 부분을 위축시켰지만, 해상 수송로 자체가 장기간 봉쇄되어 다수 산유국의 수출과 에너지·원자재 물류가 동시에 제약된 사례는 아니었다는 점에서 이번 사태와 구분
• 이번 사태로 호르무즈 해협을 통과하는 석유·LNG·원자재가 동시에 제약되면서, 과거보다 차질의 규모와 파급 경로가 크게 확대
- 호르무즈는 평시 전 세계 석유 교역의 약 5분의 1, 해상 석유 수출의 약 3분의 1이 통과하는 단일 초크포인트로, 이번 봉쇄로 약 1,580만 b/d, 전 세계 공급의 약 15%에 해당하는 물량이 시장 접근에서 차단
- 사우디아라비아와 UAE의 송유관 등 우회 인프라가 존재하지만, 가용 우회 능력은 평시 호르무즈 통과 물량의 일부를 대체하는 수준으로, LNG와 비료·헬륨 등 비석유 품목의 우회 여력은 더욱 제한적
- 이에 따라 충격은 에너지 가격에 그치지 않고 농업 투입재, 석유화학 원료, 반도체용 특수가스 등 산업 원자재로 확산
* 세계경제포럼(WEF)·WTO 등에 따르면, 전 세계 헬륨 공급량의 약 3분의 1, 요소 교역량의 30% 이상, 암모니아·인산염 교역량의 약 20%가 이 해협을 통과1
- 과거 공급 차질은 주요 산유국의 여유 생산능력, 전략비축유 방출, 재고 활용 등을 통해 일정 부분 흡수될 수 있었으나, 이번에는 여유 생산능력과 주요 수출 물량 상당 부분이 호르무즈 권역에 묶여 있어 완충 여력이 제한
- 따라서 이번 호르무즈 사태는 단순한 공급 감소가 아니라 공급 충격과 수송 충격, 에너지와 산업 원자재 충격이 동시에 결합된 복합 공급망 충격으로 해석할 필요
가격·물량 충격이 직접 비용 부담을 넘어
공급망 전반으로 확산
• 직접 충격은 원유·LNG·나프타 등 중동 직수입 품목의 가격 상승과 물량 차질로 시작되어 국내 생산비와 가동률 하락으로 현실화
- 호르무즈 봉쇄 이후 해협 경유 화물 흐름이 급감하면서, 에너지 가격 상승과 원자재 물량 부족이 동시에 발생
- 원유 가격 상승은 정유·석유화학 원료와 운송 연료 비용을 통해 나프타·석유제품·물류비로 파급되고, LNG 가격 상승은 발전·도시가스 비용을 통해 전력 다소비 업종의 생산비로 전이
* 산업연관표를 이용한 저자 추정 결과, 이 같은 에너지 가격 충격으로 전 산업 3.73%, 제조업 4.70%, 서비스업 1.32%의 생산비 상승이 발생한 것으로 추정2
- 특히 나프타는 중동산 원유 정제 물량과 직수입 물량이 함께 줄어들면서 석유화학 업종의 직접 충격으로 연결되었고, 근월물 가격이 원월물보다 높은 백워데이션3이 확대되며 단기 물량 부족 압력이 가격 구조에 반영
* 일부 NCC 설비는 나프타 수급 불안으로 3월 가동률이 50%대까지 하락한 뒤 정부 지원과 대체 공급선 확보로 회복세를 보였으나, 평시 수준에는 미치지 못해 원료 조달 불확실성이 잔존
- 중소기업중앙회 5월 조사에서도 국내 중소·중견 제조기업은 원가 부담 증가와 원부자재 물량 부족을 동시에 호소해, 가격 충격과 물량 충격이 현장 단위의 생산 조정 압력으로 현실화4
2. 전쟁 전 가격은 2월 27일 자, 전쟁 기간 가격은 3월 1일~6월 8일 평균치를 사용. 브렌트유는 배럴당 달러, LNG는 JKM 선물의 MMBtu당 달러 가격 기준. 한국은행 산업연관표에 기초해 저자 산출. 원유·LNG 가격의 직접 투입 비중과 중간재를 통한 간접 전달 경로를 함께 반영하나, 공급 차단에 따른 물량 충격(수량 효과)은 포착하지 못해 추정치는 실제 충격의 하한선으로 해석할 필요.
3. 백워데이션(backwardation)은 근월물 가격이 원월물 가격보다 높은 상태로, 시장이 미래 인도 물량보다 당장의 현물 확보에 더 높은 가격을 지불하고 있음을 의미함. 이는 현물 수급 경색을 보여주는 지표로 해석됨.
• 간접·시차 충격은 제3국 생산공정, 계약가격 반영, 하류 산업 전이를 통해 시차를 두고 확산
- 간접 충격은 한국이 중동에서 직접 수입하지 않는 품목이라도, 중동산 에너지·원자재가 제3국 생산공정의 투입재로 사용된 뒤 국내 공급망으로 전이되는 경로에서 발생
- 이 경우 위험은 한국의 직접 수입의존도만으로 포착하기 어렵고, 제3국의 생산 차질이나 수출 통제에 좌우되므로 종전 기대로 유가·나프타 등 직접 충격 품목 가격이 반락하더라도 조달 불확실성이 시차를 두고 잔존하거나 확대될 가능성
- 황산은 대표적인 간접 충격 품목으로, 중동산 공급 차질과 중국의 수출 제한이 겹치면서 국제 가격이 급등했고, 이는 인산비료·구리·니켈 제련 등 서로 다른 산업의 비용 상승 요인으로 작용
- 비료 역시 간접·시차 충격이 작동하는 품목으로, 요소·암모니아·황 등 비료 관련 원료의 해상 이동이 제약될 경우 영농 비용 상승과 식량 가격 부담으로 후행 전이
- 따라서 종전 이후, 충격이 곧바로 소멸되는 것은 아니며, 에너지 가격의 직접 충격이 완화되는 시점에도 원자재·비료·금속 소재 등에서는 간접·시차 충격이 남아 산업별 회복 속도를 다르게 만들 가능성
종전 이후에도 물류 정상화에는 시차가 있고,
통항 비용과 운항 경로의 재편 압력은 지속
• 종전 기대로 낮아지는 비용도 있으나, 통항 비용은 더디게 내려와 새 기준으로 남고 운항 경로도 우회·다각화가 구조화되는 등 비용과 경로 양면에서 재편이 지속
• 호르무즈 통항이 재개되더라도 실제 물류 흐름은 안전 확인·보험 재개·선박 재배치를 거치며 단계적으로 회복
- 명목상 재개방 이후에도 기뢰 제거, 제한 항로 운영, 대기 선박 해소, 선복 재배치, 보험 인수 재개 등이 순차적으로 필요해 평시 수준의 통항량 회복까지는 시차가 발생할 가능성
* 걸프 일대에 만재 300척·빈 선박 250척, 오만만 진입 대기 300척이 묶여 있고, 기뢰 제거에는 40~50일에서 최대 6개월이 소요될 수 있다는 전망도 제기
- 합의 직후 일부 선박의 통항이 재개되었으나, 평시 수준에 비해 통항량은 여전히 제한적이며, 에너지·원자재 화물의 물량 회복은 가격 반등락보다 늦게 나타날 가능성
* 합의 발표부터 6월 17일까지 통과한 선박은 7척에 그쳤으며, 케플러(Kpler)는 첫 달 통항량이 하루 40척 안팎으로 회복되는 데 그칠 것으로 전망5
• 통항 관련 비용은 하방 경직성이 커 종전 이후에도 새로운 비용 기준으로 잔존할 가능성
- 전쟁 보험료는 위험 발생 시 빠르게 상승하지만, 위험이 낮아진 이후에도 해상 안전과 재보험 시장의 판단이 바뀌기 전까지는 더디게 하락하는 경향
* 호르무즈 통항 선박에 대한 전쟁 위험 보험료는 전쟁 전 선박 가치의 0.2% 수준에서 2~3%로 상승한 것으로 추정되며, 선가 1억 달러 선박 기준 보험료율이 0.4%포인트만 상승해도 항차당 약 40만 달러의 추가 비용이 발생
* 1980년대 탱커전쟁 당시에도 미국의 호송 작전에도 불구하고 종전 이후 통항·보험 정상화에 1년 이상, 보험료 정상화에는 수년이 걸린 만큼 이번에도 단기 정상화 가능성은 낮은 편
- 운임에는 항로 우회·선박 대기·선복 부족·보험료·위험 할증료가 함께 반영되는 구조여서, 유가 하락이 운임 하락으로 즉시 연결되기 어려운 상황
- 또한 60일 무상 통항 이후 이란이 통항 관리 또는 해상 서비스 비용 부과를 추진할 경우, 이는 전쟁 전에는 존재하지 않던 제도적 비용으로 작용할 가능성
* 미국 OFAC는 이란 정부·IRGC 관련 주체에 대한 대가 지급이 제재로 이어질 수 있다고 경고한 바 있어, 단순 운임 상승을 넘어 법적·금융 리스크로 확대될 소지
• 운항 경로도 종전 직후 전쟁 전으로 되돌아가기보다, 우회·다각화 흐름이 일정 부분 구조화될 전망
- 봉쇄 기간 선사들은 안전성·보험 인수 가능성을 기준으로 호르무즈 통항을 중단·제한했고, 이 관행은 종전 이후에도 안전성 확인 전까지 일정 기간 지속될 전망
- 홍해 사태 이후 희망봉 우회가 일반화된 것처럼, MSC·CMA CGM 등은 희망봉 노선을 2026년 기본 항로로 공식편입했으며, 이번 봉쇄로 선사들이 홍해(바브엘만데브)와 호르무즈 두 길목을 동시에 피하게 되면서 우회 고착이 한층 강화
- 걸프 국가들도 의존도를 낮추기 위해 송유관·홍해·오만만 항만·육상 복합 물류 회랑 확충을 추진하며, 이는 중동–유럽–아시아 물류 구조의 다중 경로화를 촉진
- 경로 다각화에 더해, 화주·수입국이 단일 초크포인트 의존을 줄이기 위해 수요지 인근에 저장·중계 시설을 확충하는 등 재고를 소비지 가까이 재배치하려는 투자도 확대될 가능성
- 다만 상당수 우회 회랑은 아직 구상 또는 초기 단계이고, 이라크·시리아·이란 등 경유지의 정치·안보 불안이 새로운 병목으로 작용할 수 있어, 다각화 방향은 분명하나 어느 경로가 중심이 될지는 추가 관찰 필요
에너지 가격도 종전 기대로 일률 하락하기보다,
정상화 속도는 품목별로 상이
• 복구 속도는 저장 가능성·대체 가능성·계약 구조와 차질의 성격 등에 따라 차별화
- 실제로 종전 기대로 유가가 하락하는 국면에서, 봉쇄 초기 급등했던 요소 가격은 비교적 빠르게 반락한 반면, 황 가격은 여전히 높은 수준을 유지
* 요소 가는 2~3월 약 47% 올라 4월까지 전쟁 전의 약 2배 수준에 이르렀으나, 종전·통항 재개 기대와 중국의 수출 재개로 질소비료 공급이 회복되며 전쟁 프리미엄이 상당 부분 해소
* 반면 황산은 정유·가스 가동에 연동되는 부산물이어서 가격이 올라도 단기 증산이 어렵고, 에너지 대비 통항 우선순위에서 밀리는 후순위 화물인 데다, 주요국의 수출 제한이 겹쳐 공급 회복이 더딘 상황
• 원유는 종전 기대와 공급 확대 요인이 가격 하락 압력으로 작용하고 있으나, 실제 공급 회복과 재고 보충 수요를 고려할 때 정상화 속도는 여전히 불확실
- 종전 기대의 선반영, OPEC+ 감산 완화, 대서양 분지(미국·브라질 등)의 증산은 하락 요인이나, 봉쇄기 소진된 재고·전략비축 보충 수요와 필드 재가동 지연이 하방을 제약
- 이에 유가는 단기간에 전쟁 전 수준으로 복귀하기보다 올해 말까지 배럴당 70~80달러 수준에서 등락할 가능성
* 우드맥킨지는 조기 재개 시 4분기부터 하락해 연말 약 80달러·2027년 약 65달러를, EIA도 연말 약 70달러·2027년 약 64달러로 유사하게 전망6
* 캐피털 이코노믹스는 에너지 공급이 9월까지 전쟁 전 80% 수준 회복, UAE 국영사(ADNOC)는 완전 물동량 회복을 2027년으로 추정7
- 다만 이번 종전 합의가 조건부·가역적인 만큼, 주변 전선 재격화나 호르무즈 재봉쇄로 봉쇄가 재발·장기화되면 유가는 다시 상방 압력을 받을 가능성
* IEA는 개전 이후 중동 에너지 시설 80여 곳이 피해를 입었고, 이 중 3분의 1 이상이 중대 피해로, 전쟁 전 생산 수준 회복에는 국가별로 상이하나 전반적으로 약 2년이 소요될 것으로 평가8
* 특히 유정·가스전의 저류층 등 지하 설비 손상 규모는 아직 확인되지 않아 회복 지연 위험이 추가로 잠재
* 그간 가격 급등을 억제해 온 완충 요인(개전 전 출하된 물량, 해상 저장 재고, 우회 파이프라인 등)이 순차적으로 소진되는 국면으로, 봉쇄가 장기화될 경우 실제 공급 차질이 본격화되면서 유럽 등 일부 지역에서는 에너지 부족이 제조업 생산 차질로 전이될 가능성
- 반면 LNG는 저장과 대체가 원유보다 어렵고 장기계약·현물 조달이 병행되는 구조여서, 종전 기대만으로 가격이 빠르게 정상화되기 어려운 품목
* 카타르의 공급 차질이 물리적·장기적이라는 점도 차이로, 분쟁이 완전히 해소되더라도 카타르 LNG 수출 능력의 일부가 장기간 가동 제약을 받을 수 있고, 이는 2026년 예상됐던 LNG 공급 과잉분을 상당 부분 상쇄할 가능성
* 수요 측면에서도 유럽의 저장률은 5년 평균을 밑돌아 동절기 전 재고 보충 수요가 불가피하며, 아시아와 유럽이 카타르산 가스 물량을 두고 경쟁하면서 위기 이전보다 가격 하단이 높아졌다는 평가
- 카타르산 LNG 공급 차질이 장기화되더라도 연말까지 필요한 물량을 상당 부분 확보해 실제 인도 차질은 제한적일 전망이나, 부족분 보전을 위한 현물 조달 부담과 유가 연동 장기계약의 가격 반영 시차가 겹치면서 하반기 국내 LNG 도입단가는 후행적으로 상승할 가능성9
* 이 경우 LNG 도입 비용은 발전 비용과 전력요금 인상 압력을 통해 반도체·디스플레이·철강·시멘트 등 전력 집약 제조업의 비용 부담으로 시차를 두고 전이
- 다만 중장기로는 카타르 시설 정상화와 함께 미국 등 신규 LNG 공급이 확대되며 수급이 완화될 가능성도 있어, LNG 시장은 단기 경직성과 중장기 완화 가능성을 함께 고려할 필요
9. 에너지경제연구원은 조기 종전 시에도 8월 도입 단가가 15~16.7달러로 정점을
형성할 것으로 전망.
산업별 회복은 비용 전가력과 수요 회복 경로에 따라
K자형으로 분화
• 호르무즈 통항 재개와 에너지 가격 반락은 공통적인 부담 완화 요인이지만, 산업별로 원가 구조, 수요처, 재고·계약 구조, 공급과잉 정도가 달라 회복 속도는 차별화될 전망
- 종전은 충격을 일괄 해소하는 계기라기보다, 비용 전가·신규 수요 확보가 가능한 산업과 구조적 공급과잉·수요 둔화에 노출된 산업 간 격차를 고착시키는 분기점으로 작용
- 조선·방산·일부 중동 EPC는 수송망 재편, LNG 공급선 다변화, 걸프 안보 수요, 전후 복구 수요가 맞물려 회복·수요 확대 가능성이 크나, 전후 수요는 저가 수주가 아니라 금융 조달 동반·현지화 대응 역량이 수주를 좌우하는 방향으로 성격이 변화할 가능성
- 석유화학은 봉쇄기 가려졌던 글로벌 공급과잉이 종전 후 재 표면화될 우려가 크고, 자동차·건설은 수요 둔화·자재비·금융비용 부담으로 회복이 제한되며, 반도체는 직접 충격은 제한적이나 중동 AI 인프라 투자가 메모리·HBM 수요로 연결될지가 변수
비용·경로·의존 구조 재편에 대응한 복원력 중심 전략
필요
• 종전 합의 이후에도 전쟁 전 비용 구조로의 단기 복귀가 제한적인 만큼, 통항·보험·운임·제재 리스크를 구조적 안보 비용으로 인식할 필요
- 핵심 쟁점이 후속 협상으로 이연된 상황에서 주변 전선 재격화, 60일 이후 통항료 부과, 제재 대상 기관과의 거래문제는 해협 통항의 불확실성을 다시 높일 가능성
- 이에 운임·보험료·통항 비용 상승을 일시 요인으로 보기보다 일정 기간 원가 구조에 남을 비용으로 인식하고, 계약·보험·무역금융 리스크 관리 체계에 상시 반영할 필요
- 가령 전쟁 위험 보험료 급등분에 대한 무역보험 등 정책금융을 통한 분담, 무역금융의 리스크 프리미엄 부담 완화 등을 검토 가능
• 공급망 다변화는 필요하나, 특정 지역 의존을 또 다른 의존으로 대체하는 락인(lock-in)에 빠지지 않도록 관리할 필요
- 걸프 에너지 인프라가 이번 전쟁 이전에도 2017년 이후 200여 차례 공격을 받는 등 공급 안정 측면의 위험이 이미 존재했음에도 가격이 우선시되어 온 만큼, 핵심 통로·공급선의 안보는 과거의 가격 안정 중심에서 공급 신뢰성·공급망 탄력성 중심으로 무게가 옮겨갈 필요
- 위기 시 다변화를 추진했다가 가격 안정 이후 다시 최저가 중심의 단일 공급선으로 회귀하는 방식으로는 공급망 복원력을 높이기 어려우므로, 핵심 품목의 다변화를 제도적으로 정착시키기 위해 핵심 원자재별 최소 재고 기준, 다변화·장기계약에 대한 인센티브, 전략비축 대상 품목 확대 등을 검토
- 재생에너지 확대가 태양광·배터리·핵심 광물의 중국 의존을 높일 수 있듯, 수입선 다변화는 에너지·원자재·부품·장비·물류 경로 전반의 의존 구조를 함께 점검하는 방식이 필요
- 직접 수입하지 않는 품목도 제3국 생산공정의 핵심 투입재라면 황산·비료·금속 소재처럼 시차를 두고 국내 공급망에 전이될 수 있으므로, 조기경보·모니터링을 해외 생산국의 투입재 의존도까지 포함하는 방식으로 확장
• 핵심 통로와 원자재의 무기화 가능성을 상수로 두고 조달·물류·안보 전략을 재설계할 필요
- 이번 사태는 호르무즈 해협이 단순 수송로가 아니라 통행 조건 변경, 통항 비용 부과, 공급 지연을 통한 압박 수단으로 활용될 수 있음을 시사
- 관세 갈등, 희토류·핵심 광물·비료 수출 통제와 마찬가지로, 공급망 리스크는 특정 지역의 전쟁 여부를 넘어 어느 국가가 어떤 원료·통로를 통제하고 있는가의 문제로 확대
- 따라서 조달 전략은 원료 가격뿐 아니라 항로 안정성, 보험 조건, 대체 가능성, 재고 비용까지 포함해 평가하고, 제조업의 핵심 길목이 타국의 압박 수단으로 전환될 가능성을 반영한 경제 안보 전략으로 재설계할 필요
- 또한 대체 항로별 비용·소요일수의 상시 모니터링, 항만·해운 정보 공유 체계 등을 통해 우회·재배치 의사결정을 뒷받침하는 방안 등을 고려
저자: 빙현지 산업연구원 글로벌산업협력연구실 전문연구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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