캐미칼리포트
SK종합화학, ‘스프레드 싸움 옛말… 고품질 특화제품으로 뉴 캐시카우 마련’
작성자 : 이용우
2019-01-03 |
조회 : 700
- ‘화학산업의 날’ 대통령 표창 김길래 SK종합화학 폴리머공장장
- 고부가 패키징‧오토모티브 소재로 ‘고객 맞춤형 제품’ 전략
- 넥슬렌 성공적 생산…시장점유율 늘릴 것
김길래 SK종합화학 폴리머 공장장 |
“기존에는 에틸렌이나 PX(파라자일렌)와 같은 전통 화학제품의 스프레드(마진)로만 영업했다면, 이제는 각 고객사나 지역에 특화된 제품을 생산하는 ‘마케팅 컴퍼니’로 거듭나기 위한 노력을 진행하고 있습니다.”
김길래 SK종합화학 폴리머 공장장(상무)은 SK가 야심차게 진출한 화학 신사업 분야에서 자체 기술로 개발한 고부가 폴리에틸렌 넥슬렌 공장 시험가동과 상업생산을 성공적으로 이끌어내며 ‘뉴 캐시카우’의 초석을 다졌다.
최근에는 글로벌 화학사 다우로부터 인수한 EAA(에틸렌아크릴산), PVDC(폴리염화비닐리덴) 공장들을 ‘SK화(化)’하는 데 핵심역할을 수행 중이다. 이런 공을 평가받아 김 공장장은 ‘제10회 화학산업의 날’ 산업유공자 표창에서 대통령 표창을 받았다.
SK종합화학은 최근 패키징ㆍ오토모티브 사업을 잇달아 확장하며 고부가 화학 제품군을 새로운 성장 마중물로 삼고 있다. 포장재나 자동차 내장재 등으로 쓰이는 넥슬렌과 EAA‧PVDC는 범용 제품보다 한층 업그레이드 된 물성으로 글로벌 시장에서 주목도가 높다.
원료를 싸게 들여와 단순 제품을 생산해 판매하는 ‘스프레드 싸움’에서 나아가, 고객사에 맞춤화된 제품군을 다양하게 구비하고 유연하게 판매하는 ‘마케팅 회사’가 되겠다는 것이 SK종합화학의 최신 전략이다.
김 공장장은 최근 인수한 해외 패키징 소재 공장들을 SK에 안착시킬 방안들을 고심하고 있다.
그는 “공장들이 미국‧스페인 등 해외에 퍼져 있기 때문에 현지에서 고객사를 만족시킬 수 있는 신제품 개발과 그를 위한 기술지원에 각별히 신경쓰고 있다”며, “SK의 화학사업 중심인 울산 콤플렉스가 ‘기술 센터’가 될 수 있도록 하는 작업을 진행 중”이라고 말했다.
현재는 R&D 등과 연계되는 기술지원 역할체계를 정립하고, 소속 엔지니어들이 각 해외공장에 파견돼 커뮤니케이션을 강화하고 있는 단계다.
SK 울산콤플렉스의 넥슬렌 공장 전경 |
김 공장장은 ‘최태원 회장의 야심’으로 주목받던 넥슬렌을 상업생산까지 이끌어 낸 인물로도 사내외에서 높은 평가를 받고 있다. SK종합화학은 지난 2004년 최 회장의 지시로 고부가 폴리에틸렌 기술개발에 착수했다.
길었던 기술개발 끝에 2009년 시범설비를 가동하고 이듬해인 2010년 넥슬렌이라는 브랜드를 출범했다. 연산 23만 톤 규모의 넥슬렌 제1공장은 울산콤플렉스에 2015년 준공돼 올해로 3년째 상업생산 중이다.
김 공장장은 넥슬렌 초기 시범설비 설계와 가동, 상업생산까지 대부분의 과정에 관여했다. 자체 개발한 브랜드인데다가, 첫 상용공정 운영까지 도맡은 것이 ‘가보지 않은 길’이라 시행착오도 많았다.
그는 “공장가동 초기에는 신규시설에 대한 이해부족으로 제품품질이 영향을 받으면서 고품질 제품을 만들지 못했다”며, “전사적으로 기술 인력들이 문제 해결에 매달려 타사가 3년 걸렸던 일을 1년 만에 정상 궤도에 올릴 수 있었다”고 설명했다.
김 공장장은 “이 과정에서 예측한대로 제품이 나오지 않는 동안 ‘공정자체가 과잉투자가 아니었나, 추가적인 과잉투자를 해야 하는 상황인가’ 등 해보지 않은 일에 대한 판단을 하는 것이 가장 힘들었던 일 중 하나였다”고 회상했다.
넥슬렌은 연간 3,000억~4,000억 원을 벌어들이며 수익성을 인정받고 있다. 사우디아라비아 화학사 사빅(SABIC)과의 합작으로 최태원 회장의 경영철학인 ‘글로벌 파트너링’ 성공사례로 평가받고 있기도 하다.
SK종합화학은 현재 사우디 현지에 넥슬렌 제2공장 설계를 진행 중이다. 최 회장은 지난 2015년 제1공장 준공식에서 ‘넥슬렌 생산규모를 100만 톤 이상으로 확대해 글로벌 시장을 선도할 것’이라고 선포한 바 있다.
김 공장장은 “POP(폴리올레핀플라스토머)‧POE(폴리올레핀엘라스토머) 등 넥슬렌 고부가제품의 전 세계 시장점유율은 현재 10%가량 된다”며, “경쟁사 공정들과 달리 넥슬렌은 우수한 품질의 다양한 제품개발이 가능하기 때문에 앞으로도 시장점유율을 확대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