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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외환시장 불안정성 점검과 시사점

작성자 : 취재부 2022-11-07 | 조회 : 1051


- 경제 심리 악화 및 위안화 약세도 환율 급등의 주요 요인

현대경제연구원 동향분석팀 이형석 연구위원 
(02-2072-6247, walden0230@hri.co.kr)

개요

최근 원/달러 환율이 1,400원대를 돌파하면서, 시장에서는 현 외환시장 불안정성 정도를 과거 환율 변동성이 극심했던 1997년 IMF 외환위기와 2008년 금융위기 수준으로 평가하고 있다. 우크라이나-러시아 전쟁, 주요국의 급진적인 기준금리 인상으로 원/달러 환율은 최근 1,400원대를 돌파하면서 환율 변동성이 심화되고 있는 상황이다. 

2022년 9월 28일 원/달러 환율은 1,439.9원을 기록하여 2001년 닷컴버블 시기(기간 중 최고치, 1,368.0원)를 상회하면서, 시장에서는 1997년 IMF 및 2008년 금융위기에 비견되는 시기라고 평가하고 있다. 이에 본 보고서는 최근 외환시장 불안정성 정도를 점검해 과거 위기 수준과 비교하고, 원/달러 환율 급등에 영향을 미치는 요인을 분석하여 시사점을 도출하고자 한다.

원/달러 환율 급등요인 점검과 외환시장 불안정성 평가

① 원/달러 환율 급등요인 점검

최근 원/달러 환율 급등의 배경에는 경제 심리 악화, 통화정책 요인과 위안화 동조성, 국제수지 요인 등이 존재하는 것으로 파악된다. 

경제 심리 악화: 시장참가자들의 경제 심리 악화는 원/달러 환율 급등의 압력으로 작용하고 있는 것으로 평가된다. 2005년 1월부터 2020년 12월까지 원/달러 환율과 뉴스 심리지수의 상관관계는 –0.27이었으나, 2021년 1월부터 2022년 8월까지 두 변수 간 상관관계는 –0.62를 기록하면서, 역(-)의 상관관계가 강화되었다. 

이는 최근 들어 경제 심리 악화가 원/달러 환율 상승에 미치는 영향이 증폭되었음을 의미한다. 특히, 9월 중순 뉴스 심리지수가 90p 수준으로 하락하면서, 기준치(100p)를 상당 폭 하회하고 있는 가운데 원/달러 환율도 1,400원을 돌파하였다. 

통화정책 요인과 원화·위안화 동조성: 한·미 간 기준금리 격차 확대와 위안화 절하는 원화 약세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통상, 한·미 간 기준금리 격차가 확대되면 해외 자금 이탈로 인해 원/달러 환율이 상승하는 현상이 나타난다. 

미국 연준(Fed)이 급격하게 기준금리를 올리자 2022년 9월 29일 기준 한·미 간 기준금리 격차는 0.75% p까지 확대되면서 원/달러 환율도 1,400원대를 상회하게 되었다. 또한, 최근 들어 강화된 원화·위안화의 동조화 현상으로 위안화의 절하 압력이 원화 절하로 이어지는 것으로 보인다. 

2022년 이후 원/달러 환율과 위안/달러 간 상관계수는 1.0에 가까운 0.96를 기록하면서, 매우 높은 수준을 나타내고 있다. 이처럼 심화되고 있는 원화와 위안화 동조화 현상으로 최근 위안화의 절하 압력이 원/달러 환율의 상승을 유발하는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는 것으로 판단된다. 

국제수지 요인: 경상수지 흑자 규모 축소는 원/달러 환율의 상승 압력으로 작용하고 있는 것으로 평가된다. 대외거래 수지가 악화될 경우 국내 외환시장의 달러 공급이 감소하면서, 원/달러 환율이 상승하게 된다. 

최근에는 글로벌 경기둔화에 기인한 수출 회복세 둔화와 유가 급등으로 인한 수입액 확대로 한국의 무역수지는 2022년 4월 이후 6개월 연속 적자를 기록하고 있다. 경상수지도 작년 대비 대폭으로 축소되어 원/달러 상승 압력으로 작용하는 것으로 평가된다. 

② 외환시장 불안정성 평가

외환시장 불안정성을 점검하기 위해 환율 변동성 지수와 외환시장 압력지수(Exchange Market Pressure Index)를 산출하여 과거 위기 수준과 비교하였다. 

환율 변동성 지수를 이용한 평가: 2022년 7~9월 환율 변동성 수준은 장기평균 수준(50)을 큰 폭으로 상회하고 있으나, 과거 3차례 위기 시기에 비해서는 낮은 것으로 평가된다. 환율 변동성을 나타내는 변수인 1-CMIN(1에서 기준일 환율 대비 1년간 표본 최저치를 뺀 값), GK(Garman-Klass) 변동성, 옵션 내재변동성(implied volatility)을 이용해서 환율 변동성 지수 산출하였다. 

또한, 선정한 변수를 일간 데이터 기준으로 표준화한 이후 지수별 변동성이 가장 높은 시점의 값이 ‘100’, 가장 낮은 시점의 값이 ‘0’이 되도록 지수를 재구성하였으며, 장기평균은 ‘50’으로 설정하였다. 

분석 결과, 2022년 7~9월 환율 변동성 지수(72.1p)는 장기평균 수준을 큰 폭으로 상회하고 있으나, 1997년 IMF 위기 시기(85.5p), 2001년 닷컴버블 시기(82.9p), 2008년 금융위기 시기(83.3p)에 비해서는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그러나, 9월 들어 원/달러 환율이 1,400원을 상회하기 시작하면서, 원/달러 환율 변동성 역시 또한 급격하게 확대되고 있는 상황이기 때문에 향후 환율 변동성 수준이 과거 위기 시기에 근접할 가능성도 존재한다.

외환시장 압력지수를 이용한 평가: 외환시장 압력지수를 통해 살펴본 2022년 6월~8월 국내 외환시장의 불안정성 수준은 과거 위기 수준 대비 낮은 것으로 평가된다. 외환시장압력지수는 원/달러 환율과 외환보유액의 변동으로 형성된 외환시장 불균형 정도를 평가하는 지표를 의미한다. 외환시장 압력지수가 양(+)의 값을 갖는 경우 외환 수요 압력이 크고, 음(-)의 값을 갖는 경우 외환 공급 압력이 높은 것으로 평가된다. 

2022년 6월, 7월, 8월 외환시장 압력지수는 각각 2.2p, 0.2p, 1.2p를 기록하면서, 외환시장의 수요측 압력이 높은 것으로 판단된다. 그러나, 6~8월 외환시장 압력지수는 외환시장 불안정성이 높은 것으로 판단하는 기준인 평균+1.5×표준편차(2.59p)에 비해서는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외환위기 시기인 1997년 12월의 외환시장 압력지수(17.2p)와 금융위기 시기인 2008년 10월(5.8p)에 비해서는 현저히 낮은 수준이다. 

원/달러 환율의 변동요인 분석

2005년 1월~2022년 6월 기간 중 환율 변동에 영향을 미치는 요인을 분석한 결과, 한·미 간 단기금리 차, 경상수지, 위안화/달러 환율, 뉴스 심리지수가 원/달러 환율 변화율에 유의한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나타났다. 

먼저, 한·미 간 단기금리 차와 GDP 대비 경상수지 비중이 각각 1% p 상승하면, 원/달러 환율은 각각 1.45% p, 1.89% p 하락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최근 심화되고 있는 경상수지 흑자 규모 축소, 한·미 간 기준금리 격차 확대가 원/달러 환율 상승 압력으로 작용하고 있음을 시사한다. 

또한, 뉴스 경제심리지수가 1% 상승 시 원/달러 환율은 0.03% p 유의하게 하락하는 것으로 나타났는데, 이는 경제 주체의 심리 악화가 원화 절하 압력으로 작용함을 의미한다. 

마지막으로, 위안화/달러 환율 1% p 상승 시 원/달러 환율 역시 0.44% p 상승하는 것으로 나타나 원화·위안화 동조성도 원화 환율 변동의 주요 요인인 것으로 판단된다. 

종합하면, 최근 원/달러 환율의 급등은 경제 펀더멘탈 뿐만 아니라 경제 주체의 심리 악화와 위안화의 급격한 절하에도 영향을 받는 것으로 평가된다.

시사점

최근 원화 환율 변동성 확대는 한·미 간 금리 격차, 위안화 약세, 경제 주체들의 심리, 무역 수지 및 경상수지와 같은 대외거래 수지 악화 등에 의한 것으로 평가됨에 따라 외환시장 안정화는 물론 대외 경쟁력 제고, 국내 경제 펀더멘탈 유지 등과 같은 다양하고 적극적인 정책 대응이 필요하다. 

첫째, 외환시장의 급격한 변동성을 일으킬 수 있는 요인들에 대한 철저한 모니터링과 대응이 필요하다. 

둘째, 정책당국과 시장과의 소통 강화를 통해 경제 주체들의 경제 심리 악화가 원화 약세로 이어지지 않도록 예방해야 한다. 

셋째, 국내외 금리 차이를 적정한 수준으로 관리해 외국인 자금의 급격한 유출을 방지하는 한편 급작스러운 경기둔화 가능성에 대한 시장의 우려를 불식시켜야 한다. 

넷째, 무역수지 및 경상수지 등 최근 부진세가 이어지고 있는 대외거래 수지 개선 노력 역시 필요하다. 

다섯째, 수출 등 외수 환경이 어려운 만큼 소비와 투자 등 내수 경기 활성화를 통해 거시경제 안정성을 유지하는 것도 필요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