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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최대 자동차부품기업 보쉬의 이유 있는 변신

작성자 : 이용우 2018-05-08 | 조회 : 1379
- E-모빌리티, 네트워크 기술, 반도체 칩(Chip), 소프트웨어에 주목 필요
- 국내 자동차부품업계, 기업의 지속 성장을 위한 혁신이 필요할 때


세계 최대의 자동차부품 기업 보쉬, IT 경쟁에 뛰어들다

ㅇ 자동차업계, 변화의 국면 본격화
디지털화와 네트워크화가 빠른 속도로 산업계를 변화시키고 있는 가운데 독일 자동차업계에서도 E-모빌리티를 위시해 커넥티드 카, 무인주행기술을 중심으로 기업 쇄신을 위한 일련의 노력이 눈에 띈다. 맥킨지(McKinsey) 컨설팅에서는, 독일 내 제조업의 디지털화를 통해 2020년까지 약 90억 유로의 매출 효과가 발생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독일 Produktion 매거진, 독일 자동차경영센터(CAM)의 연구조사 결과를 토대로, 2030년 독일 신규 자동차 등록 수의 약 30%가 전기자동차일 것으로 전망된다. 즉, 연 90만 대가 판매돼 총 600만 대의 전기자동차가 보급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해당 연구조사에 따르면, 독일은 2020년 5%에 불과한 전기자동차 보급률이 2025년 16%, 2030년 28%가 될 전망이며, 유럽이나 미국, 중국 등과 유사하게 뚜렷한 성장세를 보일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2030년 주요 E-모빌리티 시장 전망(신규 자동차 등록 수 기준)

(단위: %)
자료: Produktion, 독일 자동차경영센터(CAM)


반면, 해당 연구조사에서는 이러한 전기자동차 시장의 급 성장세와 더불어 가솔린 연료 자동차 시장점유율과 매출이 뚜렷한 감소세를 나타낼 것으로 예상했다.
자동차경영센터 센터장인 브랏첼 박사(Dr. Stefan Bratzel)는 “E-모빌리티는 시장에서 살아남을 것이며, 자동차산업에 뚜렷한 변화를 가져올 것이고, 특히 주물산업 분야 기업에 영향이 클 것”으로 전망했다. 이에 따른 자동차부품 기업의 매출감소가 우려되는 상황이므로, 이에 대비해 변화를 도모할 시점이라고 강조했다.
 
ㅇ 보쉬, 구조 혁신의 선도 사례로 주목
세계 최대의 자동차부품 기업인 보쉬 역시 기업 내부적으로 전략적 구조 혁신을 추진 중으로, 보쉬의 CEO 데너(Volkmar Denner)는 디지털 네트워크화에 박차를 가하기로 결정하고, 소프트웨어 분야에서의 성장에 역량을 집중하고 있다. 알려진 바에 따르면 이는 지난 132년 기업 역사상 최대의 변혁이라고 한다. 
잠김 방지 브레이크 시스템(ABS), 주입 펌프, 냉장고, 공구 기계 등 핵심 노하우와 40만 명 이상의 직원을 보유한 보쉬와 같은 전통 대기업의 네트워크화, 칩 기술, 소프트웨어 등의 사업 분야로의 투자는 큰 도전 과제라 할 수 있다. 
데너는 “실리콘밸리가 디지털 세계를 네트워크로 연결하는 반면, 우리는 현실의 세계를 네트워크화 한다”고 말하며, “우리는 일찍이 사물인터넷이 모든 것을 변화시키리라는 것을 내다봤고, 보쉬가 이러한 긴장감 있는 개발 전선에 선도자 역할을 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따라 보쉬가 구글이나 애플 등 글로벌 인터넷 대기업의 새로운 경쟁기업으로 부상할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구조 혁신을 위한 보쉬의 전략적 접근법

ㅇ R&D를 중심으로 한 유연한 대응력
보쉬는 약 200억 유로의 많은 비용이 소요되는 전기자동차용 배터리 셀 생산사업을 위한 투자를 꺼리는 반면, 다수의 소형 프로젝트에 중점을 두고 추진 중이다. 
데너는 “우리는 현재 경제사와 기술사에서 유동적인 시대에 살고 있다. 향후 10년 또는 20년 해당 회사가 무엇을 계획하는지 정확히 말할 수 없다”라고 밝히며, “분명한 것은 반응(Reaction)과 적응 능력이 이러한 신속한 변화의 시기에 미래에 대비할 수 있는 핵심 열쇠”라고 강조했다.
이러한 이유로 데너는 CEO이자 R&D 총괄 책임자로서의 직책을 유지하고 있으며, 현재 보쉬는 연 매출의 약 10%를 차지하는 총 75억 유로를 R&D 비용으로 지출하고 있다.
보쉬는 2015년부터 연간 5억 유로를 새로운 디지털 사업 분야 기술 개발에 투자하고 있다. 대부분은 핵심 사업영역인 자동차 기술, 가정용 전자제품, 전기 공구, 산업 및 건물 기술을 보완하는 분야에 투자된다.
NordLB(북연방 주 은행)의 자동차 전문가 쉬보페(Frank Schwope)가 ‘현재 모든 자동차부품 대기업은 가능한 한 많은 분야에 투자를 감행하고 있다’고 밝힌 바 있듯이, 보쉬의 다양한 사업 분야 기술 개발 투자를 중심으로 한 구조개혁에는 많은 비용이 소요되나, 다른 대안은 없다는 것이 보쉬의 입장이다.

ㅇ 장기적 차원의 과감한 사업 포트폴리오 조정
보쉬는 장기적인 전략 차원에서 효용 가치가 없는 디젤기술은 현재 비록 이윤이 높으나, 더 이상 수 십억 유로를 들여 투자하지 않기로 결정했다.
한때 보쉬의 성장 원동력으로 작용했던 스타터(Starter, 시동모터)와 발전기(Generator)가 첫 희생양이 됐는데, 보쉬는 E-모빌리티 기술에 필요 없는 기존의 사업부를 중국에 매각했다. 또한 2008년 설립된 터보차저(Turbo charger)를 생산하는 말레(Mahle)와의 JV인 BMTS(Bosch Mahle Turbo Systems) 역시 2017년 9월 홍콩소재 사모투자기업인 FountainVest Partners에 매각했다.
이러한 일련의 구조개혁을 위한 작업은 신속하고 일관성 있게 추진됐다. 실제로 보쉬는 데너가 신임 CEO로 임명된 직후인 2012년 이미 40억 유로의 마이너스 사업이었던 태양광 사업을 처분한 바 있다. 태양광 셀 가격의 폭락세에 적절히 대비하지 못한 트라우마가 현재 보쉬의 에너지 생산 관련 사업 분야를 선별하는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고 평가된다.


보쉬의 사업 분야 처분 사례

자료: Handelsblatt


그럼에도 보쉬는 기타 대규모의 투자에 대한 두려움 없이 10억 유로를 드레스덴 소재 반도체 공장에 투자했으며, 이 역시 아직까지는 다소 리스크가 있는 것으로 평가되고 있다.

ㅇ M&A를 통한 역량 보강
보쉬는 향후 모든 보쉬 제품이 인터넷으로 연동 가능하고, 인공지능(AI) 기능을 갖추게 될 때 모든 것이 완성된다는 청사진을 그리고 있다.
보쉬는 자체 소프트웨어 하우스와 인터넷상 플랫폼, 그리고 빅 데이터용 자체 클라우드를 보유하고 있는데, 보쉬는 소프트웨어 개발 인력을 2만 5,000명까지 두 배로 늘렸다. 이는 이미 10여 년 전 Software Innovations 인수 때부터 시작됐다 할 수 있다. 
보쉬는 사물인터넷 기술과 관련해 아래 소프트웨어 기업을 인수해 자체적인 소프트웨어 하우스를 구축했다. 


보쉬의 인수 사례

자료: Handelsblatt


ㅇ 파트너십을 통한 시너지 효과 강화
보쉬는 기존에 이와 유사한 길을 선택했던 다른 기업과는 달리 SAP, IBM, Software AG 등의 시장 내 메인 IT 기업과의 파트너십을 적극적으로 추진하고 있다. 이를 통해 소프트웨어나 클라우드 기술 및 사물인터넷 분야에서 새로운 솔루션 개발을 통해 시너지 효과를 창출하고자 한다. 
이 외에도 중국의 검색엔진 Baidu, 독일의 손해보험사 Munich Re, 화학 및 제약 기업 Bayer 등과도 파트너 관계를 맺고 있다.
 
ㅇ 최고의 인재 영입
데너는 선임자와 달리 SAP의 뤼커르트(Tanja Rueckert) 등의 IT 기업의 창의력 있는 최고 인력을 영입하는 것을 꺼리지 않다.
인공지능 분야에 약 3억 유로를 투자한 데 이어 100명의 전문가를 영입해 연구 캠퍼스가 있는 레닝엔(Renningen)을 위시해 인도, 미국 등의 전문가도 함께 채용했는데, 동 분야 책임자 파일로(Christoph Peylo)는 도이치 텔레콤(Deutsche Telekom)에서 영입해왔다.
또한 보쉬의 최대 사업영역 분야인 모빌리티 솔루션의 디지털 분야 책임자는 이전에 Cisco에서 근무한 바 있는 하인리히스(Bernd Heinrichs)다.
보쉬는 E-모빌리티 개발에 연간 4억 유로씩 지난 8년간 투자해 오고 있으며, 이제까지 총 32억 유로를 투자했다.

ㅇ 혁신 신사업 확장
2018년 초 보쉬는 독일과 헝가리, 중국 내 새로운 영업 분야인 ‘Connected Industry’에 500명의 근로자를 투입했다. 이 새로운 영업 분야는 인더스트리 4.0의 활동으로 연계돼 있으며, 소프트웨어와 서비스도 담당하게 된다.
보쉬 관계자에 따르면, “우리는 네트워크화된 산업의 잠재력을 효율적으로 이용하고자 한다”고 밝히며, 이를 위해서 최고의 팀을 구성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전했다. 이에 따라 보쉬는 스타터 키트(Starter-Kits)와 개조(Retrofit) 솔루션에서 패키지에 이르는 다양한 솔루션을 제공하게 된다.
이로써 보쉬는 2020년까지 인더스트리 4.0분야에서 10억 유로 이상의 추가 매출을 목표로 하고 있다.
보쉬의 신사업 분야 기술자 아쓰만(Dr. Stefan Assmann) 박사는 현재 보쉬 내 자동 제조 어시스턴트 APAS(Auto-matische Produktions-Assistent)를 비롯한 다수의 인더스트리 4.0 솔루션이 산업화 됐다고 전했다. 이 로봇 팔은 추가 보호 장비 없이 인간과 직접적인 협업을 하는 최초의 생산 보조 시스템이라고 한다. 
다수의 기업이 현재 네트워크화된 공정으로 어떠한 솔루션이 특정 분야에 적합한 것인지, 또는 어떻게 수십 년간 성장해온 제조업 환경에서 기계를 효율적으로 상호 간 네트워크할 것인지에 대한 의문을 품고 있다. 보쉬의 신사업 파트는 이에 대한 해답을 주고 있다고 할 수 있다.
보쉬는 기업과 직원이 ‘투명하고 효율적이며 네트워크화된 공장으로의 길’을 함께 이루어 나가는 것이 목표라고 한다. 더 나아가 보쉬는 보안 문제를 이른바 블록체인 기술로 해결하고자 한다. 블록체인 기술을 기반으로 하는 비트코인의 성공적인 질주 이전에 이미 보쉬는 이러한 트렌드를 읽고 이미 선도적으로 솔루션 개발에 착수했다. 
이 외에도 보쉬는 새로운 사업 분야를 발굴하는 데 총력을 기울이고 있는데, 이미 전기자전거 모터와 iPhone에 센서를 공급하는 보쉬 센서(Sensortec) 등을 통해 어느 정도의 성과를 보고 있는 것으로 평가되고 있다.
 
ㅇ 중앙통제 감축
보쉬는 다수가 네트워크화를 순전히 기술적 테마로 보는 데 반해, 오래전부터 이것이 심도 있는 기업 문화의 변화와 결부돼 있다는 점을 이해했다. 이에 따른 조치로 보쉬는 ‘자사가 거대한 행정기관과 같이 간주되고 있으므로 필요한 작업’이라는 판단하에 750개에 이르는 중앙 지시사항을 70% 감축했다.

ㅇ 투명한 관리에 중점
향후 디젤 게이트와 같은 불미스러운 일에 다시 연루되지 않도록 새로 개발 관련 규범을 도입해 검사가 보쉬 직원을 상대로 수사할 수 있게 조치했다.
보쉬는 디젤 모터용 제어 소프트웨어 최대 공급기업으로 완성차 기업의 디젤가스 배출 조작 스캔들에 대한 책임을 함께 져야 하는 상황으로, 이와 관련해 미국에 3억 유로의 벌금을 지급했다.
데너는 이와 관련해 자동차 산업계에 분명한 신호를 보내고, 아주 다른 수준의 투명성을 촉구했다. 이로써 보쉬는 자동차 제조사가 반길 수 없는 행보를 취하고 있으며, 국가 차원의 수사에도 협력하고 있다. 
데너는 만일 디젤이 정책적으로 더 이상 원치 않는 기술일 경우 10년간의 유예 기간을 줄 것을 촉구했다. 현재 중국의 상용 차량 붐이 디젤 분야 일자리를 보존하는 역할을 하고 있으나, 이러한 특수 경기가 갑자기 무너질 경우 다수의 일자리가 위협받을 위험이 있기 때문이다. 현재 보쉬의 디젤기술 분야 고용인원 수는 5만 명에 이르고 있다.
 



전망 및 시사점
세계 최대의 자동차부품 기업인 보쉬는 “다른 사람보다는 우리가 스스로 우리의 약점을 찾아내는 것이 좋다”라는 CEO 데너의 말처럼, 과감하고 일관적인 구조 혁신을 단행해 IT 기업으로의 이유 있는 변신을 꾀하고 있다.
보쉬의 사례에서 볼 수 있듯이, 현재 자동차를 위시한 부품 기업이 직면한 도전 과제는 기업으로 하여금 자구책을 강구하게 하고 있으며, 국내기업 역시 보다 장기적인 비전을 갖고 미래의 먹거리 사업을 창출해 내는 역량을 모아야 할 것이다.
국내에서도 이러한 시장의 트렌드가 공구나 기계, 주물(금형) 등 기계부품 중심의 전통적 사업구조에서, 전자와 IT의 융합으로 점진적인 변화를 이끌어 낼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기업의 지속 성장을 위해서는 시대적 흐름에 발맞춘 혁신을 통해 미래 지향적인 사업 포트폴리오 구축이 매우 중요할 것이다.
독일 부품업계의 일련의 변화 속에 밸류체인에도 변화가 감지되고 있는 가운데, 독일 한 자동차기업의 미래 모빌리티 전략 소싱팀 구매담당자는 ‘자사의 경우에도 미래 모빌리티 전략 차원에서 보쉬의 행보와 유사한 노력을 추진해 나가고 있으며, 특히 커넥티드 카 특화 전장부품과 관련 소프트웨어에 대한 수요가 크다’고 전했다. 또 해당 담당자는 ‘특히 전기충전소 파인더(소프트웨어)나, 전기자동차용 48V 배터리, 해킹방지용 소프트웨어를 생산하는 한국 기업으로부터의 아웃소싱에 높은 관심을 갖고 있다’고 밝혔다. 
따라서 한국 자동차부품 기업의 경우 현 시장의 수요변화를 잘 읽고 신성장 수요에 적극적으로 대응해 나가며, 열린 새로운 시장의 기회를 최대한 활용해야 할 것이다. 


자료: Produktion, 독일 자동차경영센터(CAM), Handelsblatt, Automobil Industrie, Automobilwoche, 
구매담당자 인터뷰 및 KOTRA 프랑크푸르트무역관 자료 종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