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술과 솔루션
에너지 하베스팅 분야에서의 유연 소자 활용
Ⅰ. 서론
현대 사회에서 석유, 석탄, 천연가스 등 기존 화석연료의 매장량의 한계와 지속적인 사용으로 인해 환경오염 문제가 발생하고 있다. 이러한 문제를 극복하기 위해 신재생, 친환경 등 대체에너지에 관한 연구가 진행되고 있으며, 그중에서도 에너지 하베스팅의 기술이 주목받고 있다.
에너지 하베스팅은 주변 환경에서 버려지는 에너지를 수확하여 재생산하는 기술로 자연에 존재하는 에너지들인 태양광, 진동, 바람부터 위치에너지, 열에너지뿐만 아니라 전자기파로부터 전기적 에너지를 획득하는 방식이다. 에너지 하베스팅을 통한 기기들은 직접 전력을 획득함으로써 안전성, 보안성, 지속가능성을 가지며 탄소 저감 및 환경공해를 줄일 수 있어 환경친화적인 기술로 대두되고 있다.
전 세계 주요 국가들은 지구 온도 상승을 2% 이내로 억제 및 2050년까지 대기 중 이산화탄소 농도를 450ppm 이하 유지 등의 글로벌 장기목표를 세웠으며, 이를 달성하기 위해 신재생·친환경 에너지의 비중을 지속적으로 확대하고 있다.
이러한 관심에 힘입어 에너지 하베스팅 세계시장 규모가 가파르게 성장하는 추세이며, 관련된 다양한 에너지 변환 메커니즘을 활용한 차세대 에너지 생산시스템에 대한 연구가 전 세계적으로 활발히 진행 중이다. 최근 전자기술의 발전으로 무선 센서 네트워크, 모바일 기기와 같이 소형화된 전자기기를 구동하는 에너지도 감소함에 따라 작은 규모의 발전에 관한 관심이 증가하고 있으며, 이에 맞춰 나노기술이 발전함에 따라 기존에 버려졌던 작은 에너지까지도 효과적으로 수확할 수 있는 단계에 이르고 있다.
이에 맞추어 에너지 하베스팅 기술은 다양한 전자기기의 전원공급 문제를 근본적으로 해결하는 방법으로 제시되고 있다. 소형 에너지 하베스팅 방법에는 태양광을 이용한 솔라셀, 폐열로부터 전기에너지를 얻는 열전소자, 진동으로부터 전기에너지를 얻는 압전소자, 그리고 전자기파를 이용한 RF 방식이 있다. 실제 에너지에 따른 에너지 하베스팅 특성은 아래 표 1과 같이 다르며, 획득된 전기에너지는 그 크기에 따라 다양하게 사용될 수 있다.
본 보고서에서는 이러한 다양한 방식을 활용한 에너지 하베스팅 기술에 관해 기술하고자 한다. 특히 활용성이 높은 유연 소자를 활용 사례를 소개하고, 이를 바탕으로 에너지 하베스팅 기술에 대한 가능성을 보여주고자 한다.
Ⅱ. 에너지 하베스팅에서의 유연 소자 활용
1. 유연 소자 기반 마찰대전 발전소자
현대 산업에서는 전자 소자의 집적화, 소형화, 저전력 소모 등의 성능 향상에 따라서 충전 및 저장 장치의 교체 없이 지속 가능한 에너지 공급이 점점 더 중요해지고 있다. 다양한 에너지 하베스터 중에서 마찰전기 발전기(TEG)는 높은 순간 출력, 광범위한 재료선택 가능성, 친환경적이고 저렴한 제조 공정 및 대상응용 분야에 맞춤화된 다양한 작동방식으로 인해 상당한 주목을 받았다.
TENG는 주변 환경에서 낭비되는 기계적 에너지로부터 전기에너지를 수확하는 장치로, 접촉 전기화(Triboelectrification)라는 서로 다른 두 물질이 접촉할 때 전하가 한쪽에서 다른 쪽으로 이동하는 현상을 이용하는 것인데, 이는 본질적으로 매우 높은 전압을 발생시키기 때문에 불편함과 사고를 야기하는 부정적인 효과로 인식됐다. 그러나, Wang 연구실의 연구 결과를 통해 사고방식을 바꿈으로써, 마찰전기는 TEG를 통해 에너지 하베스팅의 기본적인 에너지원으로써 사용하게 되었다.
위의 그림 1을 보면 TEG는 두 가지 다른 매개가 이중 전극 또는 단일 전극 구조로써 접촉-분리, 슬라이딩 및 독립형을 기반으로 하는 세 가지 방식의 작동방식을 가진다. 각 방식의 특징을 살펴보면,
• 접촉-분리 방식은 가장 단순하고 기본적인 유형의 TEG로, 서로 다른 두 유전체가 마주 보고 있는 형태로, 각 유전체에 전극을 부착하여 접촉-분리의 반복적인 과정을 통해 두 물질 사이의 전위차가 생기고 전자가 움직여 교류전원 형태로 발생한다.
• 슬라이딩 방식은 주로 문지름에 의한 회전 또는 병진 운동을 기반으로 한다. 마찰이 진행되는 동안 두 유전체 사이의 표면에 마찰 전하가 생성되어 두 전극 사이에 전위차가 발생하고, 이때 전위차는 접촉 면적에 따라 주기적으로 변화하여 교류전원 형태로 발생한다. 이러한 방식은 기계적 마모가 한계점으로 작용한다.
• 프리스탠딩 방식은 움직이는 마찰전기 층과 주변 물질 사이의 자연적인 마찰을 기반으로 한다. 이 방식은 마찰전기 층의 전하가 오랫동안 유지될 수 있기 때문에 외부의 기계적 에너지로 주기적 통전이 필요하지는 않다는 특징이 있다. 이러한 불규칙성 때문에 전극과 대전물질 사이의 거리에 따라 변화하는 비대칭 전기장이 유도되며, 이 비대칭 전기장이 전위차를 일으켜 마찰전력을 유도한다. 이 방식은 재료 사이의 직접적인 마찰을 포함하지 않아 전압은 낮을 수 있지만, 마모가 적어 내구성이 비교적 좋다.
• 단일 전극 구조로서 위의 세 방식을 적용할 수도 있는데, 이런 구조를 사용하게 되면 넓은 자유도를 보장하지만, 이중 전극 구조와는 달리 기준 전극이 없기 때문에 전압과 전류가 불안정하다는 한계가 있다.
이렇듯 마찰대전 소자는 접촉-분리 과정만으로도 전기에너지 생산이 가능하기 때문에 응용 가능성이 크며, 소자에 필요한 재료 수급이 용이하기에 제작비용이 저렴하다. 하지만 이런 TEG는 그림 2와 같이 마찰 기반의 발전과정으로 인해 마모가 필연적으로 발생하여 내구성과 수명이 낮다는 문제가 있다.
이러한 한계를 극복하기 위해 고유전율 유전체, 고분자 세라믹 복합재료 또는 윤활 재료와 같은 다양한 소재의 물질을 활용하거나 기존의 방식에 압전소자를 결합한 하이브리드 발전소자 개발을 하고 있으며, 특히 최근에는 유연 소자를 활용하여 마모성을 낮추고 출력은 높이는 연구를 활발히 하고 있다. 이를 통해 웨어러블 기기와 같은 더욱 많은 분야에 적용할 수 있게 되었다.
건강 보조 및 시스템 모니터링을 위한 웨어러블 또는 제조 장치에 활용되는 이러한 유연 소자들은 변형, 온도, 습도와 같은 다양한 자극에 노출되면 성능 변화가 일어나기 때문에 최근에는 특정 성능을 향상시킴과 동시에 다양한 환경적 자극에서 안정적인 성능을 유지하기 위한 연구가 큰 관심을 받고 있다. 특히 최근에는 응력 집중/방출 구조, 방열판 구조, 소수성 구조와 같은 구조적 설계를 추가적으로 활용하여 외부 환경 자극에 대한 변화를 해결하는 연구가 활발하다.
최초의 구조변경설계는 금속 필름의 나노 패턴을 통해 도입되었으며, 이는 굽힘 상황에 나노 패턴 금속 필름의 공극이 균열의 전파를 억제해 전기 전도성을 유지할 수 있게 했다. 이러한 패턴의 전극은 6.3% 굽힘 변형률 하에서 20% 미만의 저항 변화를 보였다. 또한 전기저항의 변화는 10,000번의 굽힘 후 21%에 불과하며 투명도 또한 향상되었다.
하지만, 유연전극은 굽힘뿐만 아니라 늘어나는 상황에도 저항을 유지해야 한다는 점에서, 금속 막의 나노 패턴 필름은 전류의 흐름을 방해하는 균열로 인해 신축성에는 한계를 보인다. 이러한 단점을 보완하기 위한 추후 연구들이 진행되었다.
DGIST 로봇공학전공 김회준 교수팀에서 최근 무연납 다강성 물질을 탑재한 하이브리드 Piezo-TENG를 개발하였다. 3개의 층을 포함하는 Aurivillius 기반 티탄산 비스무트(BiTO)를 재료로 한 Bi2O2 층은 절연 상유전성을 가지며 분극 특성을 가진다. 이 BiTO는 무독성이며 납이 포함되어 있지 않은 친환경 물질로 신체에 직, 간접적으로 적용돼도 무해하다.
이러한 무연 세라믹은 일반적으로 brittle 한 성질을 가지기 때문에 부서지기 쉬우나 이를 폴리머-세라믹 복합 재료개발을 통해 단점을 보안하였다. 고분자는 유연성이 우수하고 제조하기 쉬운 특성이 있는데, 그중에서도 실리콘오일(PDMS)은 나노 발전기 및 코팅, 접착제, 복합재와 같은 다른 응용 분야 내부의 적응성 및 표면 특성으로 인해 폭넓게 사용되는 마찰전기 재료이다. 이러한 소재들을 이용해서 그림 4과 같이 BiTO/PDMS 복합필름으로 구성된 다중 단위 HNG 장치를 개발하였다.
개발된 나노 발전기는 기존의 마찰전기 나노 발전기와 압전 나노 발전기를 합친 형식으로, 마찰에서 일어나는 에너지와 기계적 운동에서 발생하는 에너지를 모두 전기에너지로 바꾼다. 이를 통해 김 교수팀은 다음 그래프의 수치와 같이 기존의 압전 나노 발전기에 비해 약 20배, 마찰전기 나노 발전기에 비해 약 3배에 달하는 출력증가를 달성했다.
추가적으로 연구진은 상자 안에 2개의 나노 발전기 유닛을 서로 연결하고 사이에 작은 공을 통해 전류 전달이 가능하도록 하였다. 이를 통해 모터가 움직이며 발생하는 기계적 에너지를 전기에너지로 변환, 축전기에 저장한다. 그림 5와 같이 생성된 에너지양은 LED 조명, 손목시계 등 소형 전자기기를 작동시키기 충분할 정도로, 활용 가능성이 매우 크다고 평가받는다.
2. 유연 소자 기반 압전 발전소자
압전소자는 외부의 기계적 에너지를 금속판 사이에 있는 압전소재에 전달하여 에너지를 재료를 통해서 전기에너지로 변환하는 방식의 소자이다. 압전의 진동에 의해 발생하는 전력은 최대 2mW정도로 40mAh 배터리를 1시간에 충전할 수 있을 정도의 에너지를 제공한다. 이러한 특징을 가지는 압전 에너지 하베스터는 뛰어난 압전성능뿐만 아니라 유연성과 견고성을 요한다.
위와 같은 조건을 만족하는 폴리디메틸실록산(PDMS), 폴리비닐리덴 디플루오라이드(PVDF), 메틸 메타크릴레이트(PMMA)와 같은 폴리머를 사용하는 유연 압전 에너지 하베스터는 높은 탄성 및 내산성으로 인해 거친 환경에서도 파손되지 않는 장점이 있다. 하지만 이러한 재료들의 가동온도는 200도 미만으로 다른 압전재료보다 낮다는 한계점이 있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 페로브스카이트(Perovskite) 구조를 갖는 BLF-PT 고용체가 최근 연구에서 주목을 받고 있다. 이 고용체는 PI 기반 합성물로 고온에서도 견딜 수 있어 장치의 작동범위가 크게 확장되었다. 또한 기존에 사용되던 압전소자들보다 전압 출력이 증가하였고 제작방식이 단순하여 비용이 절감되었다고 한다.
이러한 BLF-PT의 영향을 입증하기 위해 압전소자의 출력 신호에 대한 weight fraction을 BLF-PT의 중량비를 5~30wt%의 비교군으로 0.18MPa의 압력과 1Hz의 주파수를 적용하여 생성해 보았다. 그 결과 다음 그림 7과 같이 BLF-PT 비율이 증가함에 따라 출력 전압 및 전류가 증가하였다. 이를 통해 복합재료의 향상된 압전성에 기인할 수 있으며, 추후 다양한 flexible 압전 하베스터의 연구에 이점이 될 것이다.
3. 유연 소자 기반 열전 발전소자
열전소자는 소재 양단의 온도 차이로 인해 생성되는 전압을 활용하는 에너지 변환 소자로 산업현장의 폐열 등 버려지는 열에너지를 실생활에서 활용 가능한 전기에너지로 변환시킨다. 이때 크게 Seebeck effect(제백 효과), Peltier effect(펠티에 효과)를 이용하는데 제백 효과는 서로 다른 두 금속선 양쪽 끝을 접합하여 폐회로를 구성해 전위차를 이용하는 것이고, 펠티에 효과는 열전대에 전류를 흐르게 했을 때, 전류에 의해 발생하는 열 외에 각 접점에서 발열 혹은 흡열 작용이 일어나는 현상이다.
이러한 열전소자의 최대 장점은 지구의 모든 열원에서 손쉽게 에너지 확보가 가능하다는 점이다. 또한 열전소자는 냉각과 가열이 모두 가능하고, 상온 부근에서의 낮은 온도 차에서도 에너지 확보가 가능하다. 하지만 기존 열전소자의 경우 단단한 금속 기반 전극과 반도체를 사용하여 유연하지 못하기 때문에 평평하지 못한 표면에서의 열원을 온전히 흡수하기 어려움이 있어 한정된 분야에만 활용되었다.
최근에는 이러한 한계점을 뛰어넘기 위해 사람의 피부나 산업현장의 온수 파이프 등 다양한 형태의 열원에 밀착하여 에너지를 생산할 수 있는 유연한 열전소자를 개발하려는 연구가 활발히 진행되고 있다. 기존의 유연 열전소자 연구에 주로 사용되는 기판의 경우 열전도율이 매우 낮아 열에너지 전달 효율이 낮았고, 유연성이 부족하여 열원과 접촉 시 공기와 같은 열 차단층이 생겨 열 흡수 효율 또한 낮았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 높은 유연성을 가지는 유기물 기반 열전소재의 개발 또한 진행되고 있지만, 기존 무기물 기반 단단한 열전소재와 비교해 현저히 낮은 성능 때문에 실제 웨어러블 기기에 응용하기 어려웠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 한국과학기술연구원(KIST) 복합소재기술연구소에서 무기물 기반 고능 열전재료를 은(Ag) 나노 와이어가 삽입된 실리콘 화합물 소재인 신축성 기판(PDMS)으로 연결하여 열전소자의 저항은 낮추면서 유연성을 높인 재료를 제작하게 되었다
이러한 방식으로 제작된 열전소자는 유연성이 뛰어나 휘어지거나 늘어나도 안정적인 동작이 가능하게 되었다. 또한, 신축성 기판 내부에 열전도율이 높은 금속 입자를 넣어 신축성 기판의 열전달 능력을 기존보다 800%가량 향상시키고, 전력 생산량은 3배 이상 높였다.
이러한 소자는 산업현장의 고온 감지 센서로 활용하거나 자동차의 내/외부의 온도 차를 이용하여 배터리 없는 자율주행용 거리 감지 센서를 만들 수 있어 고온 환경에서 폭발의 위험성이 있는 배터리 기반 센서 시스템의 전원 문제를 해결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더욱 나아가 외부의 열을 이용하여 다음 그림과 같이 고온 감지 센서 장갑 등 웨어러블 기기에도 적용 가능하며, 궁극적으로는 체온만으로도 디바이스를 구동 시킬수 있는 장치와 같이 배터리 없는 웨어러블 기기 상용화에 기여할 수 있을 것이다.
Ⅲ. 결론
세계적으로 에너지 하베스팅에 대한 기초연구는 상당히 많이 이루어져 있다. 그러나 실제 기기로 응용되기 위해서는 각각의 상황에 맞는 구조로 변경되어야 한다. 예를 들어 강한 힘이 가해지고 작은 움직임이 있는 환경에서는 딱딱한 재료를 이용한 발전이 유리하며, 가해지는 힘이 작은 환경에서는 작은 힘에서도 변형이 일어날 수 있는 나노구조, 유연 발전기가 유리할 것이다. 즉, 각각의 하베스터가 적용될 수 있는 사용환경에 대한 분석이 우선적으로 되어야 하며 여기에 부합되는 발전기가 설계되어야 한다.
예를 들면 진공펌프와 같이 주기적으로 진동하는 환경에서는 캔틸레버형 발전기구조를, 사람들이 걸어 다니는 도로 또는 계단에서는 보도블록 형태의 구조로 최적화되어야 할 것이다. 또한 LED와 결합한 비상용 블록, 운동기구와 결합한 발전 등 기존에 존재하는 기술과 융합함으로써 새로운 응용을 개척할 수 있을 것으로 판단된다. 특히, 유연한 발전기는 의류 분야와 결합하여 웨어러블 컴퓨터 등의 보조 동력원으로도 활용될 수 있을 것이다.
이 밖에도 생체 친화적인 재료를 이용하여 소형으로 제작할 경우 사람 인체 내부에 삽입하여 심장박동 자극기 등의 보조 동력원, 조류의 이동 경로를 파악할 수 있는 센서의 동력원 등으로도 그 적용 범위를 넓힐 수 있을 것으로 판단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